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기술연구원

지난 2011년 9월, 전국에 일어난 대규모 정전사태. 일명 블랙아웃이다. 이후 해마다 여름이나 겨울이면 우리는 전력대란의 공포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전력예비율이 몇 퍼센트에 불과하다는 소식을 접하며 혹시 모를 정전사태에 대비해야만 하게 된 것. 이처럼 대규모 정전사태에 따른 전력수급 불안이 가중되자,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고효율 유체기계에 대한 수요가 증대되고 있다. 생기원 청정생산시스템연구소 열유체시스템그룹 김진혁 선임연구원의 ‘ICT 융복합 지능형 자가발전시스템’ 기술 개발도 그렇게 시작되었다.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시대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전쟁이 치열하다. 지금까지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던 석탄과 석유 매장량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각종 환경오염 문제와 맞물리면서 친환경 에너지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정부차원에서 ‘에너지 비상대책’ 및 ‘비상시 에너지수급계획’ 등을 수립하며 유가급등과 에너지 수급 차질에 대비하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는 지난 2011년 9월 15일, 전국적인 정전사고가 발생했다. 서울 강남과 여의도 일대를 비롯해 경기, 강원, 충청 등 제주를 제외한 전국 곳곳이 기습적으로 정전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 이후 많은 사람들은 냉·난방 기기의 사용량이 증가하는 여름과 겨울철이면 또다시 발생할지 모르는 블랙아웃 사태를 걱정해야만 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불안정한 전력수급의 대안으로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미 오래 전부터 태양광과 풍력을 이용한 에너지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수력발전 시장이 커지고 있는 추세다. 수력발전이란 높은 곳에서 물이 떨어지는 낙차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 최근 열유체시스템그룹 김진혁 선임연구원팀이 개발한 ‘ICT 융복합 지능형 자가발전 시스템’은 기존 수력발전 방식에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됐다. 댐과 같이 대량의 물이 있는 곳에서만 가능했던 대형 수력발전에 반해 소규모의 전기 생산이 가능한 컴팩트한 시스템을 개발한 것. 향후 도서산간지역과 같은 격오지에 활용된다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유체기계란?
유체(액체, 기체)를 작동물질로 하여, 유체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기계적 에너지로 변환하거나, 기계적 에너지를 유체적 에너지로 변환하여 사용하는 기계.

연구성과

• SCI(E) 4건
AIAA 2014년 8월(상위 20%),
AIME 2014년 5월,
JMST 2015년 1월,
ENERGY 2015년 6월(상위 5%) 게재

• 국제학술지 2건
REPQJ 2014년 4월, JPEE 2014년 4월

• 국제학술대회 9건 발표
2014년 4월 ICREPQ, 2014년 4월 APPEEC,
2014년 9월 IAHR, 2014년 10월 ISFMFE,
2014년 11월 AFORE, 2015년 7월 ISAIF,
2015년 7월 AJK JFEC, 2015년 9월 CMFF

• 국내학술대회 3건 발표
2014년 8월 한국유체공학학술대회,
2014년 11월 한국유체기계학회,
2015년 10월 대한전기학회

• 국내특허출원 3건 및 국외PCT특허출원 2건

• 기고 2건
2014년 11월 ICT 융복합 지능형 유체기계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2015년 7월 엇회전 펌프수차 설계기술 개발 동향(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엇회전 펌프수차를 이용한 에너지 발전시스템
‘ICT 융복합 지능형 자가발전시스템’의 핵심 기술은 바로 ‘엇회전 펌프수차’에 있다. 펌프란 물을 끌어 올리는 것, 수차란 물이 높은 곳에서 아래로 떨어질 때 생기는 에너지를 뜻한다. 즉 끌어올린 물을 다시 아래로 떨어뜨려 생기는 에너지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엇회전이란 블레이드 축을 내축과 외축으로 나누어 상호 역회전시키는 방식으로, 기존에는 하나의 축만을 사용해왔다. 일명 ‘이중반전 프로펠러기술’이라고도 하며, 보통 어뢰용 프로펠러 또는 대형 선박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우수한 직진성과 토오크의 균형성 때문에 소형·경량화 설계기술로 주목받고 있는데, 예를 들어 선박의 경우, 출력을 높이려면 프로펠러의 사이즈 역시 커져야 하는데, 땅에 닿을 위험이 있어 크기의 제한이 있었다. 하지만 사이즈를 줄이는 대신 프로펠러를 두 개 설치하면 같은 출력을 낼 수 있어 더욱 효과적이었던 것. 이와 같은 개념을 펌프수차 개발에 도입, 저용량·저낙차 설치구간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김진혁 선임연구원팀은 이러한 엇회전 펌프터빈을 축류형 타입에 적용했는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 댐과 같이 낙차가 큰 곳에서 사용하는 원심형과는 달리 축류형은 낙차가 작은 곳에서도 사용이 가능하고 소형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게다가 엇회전 펌프터빈은 케비테이션, 즉 기포에 의한 부식을 방지할 수 있어 성능저하를 막을 수 있다. 기존에는 축류형 타입의 경우, 펌프 혹은 수차의 기능만을 갖는 기기를 개발했기 때문에 두가지 모드를 접목한 기술은 국내 최초이며 고부가가치 원천기술로써 주목받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의 미래를 여는 기술
‘ICT 융복합 지능형 자가발전시스템’은 현재 덕적도에서 진행되고 있는 에코아일랜드 사업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풍력과 함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융복합발전시스템을 개발, 적용할 예정인데 쉽게 말해 바람이 불 때는 풍력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바람이 불지 않을 때는 수력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태양광도 마찬가지. 낮 시간에 태양광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쓰고 남은 전기는 펌프를 이용해 물을 끌어올리는 데 사용한다. 그리고 태양광이 없는 밤에 끌어올린 물을 다시 아래로 떨어뜨려 전기를 발생시키는 자가발전시스템인 셈. 약 한 가구당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하는 소수력으로, 섬과 같은 고립된 지역에서 더욱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ICT 융복합 지능형 자가발전시스템’은 태양광, 풍력, 지열 등 다양한 신재생 에너지원과 결합할 수 있고, 날씨의 변화와 무관하게 일정한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독립형 소규모 신재생 에너지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이번 기술 개발은 향후 우리나라가 에너지 시스템 산업분야를 선도해 나갈 수 있는 초석을 다졌다는 데 의의가 있다. 2014년부터 올해 말까지 SEED형 기관고유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번 연구는 이미 논문 및 특허 등 지적재산권을 많이 확보한 상태. 연계과제도출을 위한 대형정부과제를 기획 중에 있으며 향후 정부과제를 통해 더욱 심층 있는 연구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미 핵심원천기술 개발로 신재생 에너지의 미래를 선도하고 있는 생기원. 다가올 미래, 친환경·신재생에너지 분야를 선도하며 우리 삶에 더 가까이 다가올 그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