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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성과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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占쏙옙占쏙옙占쏙옙 이차전지 소재개발로 배터리 안정성과 출력성능 한 번에 잡는다 |
내 팔처럼 움직이는 양팔 로봇, 위험한 재난현장 인명구조에 나선다.
- 유압 구동방식의 로봇팔 달린 ‘재난대응 특수목적기계’ 개발
재난대응 특수목적기계를 개발한 생기원 로봇응용연구부문 조정산 박사 ⓒ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최근 세계적으로 태풍, 홍수, 지진 등의 대형 재난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각종 재난에는 무엇보다 초동대응이 중요하다. 하지만 기존 재난현장에 주로 투입되고 있는 굴삭기의 경우, 조작 난이도가 높고 땅파기 용도에 최적화돼 있어 재난 현장에서 다양한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초동대응에 한계가 있다. 특히 소방관과 같은 비숙련자가 이를 활용해 잔해를 부수거나 옮기는 등의 여러 작업들을 빠르게 수행하긴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에 개발된 ‘재난대응 특수목적기계’는 재난현장에서 활동하는 소방관들의 안전을 보호하면서 신속한 초동대응을 지원하기 위한 구조 장비다. 장비 개발의 주역인 생기원 융합기술연구소 로봇응용연구부문 조정산 박사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처음 타 보는 소방관도 자기 팔처럼 조작할 수 있는 재난대응 특수목적기계
재난대응 특수목적기계는 굴삭기 등의 건설기계와 산업용 로봇의 장점이 절묘하게 결합됐다. 건설기계는 숙련도에 따라 작업성의 차이가 확연하다. 반면 산업용 로봇은 정교한 작동이 가능하지만 사용 환경과 작업이 정형화되어 있다.
실제 재난현장은 건설기계를 다루는 전문인력이 아닌 소방관이 주도한다. 또한 자르기, 들어올리기, 벌리기, 옮기기, 부수기 등 어렵고 복잡한 작업이 필요해 단순반복 작업의 범위를 크게 넘어선다.
조정산 박사 연구팀은 강한 힘을 낼 수 있는 유압 시스템 기술을 기반으로 건설기계와 산업용 로봇의 장점들을 융합해 재난 현장에서 복잡하고 정교한 작업을 비교적 쉽게 조종할 수 있는 기술을 구현해내는데 성공했다.
생기원 로봇응용연구부문 조정산 박사 연구팀 ©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재난상황에서의 초동 대응은 사람이 할 수 없거나, 하기 어렵거나, 하면 안 되는 일의 대표격이죠. 기본적으로 위험한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일을 기계에게 시키기 위해서는 최대한 사람처럼 움직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 박사 연구팀이 한양대학교, 한국전자기술연구원, 한국기계산업진흥회 등과 함께 개발한 이 기계는 6톤 정도의 자체 중량을 지닌다. 4개의 무한궤도 하부모듈 위에 사람의 양팔 역할을 하는 6m 길이의 작업기 1쌍이 달려 있는 형태로 구성돼 있다.
장비에 탑승한 소방관은 웨어러블 장치를 이용해 작업기를 마치 내 팔처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 숙련되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조종 가능하다. 이를 활용하면 최대 200㎏에 달하는 대형 장애물을 옮기거나 22㎜ 두께의 철근을 절단하고 시멘트 덩어리를 부시고 샌드위치 패널을 뚫는 등의 다양한 작업들을 손쉽게 수행할 수 있다. 매몰되거나 갇혀있는 인명을 굴삭기보다 빠른 시간 내 구조할 수 있는 셈이다.
