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기술연구원

Q. ‘탄소섬유복합재(CFRP) 가공시스템 기술 개발’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탄소섬유복합재 가공시스템은 말 그대로 탄소섬유복합재를 제품으로 만드는 가공시스템입니다. 첨단소재의 본격적인 생산을 위해 공정기술을 개발한 거죠. 국가적으로 보면 탄소섬유복합재는 많은 경쟁력이 있습니다. 실제로 국내 몇몇 대기업은 탄소섬유복합재를 만들고 있어요. 하지만 소재를 만드는 것에만 치중돼 있죠. 소재를 제품으로 만드는 가공시스템이 경쟁력의 근간입니다. 생산라인이 외산으로 먼저 구축되면 이후 시설을 증설할 때도 외산 제품만 들여올 수 있어요. 먼저 시장을 선점한 기업이 글로벌 마켓을 독식하게 되는 구조인거죠. 앞으로 3~5년 후 탄소섬유복합재 시장이 급증할 것입니다. 그때를 대비해서 시범라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 이번 연구개발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Q. 기술 개발 과정 중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인식의 극복이었습니다. 미래 산업을 대비해 가공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그 필요성을 설득시키는 게 가장 힘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이 작업이 필요하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점점 해외 기술과 산업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국내 많은 연구자들도 이를 체감하면서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연구개발에 돌입한 후에는 모든 걸 처음부터 만들어야 하는 점이 힘겨웠습니다. 워낙 보안에 예민한 기술이다 보니 공개된 사항이 없어요. 논문도 나온 게 없습니다. A부터 Z까지 저희 힘으로 모두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온 겁니다. 힘든 과정이지만 그럼에도 뿌듯하고 즐겁습니다. 젊은 연구자들과 함께 재미있고 유쾌하게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니까요.

Q. 개발하신 기술을 통한 기대효과는 무엇이 있을까요?

국내 제조업이 고부가가치 제조업으로 전환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국가 성장을 위해서는 제조업이 중요합니다. 다만 과거의 개념에서 벗어나 첨단 제조업으로 옮겨갈 필요가 있습니다.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가야 한다는 의미죠. 제조업이 풀리지 않으면 실업률도 늘어날 것입니다. 시장 생태계 논리상, 보다 많은 이윤을 위해 제조업이 외국으로 옮겨가는 상황은 결코 막을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남는 제조업도 필요합니다.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소재 육성산업이죠. 그런 점에서 현재 개발하는 가공시스템은 국내 산업 생태계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옮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계획’이라기보다 ‘바람’이 더 어울리겠네요. 현재 이 과제는 5년 과제입니다. 하지만 관련된 산업이 육성되려면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10년 뒤에는 국내 기술 경쟁력이 글로벌 상위권에 들어갈거라 기대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전문가의 지속적인 융합연구가 필요합니다. 혼자 힘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죠. 소재, 공구, 코팅, 공정기술, 장비 등 다양한 업체들이 모두 이 사업에 합류해야 합니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첨단 소재 산업을 육성하는 파트너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