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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프리뷰
占쏙옙占쏙옙占쏙옙 폭염 사망 막는 과학기술은 |
占쏙옙占쏙옙占� 일론 머스크의 스케일 |
占쏙옙占쏙옙占쏙옙 나의 몸은 거대한 사회다 |
지난 5월 말, 한 네덜란드인이 놀라운 광경을 포착했다. 수십 개의 빛나는 물체들이 일렬로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믿기 어려운 장관이었다. 그는 이 모습을 영상으로 담았는데 마치 어린 시절 보았던 은하철도999가 먼 안드로메다를 향해 출항하는 모습 그대로다.
물론 현실 속에 은하철도와 메텔, 철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영상에 잡힌 것은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팰컨9 로켓에 실어 쏘아 올린 60기의 위성이다. 사실 이 위성들이 주는 비현실성도 은하철도에 그리 뒤지지 않는다. 지금껏 이런 일을 시도한 곳은 우주 탐사의 개척자들이라고 할 미국과 러시아 정부를 포함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머스크는 왜 이런 일을 벌이는 것일까?
이 위성들을 통해 그가 추구하는 것은 ‘스타링크’로 명명된 인터넷망 구축이다. 위성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로, 지상 1100~1300㎞궤도를 도는 광대역 인터넷 위성과 500㎞ 정도의 저궤도를 도는 위성이 그것이다. 이 위성들을 통해 우주 공간을 활용한 초고속 인터넷을 상용화하려는 것인데 놀라운 것은 프로젝트의 규모다. 광대역 위성 4,425기와 저궤도 위성 7,500기를 합쳐 자그마치 1만 1,925기의 위성을 띄우는 것이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올라간 60대는 단지 소수의 선발대에 불과한 것이다.
머스크의 목표는 이 위성들을 통해 인터넷 전파가 닿지 않는 극지, 사막, 제3세계 등 오지는 물론 인터넷 이용이 기본적으로 어려운 항공기나 선박 등 지구 어디에서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인터넷의 속도도 1기가비트로 현재 세계 인터넷 평균 속도의 200배에 달한다. 이를 위해 스페이스X는 이미 미국 연방통신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상태고, 저 많은 위성을 2020년대 중반까지 모두 올려놓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일단 800대만 띄워도 우주 인터넷 시스템 가동을 시작할 수 있다.
이렇게 비상식적으로 많은 위성을 쏘아 올리는 이유는 인공위성의 특성상 매우 빠른 속도로 몇 시간에 한 번씩 지구를 돌기 때문에 통신이 끊어지지 않고 지속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많은 위성이 돌아가며 신호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위성들은 서로 간에 통신도 가능해서, 어쩌면 생길지도 모를 전파 사각을 채우고 지구상의 전 지역을 초고속으로 연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궁금해진다. 일론 머스크는 왜 이렇게 엉뚱해 보이는 일에 엄청난 돈과 노력을 쏟아 붇는 것일까. 과연 이런 방식으로 수익을 올리는 게 가능할까? 심지어 그는 이 스타링크 인터넷이 현재의 일반 인터넷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될 것이라고 하는데, 이래서야 로켓을 쏘아 올린 비용이라도 건질 수 있을 것인가 말이다. 일반적인 사업 마인드로는 아무래도 이런 접근을 이해하는 건 어렵다.
하지만 발상의 규모를 키우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인터넷이 전 세계에 퍼져있다고 하지만 사실 아프리카와 남미 등 제 3세계를 포함하면 보급률은 5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기지국이나 중계국 같은 인프라를 구성할 여력이 없는 지역들에, 인터넷 사용료를 지불하고 또 인터넷으로 쇼핑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35억 명에 달하는 소비자들이 아직 남아있다는 뜻이다. 아무리 저렴한 가격을 책정한다고 해도 시장의 규모가 여기에 이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예컨대 1억 명에게서 한 달에 10달러씩만 징수해도 매월 10억 달러, 즉 1조원의 매출이 발생하는 것이다. 10억 명이라면 매달 10조 원을 벌게 된다. 거기에 광고나 기타 B2B 서비스를 포함시킨다면 수익성의 규모는 짐작도 어려워진다. 이런 것이 사업가로서 일론 머스크의 스케일이다.
이른바 우주 시대, 그리고 인터넷으로 전 세계가 연결되어 가는 이 시대의 사업은 어쩌면 이런 것이 돼야 하지 않을까. 신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편으로 이미 존재하는 기술들을 최대한 엮고 활용해서 수요를 스스로 창출하고 시장의 규모를 키우고 그렇게 만들어진 부를 통해 또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 말이다. 실제로 머스크는 인공위성 인터넷으로 수익이 생기면 그 자금을 화성 유인 탐사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하고 있다. 여기에서 또 기껏 번 돈을 화성에 다 날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울 수 있겠지만 긴 안목에서 바라보면 그것 또한 자원과 시장의 개척으로 이어질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가들에게 이런 스케일을 기대하는 건 아직 이른 걸까.
필자소개----------------------------------------------------------------------------------------
파토 (원종우)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고 20대 중반에 인디레이블 운동을 주창, 록 뮤지션으로 데뷔하고 음악 평론가로도 활동했다. 이후 영국에서 기타로 학위를 받았다. 1999년 『딴지일보』에 합류하여 음악, 문화, 역사, 과학 등을 주제로 글을 썼다. 팟캐스트 방송 〈파토의 과학하고 앉아있네〉로 5년 동안 5천만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 벙커원에서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공개 토크쇼 〈과학같은 소리하네〉로 과학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과학자, 작가, 예술가들과 함께 새로운 형태의 과학 전시, 강연, 공연을 기획·연출하면서 대중과 호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