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기술연구원

2003년에 창업한 엘엠에이티는 알루미늄 소재를 연구하고 자동차 경량화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기업이다. 회사명인 ‘엘엠에이티(LMAT, Light Metal Advanced Technology)’만 들여다봐도 이곳이 경금속을 주로 취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경금속은 비중 5이하의 소재를 일컫는 용어로, 알루미늄은 이 중 하나에 속한다. 대학에서 금속공학을 전공한 후 1998년 알루미늄 분야 회사에 처음으로 입사한 서희식 대표. 그는 앞날에 대한 계획을 보다 빨리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유학과 사업을 두고 고민하던 그는 현장에서 실무를 익히는 게 더 우선이라고 생각해 2003년 엘엠에이티를 세웠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자본금을 어느 정도 구비하고 사업을 시작했지만 소재 산업이 워낙 많은 자금을 필요로 하는 분야라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다행히도 2003년 당시는 자동차소재 연구분야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지 않았습니다. 기술력만 있으면 시장으로 뻗어나갈 수 있었죠. 그 흐 름을 타고 시설에 투자하는 등, 부단한 노력으로 지금은 매출 1천억이 넘는 회사가 됐습니다.” 지난 10년 간 꾸준히 연구개발과 설비투자를 진행한 결과, 엘엠에이티는 현재 국내 자동차 알루미늄 기업 중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세계 속에서 더 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현재의 수준에서 만족 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는 다른 회사로부터 압출재를 구매했지만 앞으로는 직접 만들 필요가 있다고 여겼다. 생존을 위한 기본 근육을 다지기 위해 주조부터 표면처리, 즉 연속주조공정의 A부터 Z까지 전 과정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종합체계를 구축해야 했던 것이다.”

변화해야 발전하는 생존의 법칙

전 공정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있어 중요한 과정 중 하나는 알루미늄 압출재를 개발하는 일이었다. 알루미늄 압출재란 알루미늄 부품을 가공하기 전단계의 원소재라고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 최근 자동차 시장은 경량화가 주된 이슈다. 차의 무게를 대폭 다이어트 하려면 변속기, 브레이크, 에어컨 등 차 내부에 들어가는 부품 무게를 줄여야 한다. 가볍지만 강도는 이전처럼 단단한, 새로운 소재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신소재를 만드는 과정은 여러 프로세스를 요한다. 엘엠에이티와 남대근 수석연구원은 용해와 압출, 열처리를 통해 새로운 공정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신공정 프로세스를 개발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제조공정 기술을 개발한 것. 엘엠에이티의 경쟁력은 여기 숨어 있었다. “공정 과정 중 특성평가를 하는 데 있어 남대근 수석연구원님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사실 생기원은 수 년 전부터 저희 회사에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그 중에서도 알루미늄 사업을 많이 수행하셨습니다. 자동차 변속기 소재, 정밀 튜브 성형 기술 등에 알루미늄이 많이 사용되거든요. 압출재부터 성형과 금형에서 도움을 받았습니다.” (서희식 대표)알루미늄은 그 자체로 매우 무른 금속이다. 합금을 해야 강도가 단단해지는데, 이 과정 중 여러 압출 공정을 거치면서 소재의 내부 구조가 달라지게 된다. 어떤부품으로 사용할 것인지를 먼저 정한 후 그 기능에 적합하게 소재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정밀 소재가 제작되면 1차 벤더가 무인 시스템 속에서 재료를 깎아내며 필요한 모양으로 만들어냅니다. 이때 ‘무인 시스템’ 공정이라는 게 중요해요. 모든 게 정확한 값을 유지해야 한다는 거죠. 예를 들어 소재값에 오차가 있으면 열처리 과정 중 휘어지게 됩니다. 소재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기계들은 다 정형화 돼서 나오거든요. 국내산 제품을 쓰다가 중국산 소재를 사용할 때 강도가 구현되지 않아 제품 수율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부품에 문제가 생기면 결국 자동차의 문제로 귀결되기 때문에 소재는 매우 까다롭게 접근해야 합니다.” (남대근 수석연구원) 이어 남대근 수석연구원은 “엘엠에이티는 계속 새로운 시장을 향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많은 회사가 기존의 공정만을 고집하기에 큰 발전을 이루지 못하는데, 엘엠에이티는 정부과제든 자체개발이든 새로운 분야로의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칭찬을 이어갔다. “대표님의 눈높이가 매우 높습니다. 그만큼 열의가 있다는 것이겠죠. 덕분에 저희 역시 흥미롭게 기술지원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합금설계는 이 분야에서 매우 기본적인 사항입니다. 어떤 합금을 만들 것인지, 합금기술부터 공정개발 과정까지 저희 연구원 모두가 관심을 가지며 매진했습니다.” 기업 대표와 지원 연구기관으로서 만난 서희식 대표와 남대근 수석연구원. 사실 둘은 대학원에서 함께 석사과정을 마친 동기지간이다. 2008년부터 동남지역본부로 자리를 옮긴 남대근 수석연구원은 자연스럽게 서희식 대표와 만남을 이어갔고, 또 자연스럽게 연구개발 이야기를 나누면서 지원기관과 기업으로서 ‘공식적인’ 만남을 지속하게 됐다고. “연구개발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면 이 만큼의 노력을 기울일 수 없습니다. 사실 엘엠에이티의 매출은 꽤 높은 수준이 되었기 때문에 굳이 새로운 사업을 진행하지 않아도 됐어요. 헌데 대표님은 계속 새로운 걸 추구하시더군요. 그것이 엘엠에이티의 발전동력인 것 같습니다. 이 추세라면 조만간 중견기업 이상으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을거라 기대합니다.

기술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생기원과 활발한 소통을 이어간 엘엠에이티. 꾸준한 기술 개발 덕에 엘엠에이티는 알루미늄 합금설계 기술과 성형 기술, 열처리·표면처리 기술 등의 요소기술들을 갖출 수 있게 됐다. 남대근 수석연구원에 따르면 “알루미늄 소재의 알파부터 오메가까지 모두 섭렵하고 있는 회사”인 셈이다. “기술 개발 과정 가운데 물론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특히 용해공정의 경우 순수 알루미늄 외에도 다양한 원소를 첨가해야 하는데 이때 순서가 중요합니다. 순서 에 따라 완전히 다른 재료가 만들어지거든요. 소재도 마찬가지입니다. 합금을 잘 섞은 후 불순물을 제거해야 합니다. 이물질이 들어있기 때문에 처리를 잘 한 후 균일하게 응고될 수 있도록 해줘야 하죠. 재료의 균일한 내부 조직을 만들어주는 과정인 것입니다. 이것이 소재 재료가 까다로운 이유입니다.” (서희식 대표) 결국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은 지속적인 기술 개발이라는 게 서희식 대표의 이야기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어느 것 하나 호락호락한 게 없는 소재산업에서 이처럼 좋은 결과를 도출하는 엘엠에이티의 도전이 더욱 값지게 평가받는 이유다. 회사 초창기 주로 변속기 위주로 제품을 만들던 엘엠에이티는 현재 브레이크와 에어컨 등으로 적용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수출도 부쩍 증가해 지금은 수출위주의 기업이 됐을 정도다. “올해는 더 많은 수출을 이룰 것”이라는 서 대표는 “베트남에도 공장 건립을 예정 중에 있다. 일본 기업으로부터도 다양한 주문을 받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글로벌 리딩(leading) 컴퍼니로 더욱 굳게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서희식 대표. 자동차 경량화를 위한 그들의 발걸음 속에 생기원의 안정적인 도움이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