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기술연구원

Q. ‘영상기반 멀티모달에어터치센서 기술’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우리가 병원에 가면 팔을 넣고 혈압을 체크하곤 합니다. 이때 팔을 감싸는 공기주머니 부분을 커프라고 합니다. 커프에 공기가 주입되면서 공기압 센서가 커프 내부의 공기압을 측정하면서 사람의 혈압을 측정합니다. 즉, 사람의 몸으로부터 받은 압력을 공기주머니로 측정하는 것이죠. 저는 이러한 장치를 로봇을 제어하기 위한 센서로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공기주머니를 로봇이 사람과 닿기 쉬운 곳에 붙이고 실험했죠. 수직 방향이 아닌, 전후좌우로 가해지는 힘을 측정하는 게 어려웠지만 이미지센서를 내부에 장착함으로써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Q. 이번 기술이 기존의 기술과 차별화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부드럽습니다. 기존에는 센서를 완충제로 감싸는 형태가 대부분이였습니다만, 완충제로 인해 센서의 감도가 떨어지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멀티모달에어터치센서는 센서와 완충제의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응응제품의 다양화와 제작의 저비용화가 가능합니다. 이들이 가능한 것은 사람이 접촉하는 부분의 소재와 소재의 표면을 촬영하는 이미지센서를 시중 어느 제품을 사용해도 괜찮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방법대로라면 연구과정 중 사용한 공정과 대량생산을 위한 공정이 별도로 개발돼야 했습니다. 하지만 저희 기술은 용도와 응용범위에 맞게 어떤 소재, 어떠한 이미지센서를 사용해도 구현이 가능합니다. 센서를 위한 소재와 부품을 따로 개발할 필요가 없는 셈입니다. 이런 방식의 단순한 하드웨어 구조는 기술의 보급을 앞당길 것입니다.

Q. 이번 기술 개발의 의의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무엇보다 기존의 ‘하드웨어 중심 기술’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기술’로 옮겨간 점이 이번 기술 개발의 가장 큰 의의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에는 특수한 전기적 물성을 가진 소재(하드웨어)에 가해진 힘을 전기적 신호로 바꾸는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기술은 일반적인 부드러운 소재에 가해진 힘을 영상처리를 통해 소프트웨어에서 변환합니다. 소프트웨어 중심 기술이 되면 좋은 점은 앞서 언급한 응응제품의 다양화와 제작의 저비용화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핵심이 하드웨어가 아니다보니 비교적 폭넓게 소재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죠. 좀 더 쉬운 이해를 위해 사람의 ‘통역’에 비유해 볼까요? 기존 기술은 한 사람의 아주 우수한 ‘통역자(하드웨어)’가 한국어를 영어, 독어 등으로 ‘직접’ 번역했다면, 이번 기술은 일반인이 번역을 잘못해도 성능 좋은 ‘번역기(소프트웨어)’를 돌릴 수 있도록 한 셈입니다. 좋은 번역기가 있으니, 누구나 번역을 할 수 있는 것이죠.

Q. 이번 개발 기술의 전망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기술적·산업적으로 다양한 파급효과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기술적으로는 로봇뿐 아니라 의료복지기기, 사람과 접촉하는 가구, 사무용 의자 및 소파, 자동차, 엔터테인먼트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산업적으로는 재료와 소프트웨어, IT 기기, 반도체 등 전반적인 산업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합니다. 저는 기술이란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에게 널리 득이 될 수 있는 ‘착한 기술’을 만들고 싶습니다. 되도록 저렴한 가격으로, 사용자 입장에서 안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이자 저의 연구철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