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기술연구원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 이후 전 세계적으로 핵발전소를 폐지하고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태양광 산업이 자리 잡고 있 다. 이미 태양광 산업은 2010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국내 역시 태양전지 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 세계 곳곳에서 소재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태양광 산업에 대한 관심이 저조해지자 고효율화를 통한 기술경쟁력 확보가 시급해졌다. 이에 생기원 서남지역본 부 광에너지융합그룹은 타겟형 히든챔피언 육성시범사업을 통해 ‘고종횡비를 갖는 다결정 실리콘 태양전지 차세대 전극 제조공정’ 기술 개발에 성공하며 돌파구 를 마련했다. 가격과 효율, 두 가지 모두를 만족시키는 기술 개발로 경쟁력을 갖게 된 것. 특히 다결정 실리콘 태양전지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의 기술로서 우위 를 선점하고 있는 만큼, 미래 에너지 분야에서도 더 큰 내일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미래 신재생 에너지로 각광받는 태양전지

에너지 고갈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대체에너지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은 이미 오래 전 일이다. 특히 2011년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 및 국내 고리원전 1호기의 영구정지가 확정되면서 안전과 환경을 생각한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 흐름에 발맞춰 각광받고 있는 것이 바로 태양광 산업. 특히 태양의 빛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장치, 즉 태양전지에 대한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산업 전반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저비용, 고효율을 위한 기술 개발이 태양전지 분야에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
태양전지는 크게 실리콘 태양전지와 비실리콘 태양전지로 나뉘어진다. 이 중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는 실리콘 태양전지는 다시 단결정과 다결 정으로 나눌 수 있다. 단결정이란 결정방향이 하나인 것, 즉 웨이퍼를 한쪽 방향으로 성장시켜나가는 것으로 효율이 높은 반면 공정비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반대로 다결정은 말 그대로 결정방향이 여러 가지로 공정과정이 쉽고 가격이 싼 반면 효율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생기원 서남지역본부 광에너지융합그룹 정채환 수석연구원팀은 다결정 실리콘 태양전지의 단점이었던 효율을 높이는 기술 개발에 돌입, ‘고종횡비를 갖는 다결정 실리콘 태양전지 차세대 전극 제조공정’ 기술 개발에 성공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로써 다결정 실리콘 태양전지는 기존의 낮은 가격으로 최고의 효율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효율은 높이고 가격은 낮춘 기술
다결정 실리콘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이는 일은 쉽지 않았다. 전 세계 태양전지 시장에서 다결정 실리콘 태양전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60%인 데 반해 국 내에서는 이에 관한 기술 개발이 전무한 상황. 단결정 실리콘 태양전지는 표준화가 되어있어 장비를 구입하고 만드는 과정이 어렵지 않은데 다결정 실리콘 태양전지는 표준화조차 되어있지 않았다.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이는 방법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전류 또는 전압값을 올리는 방법과 저항 없이 전기를 잘 끌어들이는 충실도(FF)를 올리는 방법 이다. 정채환 수석연구원팀은 이 중 전류와 충실도를 올리는 것에 집중했다. 문제는 태양전지 표면을 통해 전기를 얻어내는 기존 방식에서는 전극에 가려지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아무리 태양전지의 면적이 넓어도 전극의 폭이 넓으면 그만큼 가려지는 부분이 많아 손실(Shadow loss)이 생기는 것이다. 때문에 이 폭을 줄이고 전극의 퀄리티를 높이는 기술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기존 전극을 올리는 방법으로는 스크린 프린팅 기법을 사용했다. 태양전지에 스탬프를 찍어내듯이 전극을 인쇄하는 방법이다. 이는 수광면(受光面), 즉 빛을 받는 표면이 적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빛을 받는 표면이 적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따라서 전극의 폭을 줄여 수광면을 넓히는 것이 이 기술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정채환 수석연구원팀이 대안으로 선택한 방법은 바로 그라비어 옵셋(Gravure offset). 미세패턴을 갖는 롤에 전극을 발라 또 다른 일반롤에 옮긴 뒤 웨이퍼 위에 인쇄하는 방식이다. 스크린 프린팅은 미세한 패턴 인쇄가 힘들어 태양전지의 폭이 넓을 수 밖에 없었는데, 그라비어 옵셋을 사용함으로써 그 폭을 좁힐 수 있었고 접촉되는 면이 작아지니 자연히 접촉저항이 줄어들어 충실도가 올라가게 됐다. 또한 미세패턴 구현을 통해 수광면적이 늘어났고, 이는 곧 빛을 받는 면적이 넓어져 전류값을 올리는 결과를 가져와 고효율을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라비어 옵셋을 통해 태양전지의 폭을 좁히고 높이를 올린 ‘고종횡비’ 다결정 실리콘 태양전지가 이번 기술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효율 2% 올리며 세계 최고 기술과 근접
정채환 수석연구원팀은 이번 기술 개발로 다결정 실리콘 태양전지의 효율을 약 2%가량 올렸다. 태양전지 분야에서 단 0.1%의 효율을 올리는 것만 해도 매우 어려운 일임을 감안할 때 2%의 효율을 올렸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태양광 산업이 발전된 독일이나 일본, 미국 등과 비교했을 때 다결정 실리콘 태양전지 분야에서는 국내 유일은 물론, 세계 최고의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정채환 수석연구원팀은 다결정 실리콘 태양전지 외에도 관련 기술 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실리콘 태양 전지뿐 아니라 비실리콘 태양전지 분야까지 연구개발 범위를 넓혀가며, 궁극적으로는 우리 실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태양전지 연구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그라비어 옵셋용 소재를 직접 개발해 원가 절감에도 힘을 보탤 예정이다. 현재 특허 및 논문, 기술이전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는 이 기술은 특히 생기원 ‘타겟형 히든챔피언 육성시범사업’을 통한 성과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기술 개발에서 제품 상용화, 시장 진입까지, 전 과정의 지원을 약속한 생기원은 남은 기간 동안 양산화는 물론, 해외시장 진출도 도울 예정이다. 이미 세계를 앞선 기술로 태양광 산업의 새 미래를 열어가고 있는 생기원. 미래 에너지원으로서의 가치에 기술력이 더해지니 대한민국 태양광 산업의 내일은 더욱 빛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