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속에 우뚝 선 대한민국 로봇기술
전 세계적으로 지능형 서비스 로봇 개발이 한창이다. 미국, 독일, 일본 등 로봇 강국에서는 환자를 돌봐주는 로봇, 집안일을 돕는 가사 도우미 로봇, 식당에서 주문과 서빙을 돕는 웨이터 로봇, 쓰레기를 찾아 수거하는 도로청소 로봇에 이르기까지 무수히 많은 서비스형 로봇이 개발되고 있다. 이는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구조와 무관하지 않다.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인구 노령화와 개인화 등 세계 인구의 생활패턴 변화에 발맞추어 로봇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것.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세계 로봇시장은 약 10조 1,200억 원 규모로 이 중 서비스 로봇의 비중은 2018년, 약 85%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가 지능형 로봇을 10대 성장동력산업의 하나로 선정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세계 3대 휴머노이드 로봇 강국으로 꼽히는 대한민국. 선진국에 비해 다소 늦게 로봇산업에 뛰어들었지만 단기간에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발전해가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생기원 융합생산기술연구소 로봇그룹의 ‘인간형 상반신 로봇을 이용한 물체의 조작·조립 기술’이 있다.

세계 최초, 물체의 조작·조립 가능한 로봇손 개발
로봇그룹 로봇인지제어연구팀이 개발한 ‘인간형 상반신 로봇을 이용한 물체의 조작·조립 기술’은 말 그대로 물체의 조작과 조립이 가능한 고자유도의 상체로봇을 말한다. 기존의 로봇 시스템은 지정된 단순 반복 작업만 가능한 것에 비해 새로 개발된 로봇은 스스로 변화하는 환경을 인지하고 대응하여 작업을 수행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특히 로봇인지제어연구팀의 상체로봇은 핸드(손)를 이용해 양팔 Peg in Hole 작업을 세계 최초로 성공, 0.05mm의 정밀한 조립작업이 가능하다. 쉽게 말해 로봇이 양 팔과 손을 이용해 물체를 스스로 집고 끼워넣는 작업을 수행하는 것인데, 두 물체의 간격이 0.05mm로 이는 사람도 쉽게 끼워 넣을 수 없는 범위 내의 작업이다. 대부분 로봇이 물체를 집어서 옮기는 작업만 수행하는 데 반해 작업능력이 더 정밀해진 것은 물론, 이 기술을 통해 더 다양하고 많은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미 로봇인지제어연구팀은 3년 전 로봇핸드를 개발, 기술이전을 마친 상태로 현재 전 세계 연구원, 대학 등에서 30대 이상 팔려 사용되고 있다. 로봇이론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많아도 실제 하드웨어를 만들어낸 것은 생기원이 처음이다. 이로써 국내는 물론 전 세계 로봇핸드 분야에서 우위를 선점하게 됨으로써 로봇의 더 많은 역할과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로봇기술의 미래를 향한 도약
주목할만한 것은 또 있다. 바로 상체로봇이 50자유도라는 것. 이는 상체 안에 50개의 모터가 있는 것을 뜻하는데, 사람에 비유하자면 50개의 관절이 있는 것과 같다.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전체 중 가장 많은 것이 38개뿐인 것과 비교하면 상체에만 50개의 모터가 들어가 있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기술이다. 모터 하나하나를 다 제어해야하기에 그만큼 많은 연산과 더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손가락 끝에 센서가 없는 것도 주목할만한 점이다. 대부분의 로봇이 센서를 이용해 물체를 인지하고 집는 데 반해 로봇인지제어연구팀의 로봇은 손끝의 센서 없이도 물체를 집고 끼우는 작업 수행이 가능하다. 이는 알고리즘을 단순화시킴으로써 적은 양의 정보로도 하고자 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게 하여 각종 오차와 불확실성 속에서도 정밀한 작업을 수행해낼 수 있게 했다. 철저한 정보와 고가의 센서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 실제 사람과 흡사한 움직임을 통해 늘 변수가 존재하는 다양한 환경에서도 작업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로봇인지제어연구팀의 이번 개발 기술은 오랜 시간과 비용, 인력이 총 집약되었다. 이는 일상에서 인간과 공존하며 인간생활을 지원하는 로봇 개발이라는 목표 아래 하나씩 차근차근 진행되어 왔다. 조립 공차 0.05mm의 작업과 50자유도, 힘센서 없이 물체 파지 및 조작 등 기존의 기술을 뛰어넘는 세계 최고의 기술로 로봇기술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생기원 로봇그룹. 생산현장과 일상생활에서 인간과 함께 협업하는 로봇을 마주할 날이 머지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