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Wearable) 기기에는 ‘압전소자’라는 기술이 숨어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전기적 특성이 낮고 인체 유해한 성분으로 제작되어 압전소자 활용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원’) 강원본부 기능성소재부품연구그룹 김강민 수석연구원은
전기적 특성이 높고 인체에 무해한 압전소자 개발에 나섰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생기원 김강민 수석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착용하는 스마트 기기 웨어러블은 이제 우리의 일상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스마트 워치’와 같은 제품으로 말이다. 사람들을 스마트 워치를 운동할 때 유용하게 사용하곤 한다. 운동량과 걸음 수, 심전도 혹은 심박수 등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이는 의료기기에 접목해서 사용할 수 있을 만큼의 전문적이지도, 예민한 반응까지 잡아내기에 부족하다. 또한 현재로썬 웨어러블 기기가 시계의 형태로 되어 있어 신체에 착용 가능한 범위가 좁다는 한계점이 있다. 이에 김강민 수석연구원은 ‘고민감도 유연 압전소자’를 개발하여 웨어러블 시장에 뛰어들었다.
“웨어러블 기기에는 압전소자가 필수적으로 사용됩니다. 하지만 기존의 압전소자는 크게 두 가지 문제점이 존재했습니다. 먼저 대부분의 압전소자는 낮은 전기적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기적 특성이 낮다는 것은 센서의 민감도가 낮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압전 성능이 우수하지만 인체에 해로운 ‘납’이 포함되어 있는 ‘납 티탄산 지르코늄’과 같은 재료를 사용해왔습니다. 따라서 저는 생체 친화적이며 높은 출력 성능을 갖는 압전 소자를 개발하고자 했습니다.”
첫 번째, 압전소자의 전기적 특성을 높이는 것. 두 번째, 인체 무해한 재료를 활용한 압전소자를 만드는 것. 이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기술이 바로 김 수석연구원의 ‘고민감도 유연 압전소자’이다.
PLA 공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강민 수석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먼저 고민감도 유연 압전소자 기술 중 ‘입전소자’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좋다. 압전소자란 기계적인 외력이 발생했을 때 자체적으로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소자를 말한다. 기존 압전소자는 세라믹으로 만들어졌는데, 김강민 수석연구원이 개발한 고민감도 유연 압전소자는 고분자 물질을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때문에 취성에 강하고 내구성이 좋으며, 소자를 손쉽게 구부릴 수 있는 유연성까지 갖췄다. 이와 더불어 압전소자의 전기적 특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나노섬유를 개발했다.
“기존 압전소자는 Poly(vinylidene fluoride-co-trifluoroethylene) (P(VDF-TrFE)) 강유전성 유기 고분자 물질을 사용했습니다. 이는 낮은 출력성능을 가지고 있어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에 전기전도성이 높은 탄소나노튜브 표면에 PLA1) 공정으로 주석아연산화물을 성장시킨 이종소재를 개발하였습니다. 이후 이종소재에 압전소자를 혼합하여 나노섬유 매트를 제작하였습니다.”
고민감도 유연 압전소자(왼쪽)와 소재(오른쪽). ⓒ한국생산기술연구원
PLA 공정을 이용, 탄소나노튜브 표면에 주석아연산화물을 성장시킨 모식도.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쉽게 설명하자면 전기적 특성의 향상을 위해 전기전도성이 높은 물질들을 한 개로 합쳐 전기적 특성을 향상시킨 것이다. 이렇게 제작한 고민감도 유연 압전소자는 전압 97.5V, 전류 1.16μA의 우수한 수치를 자랑한다. 기존 납 티탄산 지르코늄 기반 압전소자의 전압은 65V로, 약 1.5배의 전압이 향상된 것이다.
이번 연구는 단지 새로운 소재를 개발했다는 것에만 의의가 있는 것이 아니다. 앞서 설명한 ‘고민감도 유연 압전소자’ 제작 과정은 물리적 공정에 해당하기 때문에 소재의 정제 공정이 불필요하다. 그렇기에 단 1시간 이내에 제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인체 친화적인 재료와 친환경 공정을 통해 제작되어 인체에 부담 없이 적용시킬 수 있다.
이번에 개발한 고민감도 유연 압전소자의 경우 기존의 세라믹 압전소자가 사용되기 힘들었던 의료 및 웨어러블 센서, 자가발전 센서 등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김 수석연구원은 “다양한 산업분야 중에서도 특히 고민감도 심박센서로 사용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고민감도 유연 압전소자가 인체에서 감지하기 어려웠던 후경골동맥의 맥박 0.1μm의 변화를 감지할 정도로 고민감도 특성을 지녔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지난 8월 나노 에너지 분야 학술지인 ‘Nano Energy(IF:19.069)’에 소개되었다. 세계적으로 건강과 웨어러블, 친환경에 이목이 쏠려있는 시점에서 김강민 수석연구원의 연구가 시의 적절했다는 평이다.
김 수석연구원은 “함께 연구를 수행한 공동 연구자 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들 드립니다.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우수한 특성을 낼 수 있는 소자 개발을 위해 더욱 힘쓰고 싶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단지 전기적 특성만을 향상시키는 것이 아닌, 인체 친화적인 요소까지 고려하여 개발한 고민감도 유연 압전소자. 웨어러블 시장과 의료기기 시장에 新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이들의 건강과 직결될 김강민 수석연구원의 성과가 박수 받아 마땅할 때이다.
1) 탄소나노튜브, 주석, 아연 전구체와 에탄올 용매에 펄스레이저를 조사하여 제작하는 물리적 공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