드럼통을 쌓고 있는 재난대응 특수목적기계 ⓒ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수백㎏ 장애물을 번쩍 들 수 있는 힘의 원천, 유압 작동방식
조 박사 연구팀은 핵심 원천기술로서 유압으로 작동하는 양팔 로봇 설계·제작·제어 기술을 손꼽는다. 양팔 작업기와 ‘손’의 역할을 하는 다기능 어태치먼트는 유압 방식으로 동작한다. 유압 액추에이터(Actuator)는 일반 로봇팔에 사용되는 전기 모터 구동방식보다 훨씬 더 강력한 힘을 낼 수 있어 중량물을 드는데 적합하다. 여기에 사람 팔에 상응하는 수준의 14자유도를 구현해 기존 장비에 비해 작업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복잡하고 정교한 동시에 중량물을 옮기거나 부수는 등 큰 힘을 필요로 하는 작업을 해 줄 수 있는 기계를 구현하려면 유압 시스템이 정답입니다.”
특히 유압으로 구동되는 6m 짜리 양팔은 ‘내 팔 움직이듯이’ 운전자의 의도대로 조종할 수 있도록 웨어러블 조종장치 ‘kHandler’와 ‘마리오네뜨 알고리즘’이 적용됐다. 이는 비숙련자도 쉽게 복잡한 장비를 조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조 박사는 이번 개발을 추진하면서 인체 또는 생물의 기전을 연구하고, 이를 모방해 기계에 적용한 부분이 많다고 귀띔했다. 어태치먼트는 손의 관절, 힘줄, 혈관 등 모든 부위의 작동원리를 파악해 적용했다. 구체적으로는, 긴급한 재난현장에서 어태치먼트 교체 없이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사람이 손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분석해 오른손은 자르기, 벌리기, 집기 등의 정교한 작업용으로, 왼손은 오른손 작업을 보조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물체를 움켜질 수 있는 그리퍼 형태로 설계했다. 이를 통해 대형 물체의 경우, 사람처럼 양팔로 끌어안을 수 있도록 구현했다.
작업기를 내 팔처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웨어러블 조종장치 ⓒ 한국생산기술연구원
20종 이상의 재난구조 시나리오 시연까지 성공적으로 마쳐...
소방관과 같은 미숙련 인력이 작동해도 무리 없는 특수목적기계는 현재 높은 완성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20년 12월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재난안전센터에서 열린 20종 이상의 재난대응 시나리오 현장 테스트에선 시제품 성능 검증까지 마친 상태다.
하지만 개발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원천기술개발과제를 통해 핵심기술을 집중 개발했으나, 실제 소방관이 활용하기 위해서는 아직 풀어야할 숙제들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양팔은 사람처럼 보다 슬림하면서도 정교한 움직임을 가질 수 있도록 설계를 개선할 계획이다. 또한 다양한 지형에서의 이동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부체도 보완해야한다. 아울러 운전자의 현장감 제고를 위해 원격제어기술 또한 발전시켜야 한다. 현재 관련과제는 종료됐지만,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연구팀은 새로운 팔을 제작해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연구팀은 장비가 완성되면 그 수요처가 무한 확장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우선적으로는 소방서와 협력해 재난현장에 실전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향후에는 무인화나 자동화가 필요한 건설·산업현장, 대단위 재배가 이뤄지는 농업현장, 지뢰·포탄 등을 제거하는 국방현장 등 다양한 분야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로 특허 17건이 출원돼 13건이 등록됐다. 국내학회 19편, 국내저널 5편, 국제학회 8편, 국제저널 1편 등 학술 논문으로도 발표됐다. 2019년 말에는 관련특허 3건으로 기술가치평가를 받아 23억 원이라는 결과를 얻었으며, 기술거래사와 중소기업, 투자기업 등을 대상으로 코엑스, 킨텍스 등지에서 열린 기술설명회에선 큰 호응을 받았다.
“일단 소방작업, 구난작업 등에 적용하는 것이 단기 목표입니다. 궁극적 목표는 인간 수준의 인공지능과 로봇의 작업 능력을 융합하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국방, 건설, 재난, 원전해체 등의 일을 사람이 하지 않을 것이고, ‘위험으로부터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로봇개발’ 이라는 저희 실험실 목표를 이룰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