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전 세계적으로 제조업 혁신 경쟁이 뜨겁다. 앞서 독일이 ICT와 제조업을 융합한 ‘인터스트리 4.0’을 통해 제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일본, 중국 등도 제조업 혁신에 앞장서고 있는 것. 우리나라 정부도 지난해 ‘제조업 3.0’ 전략을 발표하며 2020년 스마트 공장 1만 개 보급을 목표로 산업 생산현장의 스마트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생기원 청정생산시스템연구소 스마트제조기술그룹 조용주 수석연구원팀이 ‘제조공정 지원 온라인 통합 플랫폼’ 기술 개발에 성공해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제조업 실정에 맞는, 한국형 스마트 공장의 미래를 한 단계 앞당긴 것. 나아가 중소·중견기업의 독자적인 기술 경쟁력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 구축에 힘을 보태고 있는 ‘제조공정 지원 온라인 통합 플랫폼’의 미래는 무궁무진하다.

제조 혁신의 시대

2015년 광복 70주년을 맞은 한국 경제의 눈부신 성장은 제조업의 발전과 맥을 같이한다. 하지만 중소·중견기업이 이끄는 제조업은 오늘날 위기 속에 놓여 있다. 5년 새 성장률이 17%(2010년)에서 0.4%(2015년 2분기)로 추락한 것. 글로벌 경기 침체와 수출 감소 속에서 대한민국 제조업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선진국 역시 대기업을 중심으로 시작된 제조업 혁신이 국가 차원 산업 정책으로 이어져 각국이 제조 혁신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야말로 제조업 신(新)르네상스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 우리나라는 지난해 6월, 정부 주도로 ‘제조업 혁신 3.0 전략’을 수립했다. 제조업과 IT를 융합한 스마트 산업혁명을 통해 생산 방식과 제품, 산업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혁신, 제조업에서 창조경제를 구현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리고 전략 수행 방안으로 대두된 것이 바로 ‘스마트 공장’. 스마트 공장은 자동 생산체계를 구축, 모든 공정이 생산에 최적화되도록 하는 것이다. 제조 공정과 제품 모두 첨단 제조업을 지향제조업 전반의 진화를 꾀하고, 국가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제조업 경쟁력 회복 없이는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힘든 만큼, 스마트 공장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다가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국내 중소·중견기업에 맞춘 ‘제조공정 지원 온라인 통합 플랫폼’ 기술을 스마트제조기술그룹 조용주 수석연구원팀이 개발하며 중소·중견기업 스마트 공장화를 선도하고 있다.

중소·중견기업 스마트 공장화를 위한 첫걸음
최근 들어 스마트 공장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지만, 사실 생기원은 이보다 훨씬 앞선 1992년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산·학·연이 공동 참여한‘첨단생산시스템 개발사업’은 사람이 손으로 조립하던 공장 라인을 자동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10년 동안 진행된 바 있다. 한국의 제조·생산 기술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미에서 ‘G7 프로젝트’로 불렸으며, 앞선 기술개발을 기반으로 계속되어온 연구는 2015년 현재, ‘제조공정 지원 온라인통합 플랫폼’이라는 기술로 더 고도화 되었다. 조용주 수석연구원팀의 ‘제조공정 지원 온라인 통합 플랫폼’은 FOPIS(Factory Online Productivity Innovation System)로 명명되며 실제 공정을 설계하고 생산하는 단계의 중소·중견 제조 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제조공정에는 여러 가지 단계가 있다. 보통 제품설계, 공정설계, 제조 및 생산, 판매 및 유통 단계를 거쳐 제품이 만들어지게 된다. 즉, 제품설계 이후 제품이 잘 만들어질 수 있도록 공정설계와 제조 및 생산 단계에 필요한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다. 공장에서 다양한 제품은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는 있지만, 제품을 만들어내는 기계는 외산에 의존하고 있기에, 공정운영 시스템만이라도 국산화를 시키자는 데서 연구는 시작되었다. 이는, 제조 및 생산 단계에서의 에너지, 환경요소를 포함한 제조지식 및 제조 IT 솔루션을 종합적으로 통합해 중소·중견 제조기업의 생산성 향상 및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A부터 Z까지, 통합 솔루션 제공
‘FOPIS’는 총 6가지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 중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이 바로 ‘MES(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이다. 이는 실제 제조 과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프로세스를 관리하는 것으로, 모든 공정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제품 추적, 품질 관리, 재고 관리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생산관리시스템이다. 아무리 복잡한 공정을 거쳤을지라도‘MES’ 시스템을 통해 어떤 제품이 언제, 누구에 의해, 어떤 설비에서 어떤 조건으로 만들어졌는지 추 적이 가능하다. 이는 불량 발생 시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해 대처할 수 있고, 향후 품질개선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해당 기업이 가진 공정 수준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한 평가 툴인 ‘Assess’, 공장을 구성하는 작업자, 설비, 자재, 프로세스를 반영해 공정설계를 미리 예측해보는 ‘Simulation’, 이와 연계하여 실제 문제 발생 시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Smart’, 수집된 데이터를 통한 고도화된 품질분석 시스템인 ‘Dashboard’, 마지막으로 이 모든 솔루션을 적용하고 기술을 검증하기 위한 파일럿 플랜트 ‘CPPS(Cyber Physical Production System)’까지, 각 솔루션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통합 플랫폼을 이루고 있는 것이 바로 ‘FOPIS’이다. 현재 ‘제조공정 지원 온라인 통합 플랫폼’은 각 시스템별 기술 개발에 이어 테스트 베드를 설치해 시범운영 중이며, 이 모든 것을 합한 통합 플랫폼은 내년 하반기 완료될 예정이다. 아직은 조립 산업용 시스템으로 운용되고 있지만, 향후 더욱 고도화된 기술 개발을 거쳐 전 산업에 적용 가능한 솔루션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용주 수석연구원팀의 이번 기술이 훗날 제조공정에 실제 적용된다면, 단순히생산성을 높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기술경쟁력 및 브랜드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국내 실정에 맞는, 전 산업을 아우르는 최초의 기술로 중소·중견기업 스마트 공장화에 생기원이 앞장서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