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기술연구원

원심주조기술, 최고의 수준을 향해

“중소기업은 기술이 생명입니다. 대기업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으려면 반드시 고유한 기술을 가져야 하죠. 그 과정에서 생기원을 만난 것은 그야말로 저희에게 선물 같은 기회였습니다. 김대업 그룹장님과 기술을 고민한 후 기술적으로 막혀있던 여러 부분을 해결할 수 있었으니까요.” (김기열 티엠시 부사장)

2001년 인천에서 창립한 티엠시는 대우 중공업에서 연구소장을 역임했던 조영호 대표가 이종접합 분야에 출사표를 내던지며 출발한 기업이다. 이후 인천에서 전주로 본사를 옮겨오면서 눈에 띄는 성장을 이어갔고, 지금은 부품 산업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에 티엠시 김기열 부사장은 생기원과의 만남이 기업 성장의 가장 큰 밑거름이었다고 전한다.
“저희 기업이 성장한 역사를 살펴보면 몇 가지 포인트가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지점은 바로 생기원과의 만남이에요. 2010년 김대업 그룹장님을 처음 만났는데 이후 저희가 필요한 연구를 함께 진행하면서 기업의 기술력이 가파르게 성장했습니다. 이는 곧 기업 성장으로 이어졌죠. 본래 10억 규모의 작은 회사였는데 지금은 매출 120억까지 내다볼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으니까요.”
티엠시의 성장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기술은 원심주조기술이다. 원심주조란 이름 그대로 원심력을 이용해 파이프를 만드는 기술로써, 단순히 원심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의 문제를 넘어 무게의 경량화와 내마모성 강화, 기포제어 등 다양한 변수를 운용할 수 있어야 하기에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한다고 말하는 김대업 그룹장.

“원심주조란 뜨겁게 끓인 용탕을 회전체에 부은 후, 원심력을 이용해 파이프를 만드는 기술입니다. 말로 설명하면 굉장히 쉽게 느껴지지만 사실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에요.(웃음) 소재 자체가 단단하다보니 일반 파이프를 만드는 프로세스로는 접근이 힘듭니다. 오직 원심력을 이용해서만 주조할 수 있죠. 문제는 두께가 매우 얇아야 한다는 점이에요. 또한 중간에 관리를 조금만 소홀히 해도 기포가 발생합니다. 틈이 생겨도 안돼요. 파이프는 결국 유체를 통과시키는 장비인데 관 안에 틈이 발생하면 모든 물질이 새어나갈 테니까요.”

불량률 50%에서 3% 이하로 ‘뚝’

처음에는 이러한 변수를 모두 조정하는 게 쉽지 않았다. 때문에 출고되는 제품의 품질은 들쑥날쑥했고 불량률은 50%까지 이르기도 했다. 제품 수율이 높은 비율로 이뤄지지 못하자 이는 기업의 매출에까지 영향을 미쳤고 결국 티엠시에서는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사안으로 거론됐다.
티엠시가 내린 해결방안은 ‘직접 원심주조를 하자’는 결심이었다. 사실 티엠시는 원심주조를 직접 제작하는 회사는 아니었다. 원심주조한 제품을 접합하는 기업으로, 그동안 티엠시를 소개할 때 ‘이종접합 전문 기업’ 이라는 수식어가 따라온 것도 바로 이 이유에서다. 하지만 불량률을 낮추고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모든 과정을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 결국 김기열 부사장은 생기원의 ‘뿌리산업경쟁력 강화지원사업’에 지원함으로써 원심주조 분야를 신규사업으로 확장했다. 그 결과 티엠시는 지금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다.
“원심주조란 직선형태의 부품을 주조하는 방법입니다. 헌데 그 과정에 변수가 많아요. 용탕온도, 주입온도, 금형온도, 회전속도, 이형제 코팅횟수, 부품의 두께 등이 그것이죠. 이러한 변수를 잡기 위해 가장 처음에 한 일은 주조응고해석으로 기준을 잡는 일이었습니다. 이 기준으로 공정 변수마다 분석을 시도했어요. 불량의 대표적인 형태로 거론되는 미성형, 기포발생, 부위별 두께 편차 등을 하나하나 잡아갔습니다. 더불어 여름철과 겨울철 온도차로 인한 불량률의 가능성도 염두에 뒀죠.”라고 김대업 그룹장은 말했다.
김기열 부사장은 기업의 기술력 강화를 위해 김대업 그룹장과 매우 긴밀한 소통을 주고받았다. 김제에 있는 생기원 김제뿌리기술지원센터 바로 옆에 부지를 구매해 회사까지 옮겼을 정도로, 김대업 그룹장과의 기술 커뮤니케이션에 열심을 낸 것이다.

“사실 처음에 원심주조 분야에 대한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잘 할 수 있을까 싶었거든요. 그때 김대업 그룹장님을 만나면서 실타래 풀듯 어려움들을 하나하나 풀어나갈 수 있었어요. 특히 김대업 그룹장님은 생각과 마음이 활짝 열린 분입니다. 때문에 인간적인 신뢰도도 높게 쌓을 수 있었죠. 기술적으로 또한 정서적으로 신뢰도가 쌓이면서 지금과 같은 결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김대업 그룹장과 진행한 ‘이송관용 파이프 원심주조 공정최적화 기술’을 통해 티엠시는 정량적, 정성적 측면에서 많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매출은 점차 증가해 2013년 10억에서 올 해 30억, 내년에는 50억 원까지 내다보고 있다. 이는 주조 분야만의 통계로, 회사 전체의 매출을 계산하면 120억 원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뿌듯함을 느낀다는 김대업 그룹장. “수요기업들이 티엠시 제품에 대해 품질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시장 점유율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어요. 실제로 수요기업이 티엠시에 들르면 생기원 투어를 꼭 합니다. 생기원과 티엠시가 가까이 있다는 걸 보면 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는 것 같아요. 이처럼 유기적인 관계가 지속되다보니 저도, 김기열 부사장님도 더욱 동기부여를 받고 있죠.”

앞으로 티엠시는 파이프의 두께를 더욱 얇게 하는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현재 파이프의 두께는 외측관과 내측관 모두 합해 5.5mm인데 이를 4.1mm까지 줄이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김대업 그룹장은 파이프의 두께가 얇아지면 전체적인 무게가 줄어들면서 장비의 CO² 배출량도 크게 감소시켜 줄 것이라 설명했다.
“1.4mm에 많은 것들이 담겨 있습니다. 기술력과 저희의 노력뿐 아니라 보다 쾌적한 환경까지도 그 안에 있죠. 두께를 줄이는 기술과 함께 곡관(구부러진 형태의 파이프) 연구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보다 저렴하면서 내마모성 성능을 높일 수 있는 기술도 연구 중입니다. 또한 건설기계용 뿐 아니라 산업기계 혹은 화학플랜트 분야에까지 활용할 수 있는 파이프를 만들기 위해 함께 고민 중에 있습니다.앞으로 이 모든 연구를 통해 저 역시 계속 성장하고 티엠시 역시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