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탄소중립 선언으로 친환경·신재생에너지에 이목이 쏠린 지금. 목재를 이용한 ‘펠릿(Pellet)’이 친환경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원’) 이용운 선임연구원과 에코에너지원 오용걸 연구소장은
우수한 품질의 바이오촤 펠릿을 생산할 수 있는 최적화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그들의 환경은 지키면서 연료로 사용하기에 충분한 목재 펠릿 연구에 대해 알아보자.
나무는 누군가에게 집을 지을 수 있는 건축자재가 되며 또 다른 누군가에겐 글을 쓸 수 있는 종이가 된다. 특히 인류가 가장 처음 연료로 사용한 것도 나무이다. 과거 나무를 연료로 사용할 때는 주로 장작이나 숯의 형태였는데, 현재는 장작이 우드펠릿(Wood Pellet)으로, 그리고 숯은 바이오촤 펠릿(Bio-char pellet)으로 개발되어 신재생에너지 연료로서 활용되고 있다.
펠릿이란 분쇄된 원료를 압축한 뒤 작은 원통형으로 만든 모든 소재를 칭하는데, 우드펠릿은 목재를 톱밥으로 만든 뒤 3배가량 압축하여 제작한다. 에코에너지원 오용걸 연구소장은 우드펠릿에 대해 “나무를 자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오히려 환경을 훼손시키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드펠릿을 만들 때는 주로 벼락을 맞아서 잘린 나무와 나뭇가지, 산불이나 홍수 범람 등으로 인해 버려진 자원을 활용하기 때문에 산림을 전혀 훼손하지 않습니다.”라며 “게다가 석탄 대비 질소와 회분 발생량도 적어 신재생에너지로 분류되는 친환경 바이오매스(Biomass) 연료입니다.”라고 전했다.
우드펠릿을 생산하기 위해 잘게 분쇄되는 나무.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우드펠릿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정부가 본격적으로 2050 탄소중립을 추진하면서부터다. 이때 RPS(Renewable Energy Portfolio Standard,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화제도)가 시행되면서, 국내의 많은 석탄화력발전소가 석탄과 함께 우드펠릿을 사용하게 됐다. 하지만 사용되는 우드펠릿의 약 85%가 수입품이기 때문에 국산화에 대한 노력이 필요했다. 이와 더불어 우드펠릿 외에 수입품을 대체하면서도 미활용 산림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연료에 대한 연구 및 개발도 요구됐다. 이렇게 생기원 이용운 선임연구원은 숯으로 알려진 바이오촤 펠릿 개발에 나서게 됐다.
생기원 이용운 선임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자국의 버려지는 목재 자원으로 펠릿을 제조·사용해야 진정한 탄소중립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생각에 더해져 연소과정에서 발생하는 타르까지 해결할 바이오촤 펠릿 개발에 나서게 되었고, 그러던 중 에코에너지원과 협업이 성사되었습니다.”
다만 바이오촤 펠릿 연구개발을 진행하던 이용운 선임연구원은 함께할 실증 기업을 찾기 힘들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우드펠릿을 생산하고 있는 에코에너지원과 인연이 닿았고 파트너기업을 맺어 바이오촤 펠릿에 대한 심층 연구를 계속해나갈 수 있었다.
에코에너지원에서 생산 중인 우드펠릿.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에코에너지원은 바이오매스 열분해 기술 및 친환경 펠릿 제조 관련 기술과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었고, 생기원은 바이오매스 열적 전환 기술 및 시스템 설계 Tool 개발 관련 기술과 지식재산권을 갖고 있었다. 이에 두 기관이 본격적으로 협업하여 ‘타르 회수를 통한 바이오촤(Bio-Char) 펠릿 생산 시스템’에 대해 연구했다. 이때 이용운 선임연구원은 생기원이 보유한 기술을 에코에너지원에 이전하기도 했다.
우드펠릿 생산 과정.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바이오촤 펠릿은 생산 과정에서 여러 부산물 중 타르가 가장 높은 비율로 발생하는데, 타르는 중유(重油)의 약 1/4에 해당하는 열량을 가져 에너지원으로도 충분히 활용이 가능하다. 다만 부산물로서의 타르는 수분함량과 점성이 높아 그대로 활용하기 어려워 버려지는데, 폐기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게다가 타르가 배관에 부착되면 부식·배관 막힘 등의 고장을 유발해 장치의 수명을 단축하는 주요 요인이 되기 때문에 이를 회수해 바이오촤 펠릿 생산에 적용하는 것이 이번 공동연구의 골자다.
이에 대해 이용운 선임연구원은 “타르를 바이오촤의 기공(氣孔)에 재흡착시켜 연료의 품질(열량)을 높이고 경제성을 확보함으로써 기존의 문제점을 모두 해결하는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개발 의도를 밝혔다.
기존의 바이오촤 펠릿은 생산 수율과 밀도가 낮아 경제성 확보가 어려워 단가가 높기 때문에 연료로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또한 우드펠릿의 경우에는 이미 화력발전에서 연료로 사용되고는 있지만 분쇄성 확보가 어려워 석탄과 약 10% 미만으로 혼소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생기원과 에코에너지원이 협업을 통해 구축한 ‘타르 회수를 통한 바이오촤 펠릿 생산 시스템’은 바이오촤의 고품질화를 통한 단가 절감 및 석탄보다 높은 분쇄성으로 바이오매스 전소 발전까지 가능하다. 때문에 석탄 대체도 기대할 수 있어 탄소중립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연료로 그 가치가 크다. 또한 화력발전 외에도 숯보다 판매 단가를 낮추면, 향후 레저·식당용 연료도로 활용 폭이 커질 수 있다.
이와 같은 기술개발 과정에서 생기원은 기술지원과 학술적 연구, 실험, 분석 등을 맡았으며 에코에너지원은 이를 기반으로 기술 상용화를 위한 사업화, 사업성 분석, 설비 등을 담당했다. 이때 이용운 선임연구원은 에코에너지원에 대해 “에코에너지원은 제품 생산 의지가 강했기에 함께 연구하는 것이 더욱 값졌다”고 평했다.
에코에너지원 오용걸 연구소장.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목재를 이용한 펠릿 연료는 지금 막 등장한 에너지원은 아니다. 2000년대부터 사용해왔던 에너지였다. 하지만 기존의 우드펠릿보다 더 효율적이고 좋은 기술로 국내 펠릿 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생기원과 에코에너지원은 2022년 현재도 기술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오용걸 연구소장은 “2021년 9월 전라북도 남원에 우드펠릿 공장을 구축했다”며 “현재 생산품을 한국남동발전소와 광양그린에너지 등 여러 발전소에 납품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추후 생산에 열을 올려 국내 민간발전소와 공공발전소에서 에코에너지원의 우드펠릿이 이용될 때까지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바이오촤 펠릿 개발로 발전용뿐만 아니라 가정용과 레저용으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사업성을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렇듯 바이오촤 팰릿의 기술개발과 사업화에 열중한 에코에너지원은 생기원의 파트너기업으로 선정된 지 5개월 만에 생기원의 우수 파트너기업으로 인정받았다. 이 선임연구원과 오 연구소장이 함께한 연구가 우수한 성과를 거두어 값진 결과를 얻게 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용운 선임연구원은 “탄소중립, 결코 어려운 기술이 아니다”라며 “발전소 곳곳에서 우드펠릿과 바이오촤 펠릿을 활용한다면 탄소중립은 빠르게 실행해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지구를 건강하게 만들고자 하는 두 사람의 연구가 추후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그날까지, 이들은 연구 과정에 눈을 뗄 겨를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