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占쏙옙占쏙옙占쏙옙 꿈꾸지 못하는 자, 일류가 될 수 없다 |
占쏙옙占쏙옙占� 노벨상은 잊어버려라 |
占쏙옙占쏙옙占쏙옙 우주개발, 경쟁심이 필요하다 |
20세기 초 이래 10월은 언제나 노벨상 시즌이다. 평화상과 문학상, 세 종목의 과학상과 이후 추가된 경제학상이 비슷한 시기에 발표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시기만 되면 과연 누가 인류 최고의 명예라는 노벨상을 받게 될 것인지 일반의 억측과 전문가들의 예상이 난무하는데, 신기하게도 그 대부분이 틀린 것으로 판명된다.
특히 올해는 김정은 국방위원장, 문재인 대통령, 그리고 트럼프 미 대통령의 평화상 수상 여부 때문에 더 관심이 높았는데 그 예상도 역시 틀렸다. 매년 나타나는 이런 현상은 노벨상에 대한 우리 대부분의 관점이 아직도 잘못되어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노벨상에는 늘 많은 이야깃거리가 있지만 여기서는 과학상 3개 부분에만 국한시키도록 하자. 2018년 노벨 물리학상은 레이저의 강도와 시간 등을 미세 조정하거나, 레이저를 집게처럼 활용해 분자 수준의 물체를 움직이는 기술의 기반을 구축한 세 사람이 상을 받았다. 생리의학상은 암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한 면역관문요법의 두 공로자가 수상했고, 화학상은 효소와 박테리아 등의 진화를 분자 단위로 설계한 세 명이 공동 수상했다. 그런데 이 수상자들에 흥미로운 공통점이 하나 있다. 그것은 결과적으로 의료 분야와 직접 관련되었다는 점이다.
일단 물리학상부터 살펴보자. 해당 레이저 기술은 활용도가 무척 넓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방면으로는 라식, 라섹 등 안과 시술 관련된 분야를 들 수 있다. 2017년의 중력파처럼 우주의 비밀을 알아내는 거대한 분야는 아니지만, 이 시술들의 도움을 받은 사람의 수와 삶의 질 향상을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막대한 영향력을 미친 셈이다.
한편 생리의학상과 화학상은 둘 다 면역 관련 연구들이다. 생리의학상의 면역관문요법은 수술이나 화학약품에 의존했던 기존의 암 치료와 달리 환자 자신의 면역세포를 최대한 활용해 암을 제거하는 접근법이다. 면역세포에 달려 있는 ‘브레이크’를 풀어 암 세포를 적극적으로 공격하게 만드는 게 핵심인데, 2016년 초 지미 카터 미국 전 대통령이 이 치료를 통해 흑색종이 완치되었음을 선언하기도 했다. 화학상은 효소와 박테리아의 진화 방향과 속도를 원하는 대로 유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인데, 치료가 난해하고 약물의 부작용으로 악명 높은 류마티스 관절염, 건선, 크론병 등 자가면역질환에 대한 획기적인 치료법으로 응용, 발전됐다.
이런 내용과 결과 때문에 얼핏 보기에는 세 분야 모두 의료 시장이 요구하는 구체적인 기술이나 약품, 치료법을 만들기 위한 응용 연구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일단 이 연구들은 대부분 이미 20~40년 전에 수행, 발표된 것들이고 물리학상은 물론 구체적인 약품의 형태로 발전한 생리의학상과 화학상 분야조차 당시에는 철저히 기초과학 연구였다. 그런 연구의 결과들이 수십 년에 걸쳐 검증되고 응용, 적용된 결과가 지금의 라식 레이저와 새로운 항암제, 자가면역질환제인 것이다. 수상자들은 모두 각자의 입장에서 중요한 연구를 했지만 그것들이 2,30년 후에 어떻게 응용되어 어떤 식으로 세상을 바꾸게 될지 예측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사실 노벨상은 늘 이런 식이다. 역으로 보자면, 이런 노벨상의 성격을 생각하면 노벨상을 준비하고 투자한다는 말이 얼마나 공허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은 ‘인류를 위해 가장 공헌한 사람들’에게 상을 주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과학 분야에서 인류에의 공헌은 당장 눈에 띄지 않는다. 대개 수십 년의 세월이 지나고 나야 그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과학의 속성상 지나치게 빨리 드러나는 결과는 오히려 착오이거나 조작일 가능성이 크다.
그런 만큼, 인류에 공헌한다며 홍익인간스러운 슬로건을 내세우거나 이런 연구를 하면 노벨상을 받을지도 모른다고 수십 년 앞서 계획을 세우는 것은 그야말로 부질없는 짓이다. 그런 식으로 엉뚱한 곳에 노력과 시간과 돈을 들이느니 차라리 노벨상은 잊어버리는 게 낫다. 전부 잊고 인간과 생명과 우주의 비밀을 찾기 위해 순수하게 노력하고 지원하면 언젠가 노벨상은 그야말로 도둑처럼 찾아올 것이다.
필자소개---------------------------------------------------------------------------------------------------------
파토 원종우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고 20대 중반에 인디레이블 운동을 주창, 록 뮤지션으로 데뷔하고 음악 평론가로도 활동했다. 이후 영국에서 기타로 학위를 받았다. 1999년 『딴지일보』에 합류하여 음악, 문화, 역사, 과학 등을 주제로 글을 썼다. 팟캐스트 방송 〈파토의 과학하고 앉아있네〉로 5년 동안 5천만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 벙커원에서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공개 토크쇼 〈과학같은 소리하네〉로 과학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과학자, 작가, 예술가들과 함께 새로운 형태의 과학 전시, 강연, 공연을 기획·연출하면서 대중과 호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