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기술연구원

지난해 12월 23일, 제주 미래혁신산업 포럼이 개최됐다. 제주지역의 미래 신성장동력원 핵심기술발전방안을 모색하고 관련 기업의 기술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개최된 행사에서 특히 주목할만한 점은 바로 생기원 제주지역본부의 설립이었다. 2013년도 제주R&BD협력단으로 시작해 제주 산업기술의 허브로 도약하고 있는 생기원 제주지역본부. 박춘근 본부장을 만나 제주지역본부가 그려나갈 제주의 미래를 엿보았다.

Q. 제주지역본부의 소개 부탁드립니다.

생기원 제주지역본부는 지난 2013년 6월 제주R&BD협력단 설립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2014년 생기원 제주지역본부 건립사업이 국회예결위 승인을 받으며 2015년 7월, 제주지역본부가 발족하였습니다. 제주대학교 내 부지에 2018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제주지역본부 건물이 공사 중에 있으며, 현재 저를 포함한 6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아직 지역본부로서 완벽한 틀을 갖추진 못했지만, 제주R&BD협력단 설립 이후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제주지역의 제조 중소기업을 돕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오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한해 1,350만 명이 다녀가는 대표적인 관광도시입니다. 이에 따라 3차 산업인 서비스업이 약 80%를 차지하고 있고, 풍부한 천혜 자원을 이용한 1차 산업이 약 1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2차 산업인 제조업은 4%에 그치고 있어, 제주지역의 산업 구조가 한쪽으로 편중되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에 생기원 제주지역본부는 1, 3차 산업에 치우친 산업구조를 개선해 제조업을 활성화시켜 고용창출에 기여하고, 신성장동력산업을 발굴·육성함으로써 청정제주의 이미지 제고는 물론, 제주지역산업의 글로벌화에 앞장서고자 합니다.

Q. 제주지역본부의 발전전략 비전은 ‘제주 산업구조 고도화 및 미래신산업 육성’입니다. 이에 대한 설명 부탁드려요.

제주의 산업분야를 살펴보면 먼저 제주의 자원을 이용한 직접적 산업과, 청정이라는 이미지를 통한 간접적 산업이 함께 공존하고 있습니다. 이에 제주지역본부는 크게 두 가지의 연구 분야에 집중, 발전전략을 세웠습니다. 제주지역본부의 발전전략 첫번째는 ‘제주산업구조 고도화’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제주지역의 제조업은 비중이 4%로 매우 미비한 수준입니다. 제주 내 기업 중 제조업은 2,053개, 그 중에서도 5인 이상인 회사는 346개, 50인 이상인 회사도 12개에 불과합니다. 수치로만 봐도 제주지역 제조업이 얼마나 열악한 지 알 수 있습니다. 이에 제주지역본부는 제조업 지원 및 활성화를 통해 현재의 2차 산업의 비중을 높이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1차 산업인 천연생태자원을 고부가가치로 만들어 새로운 산업을 파생시키고, 3차 산업인 서비스업에서 필요로 하는 제품들을 제조업과 연계하여 활성화시키면, 2차 산업인 제조업이 활기를 띄게 될 것입니다. 이를 통해 1~3차 산업 분야가 고루 발전하고 균형을 이룰 것으로 기대합니다. 두 번째는 바로 ‘미래신산업육성’입니다. 제주는 현재 ‘카본프리아일랜드(Carbon Free Island) 제주 2030’ 정책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전기차 및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를 확대, 청정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미래산업육성에 제주지역본부가 힘을 보태고 있으며 이를 위한 에너지 저장장치 부품 및 시스템 최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2030년까지 제주 내 모든 자동차를 전기차로 변환하게 되는데, 이에 제주지역본부는 언제든 에너지를 저장하고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는 에너지 저장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제주 고유의 청정산업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미래신산업으로 육성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생기원 제주지역본부의 또 다른 목표라 할 수 있습니다.

Q. 기술지원 성과가 있다면?

처음에는 단순 기술지원을 했습니다. 해당 기업을 직접 찾아 상태를 확인하고 컨설팅을 해주는 것이 전부였어요. 그러나 작년 제주지역본부로 승격된 후 좀 더 체계적인 기술지원을 시행했습니다. 기술수요를 받아 크게 세 가지로 분류를 했는데 먼저 핵심기술지원입니다. 그 예로 소주 개발 사례를 들 수 있는데 이는 협력단 당시부터 진행해오던 기술지원 사례입니다. 제주지역에는 ‘한라산’이라는 소주가 유명한데, 요즘 트렌드가 순한 소주이다 보니 다소 독한 한라산 소주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어요. 이에 대나무과인 조릿대 숯 여과를 통한 고기능성 저도수 소주를 개발, 순한 소주인 ‘올레’ 소주를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후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진 것은 물론, 매출 증대로 이어져 큰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다음으로는 공정기술지원입니다. 제주에는 우리나라에서 메밀이 가장 많이 생산됩니다. 자연히 메밀국수를 만드는 곳이 많아요. 그러나 수작업으로 하다 보니 밀려드는 손님에 비해 국수를 뽑아내는 생산성이 떨어졌습니다. 이에 생산자동화를 통해 공정을 개선해 준 사례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술실용화 지원이 있는데 이는 금형기술 지원사례에서 예를 들 수 있습니다. 이곳의 금형기술은 약 60년대 수준으로 낙후되어 있었습니다. 금형 하나하나를 붙여 금형 틀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었는데, 금형을 한 틀로 만들어주니 공정도 간편해지고 생산성이 높아졌어요. 기존에 생기원에서 가지고 있던 기술을 이전해줌으로써 큰 효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지난 3년간 총 96건의 기술지원을 수행했으며 이밖에도 시제품 제작 등 간단한 것에서부터 핵심기술개발 및 기술이전 사업화 등으로 점점 확대해나가고 있습니다. 제주도 내에서 이렇게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국책연구기관은 생기원이 처음입니다. 그동안 이곳 제주의 중소기업들은 도움을 받고 싶어도 제대로 된 지원을 받은 적이 없어요. 우리의 작은 도움만으로도 상당히 기뻐하고 감동하곤 합니다. 그 모습을 보며 좀 더 많은 중소기업에 손을 내밀어 정말 필요로 하는 기술 지원을 통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제주지역본부의 역할은 명확합니다. 제주도 산업기술의 허브 기관으로서 원천기술 및 생산기술 개발, 기술이전 및 기업 육성에 앞장서야 합니다. 이는 R&BD 클러스터, 즉 이곳에서 연구개발을 통해 제품을 만들어 곧바로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통해 실현시켜 나갈 예정입니다. 현재 건립 중인 제주지역본부에 오픈 테크 숍(Open Tech Shop)을 설치, 아이디어가 설계, 제작을 통해 시작품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하여 기술창업 및 다양한 기술이 사업화 될 수 있도록 운영할 예정입니다. 또한 섬이라는 환경적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시험, 분석, 평가, 인증을 원스톱으로 지원하고자 합니다. 제주지역 중소기업의 활성화는 물론, 나아가 1~3차 산업의 고른 발전으로 균형을 이루고 나아가 문화적 측면까지 고려한 기술 개발로 제주만의 새로운 산업을 개척해나가도록 힘을 보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