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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프리뷰
占쏙옙占쏙옙占쏙옙 노벨상은 잊어버려라 |
占쏙옙占쏙옙占� 우주개발, 경쟁심이 필요하다 |
占쏙옙占쏙옙占쏙옙 자연이 만들어내는 이변도 벅차다 |
8월 말, 필자는 우리나라 첫 우주인 이소연 박사와 함께 80명의 과학 애호가를 인솔하고 러시아에 다녀왔다. 소유즈를 타고 국제우주정거장에 올라갔던 장본인과 함께 러시아 우주과학의 역사를 들여다보기 위해서다. 우리나라는 근현대사 속에서 미국과 무척 가까웠고 러시아, 즉 구 소련에 대해서는 입에 담는 것조차 부담스러웠던 만큼 러시아 우주탐사의 역사와 중요성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지식과 감이 떨어진다. 그러나 막상 인공위성을 처음 우주에 보낸 것도, 생명체를 처음 우주에 내보낸 것도, 인간을 처음 지구 궤도에 올려 보낸 것도 미국이 아닌 러시아다.
모스크바의 러시아 우주박물관과 유리 가가린 우주비행사 훈련센터, 그리고 현대 로켓공학의 아버지인 콘스탄틴 치올코프스키의 생가 및 기념박물관 등을 돌아봤다. 이소연 박사와 국제우주정거장에 함께 올라갔던 우주인 세르게이 볼코프 가족을 만나 저녁식사를 함께 하기도 했다. 여러 장소를 돌아보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러시아가 가진 우주탐사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자부심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우리의 기억 속에 주로 남은 아폴로 시대의 우주경쟁은 미·소 양국만이 그 주체였다. 살벌한 냉전 분위기 속에서 우주경쟁은 곧 국력 경쟁이었고 두 나라는 엄청난 자원을 쏟아 부으며 기술을 발전시키고 위험한 도전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지금은 양상이 다르다. 유럽우주국을 중심으로 한 유럽연합은 물론 일본과 중국, 인도, 그리고 각국의 민간 기업들까지 우주탐사와 개발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진짜 우주시대는 지금부터인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직 그 현황과 중요성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 수십 년의 우주탐사 역사를 가진 일본은 지난 2010년, 세계 최초로 소행성에 무인탐사선 하야부사 호를 착륙시켰고 샘플을 채집해 귀환시키는 데까지 성공했다. 이 프로젝트의 성공은 인류 우주탐사의 중요한 이정표로 여겨지고 있는데도 우리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리고 지난 6월 말에는 하야부사 2호가 32억 킬로미터를 여행한 끝에 소행성 ‘류구’ 상공에 도착하여 탐사를 벌이고 있기도 하다.
일본이 이렇게 주로 소행성을 목표로 새로운 우주탐사의 방향을 개척하는 동안, 비교적 늦게 우주경쟁에 뛰어든 중국은 그간 미국과 러시아, 유럽 등이 밟아갔던 길을 빠르게 추적하고 점점 앞질러 가는 중이다. 이미 지난 2013년에 미국과 구 소련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무인탐사선을 달에 착륙시켰을 뿐 아니라, 올 초 텐궁 1호가 수명을 다해 떨어지면서 중국이 우주정거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도 새로이 알려졌다. 올해에는 총 40회의 로켓 발사가 예정되어 있어 이미 수적인 측면에서 미국을 넘어섰다.
우리가 후진국이라고 가벼이 보는 인도는 어떤가. 2014년 발사한 망갈리안 호는 아시아 최초로 화성 궤도에 안착하여 현재도 활동하고 있고, 2017년에는 하나의 로켓에 인공위성 104개를 실어 모두 궤도에 올리는 데 성공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현재 인도는 저렴한 비용을 내세워 상업로켓 시장에도 뛰어들고 있다.
그런 가운데 엘론 머스크의 이름값으로도 유명한 민간기업 스페이스 X는 로켓 전체를 재활용하는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며 세계 우주기술계를 충격에 빠트리기도 했다. 두 대의 팰컨 로켓이 해상의 바지선에 완벽하게 동기화된 상태로 되돌아오는 영상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놀라운 기술력에 전율을 느꼈을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도 올 10월 75톤급 로켓 시험발사를 필두로 한국형 발사체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발사체 기술의 보유가 향후 주체적인 우주탐사와 개발을 위해 필수적인 단계임은 두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아직도 국민적인 관심과 합의가 충분치 않아 보인다. 우리가 경제력과 과학기술력에서 우위에 있다고 여기는 나라들조차 실은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있는 우주개발의 현실 속에서, 열정과 경쟁심 없이는 이 어렵고도 심오한 일을 해낼 수 없다. 단언컨대 인류의 미래는 우주에 있으며, 지금 출발하지 않는다면 그 격차와 의존도는 더욱 커져만 갈 것이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다시 그런 일을 겪어서는 곤란하지 않은가.
필자소개---------------------------------------------------------------------------------------------------------
파토 (원종우)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고 20대 중반에 인디레이블 운동을 주창, 록 뮤지션으로 데뷔하고 음악 평론가로도 활동했다. 이후 영국에서 기타로 학위를 받았다. 1999년 『딴지일보』에 합류하여 음악, 문화, 역사, 과학 등을 주제로 글을 썼다. 팟캐스트 방송 〈파토의 과학하고 앉아있네〉로 5년 동안 5천만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 벙커원에서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공개 토크쇼 〈과학같은 소리하네〉로 과학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과학자, 작가, 예술가들과 함께 새로운 형태의 과학 전시, 강연, 공연을 기획·연출하면서 대중과 호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