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기술연구원

생기원은 현재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총 4개 해외거점 사무소를 운영 중에 있다. 해외거점들의 주요 미션은 중소·중견기업의 글로벌 시장진출 지원 및 글로벌 기술사업화 지원으로, 해외진출 한국기업의 애로기술을 중점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중소·중견기업의 든든한 지원군이 돼 주고 있는 생기원. 그 첫 번째, 베트남 사무소 이야기를 들어본다.

1. 베트남 사무소의 비전 및 역할이 궁금합니다.

현재 생기원은 4개국에 해외사무소를 운영 중에 있습니다. 물론 국가별 성격이 다르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미션은 동일할 것입니다. 먼저 해당 국가와의 과학기술교류협력을 위한 창구 역할이 한 축을 이루고, 현지에 진출해있는 한국 기업의 기술지원이 또다른 한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물론 국내 경기도 어려운데, 왜 굳이 해외에 있는 현지 기업에 도움을 주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있을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생기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용되는 국가연구기관인데도 말입니다. 하지만 그 이유는 명확합니다. 먼저,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경우 원부자재 상당부분을 국내에서 수급합니다. 작년 기준으로 한국과 베트남 간 교역량이 300억 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일본을 제치고 우리나라 3대 교역국으로 떠올랐죠. 베트남이 한국으로부터 사들인 물자만 하더라도 140억 달러를 웃돌고 있습니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우리나라로부터 원부자재를 가져가고, 베트남의 싼 노동력을 이용해 만들어진 제품은 다시 한국 시장으로, 또 세계시장으로 뻗어나가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기술지원을 통한 혜택은 곧 국내 기업들이 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베트남 현지에서 생기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이에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2. 베트남 사무소에서의 현장 기술지원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해외에 진출한 기업은 아무래도 많은 문제에 부딪히게 됩니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 더욱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현지에는 기술적인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기관이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종합연구소이자 전 산업분야를 커버할 수 있는 생기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베트남 사무소 역시 현장에 애로기술 또는 불량 등이 발생했을 시 전문 인력을 파견하고 지원하는 시스템을 통해 생산현장의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해 주는 것을 가장 주된 업무로 삼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기술지원 요청이 들어오면 가장 먼저 현장에 직접 가서 확인과정을 거칩니다. 제 눈으로 직접 보고 난 후 좀 더 자세한 설명과 사진 등 상세 내용을 기록하면 추후 연구원들의 빠른 이해를 도울 수 있죠. 또한 현지에서 기술지원을 받을 담당자와 기술지원을 해줄 지원책임자 간 상호교류가 선행될 수 있도록 합니다. 현지 현장을 직접 찾기 전, 상호교류를 통해 각종 자료를 주고받고, 미리 데이터 분석을 함으로써 실질적인 기술지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직접적 교류는 나아가 기업 담당자와 기술지원 책임자 간 국제 네트워크를 형성해 더 큰 사업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재 베트남 사무소는 총 23개의 기술지원 요청 중 17개를 매칭해 지원을 완료한 상태입니다.

3. 현지 전문가 매칭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베트남 사무소에는 ‘현지전문가 매칭 지원’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앞서 생산기술 현장지원이 이미 베트남에 진출해있는 기업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면, 현지 전문가 매칭지원 프로그램은 베트남 현지진출에 관심이 있는 파트너기업까지 대상 범위가 넓혀집니다. 지원 요청이 있을 시 베트남에 거주하고 있는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섭외,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매칭해주는 제도입니다. 굉장히 다양한 분야에 다양한 사례들이 있는데요, 특히 케이폭(Cay Gon)이라는 식물과 관련한 지원이 기억에 남습니다. 케이폭의 열매를 까면 그 안에 솜이 가득 있는데, 굉장히 가볍고 따뜻합니다. 이에 한 기업이 케이폭 농장하고 직접적으로 계약재배를 하고 싶다는 요청이 있었습니다. 케이폭 재배 농장과 전문가를 찾는 게 시급했죠. 베트남 남부에 있는 15개 각 지자체별로 3개 과, 총 45곳에 일일이 공문을 보냈습니다. 피드백 받은 내용을 정리해 연결시켜드렸죠. 이 이외에도 베트남에 현지 사무소를 내는 걸 도와달라는 요청에 현지 전문가를 연결해주기도 했고, 공단입지 분석을 요청한 기업에도 KOCHAM(한인상공회연합회) 전문의원이자 호치민 교수로 재직 중인 분을 연결해 지원한 사례도 있습니다.

베트남 사무소에서는 이밖에도 다양한 지원 사업을 수행 중에 있습니다. 먼저 비즈카페의 운영을 들 수 있습니다. 현지 사무소의 여유공간에 책상과 의자를 비치해 현지 진출 기업들의 단기 업무공간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베트남에 출장을 오신 분들이 업무를 볼 수 있는 공간이 없어 주로 근처 까페를이용하곤 했습니다. 이에 베트남 사무소는 공간뿐 아니라 인터넷 및 네트워크, 각종 사무편의를 제공해 이용자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고 있습니다. 이메일과 휴대전화 신청만으로도 사용이 가능하고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큰 장점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같이 많은 지원내용을 홍보하는 데 있습니다. 더 많은 현지 기업들이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에 베트남 사무소 기업지원 프로그램 브로셔를 제작해 배포하는 한편, KOCHAM과 공동으로 베트남 내 한국 제조기업 약1,400여 곳에 정기적으로 메일링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브로셔에 제 개인 연락처를 남긴 것 역시 베트남 사무소에 대한 접근이 더 쉽고 원활하게 이루어지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베트남의 산업부로 불리는 MOIT, 과학기술부인 MOST와 지속적으로 교류함으로써 네트워크를 형성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초석을 다져 놓는다면, 향후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 내에서 더 많은 정보를 교류하고 기업을 이끌어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