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기술연구원



최근 개발한 ‘금속 3D프린팅을 활용한 고강도 순수 티타늄 소재·부품’ 기술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3D프린팅에는 여러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분말을 표면에 도포하고 그 위에 전자빔 또는 레이저와 같은 열적 소스를 가하여 녹이는 방식과 분말을 위에서 녹인 상태에서 불활성가스를 가압하여 적층가공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저희는 전자에 해당하는 ‘파우더베드’라는 방식에 열적 소스로 전자빔을 선택하였습니다. 생체의료용 소재에 있어서 일본과 미국, 유럽 등 많은 나라들이 연구개발 중에 있고, 대부분 티타늄 합금(Ti-6%Al-4%V), 코발트-크롬 합금을 주로 하는데 저희는 같은 금속 3D프린팅기술이지만 소재를 달리하여 순수 티타늄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가볍고 인체에 적합한 순수 티타늄으로 강도를 높였다는 것이 다른 연구와 비교하여 차별화된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기술 개발로 3D프린팅기술의 국내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연구개발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가장 어려웠던 점은 역시나 두려움이었습니다. 아무도 해보지 않은 것을 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반응이었죠. 대부분 티타늄에 알루미늄 혹은 바나듐 합금으로 제품을 많이 만들다보니, 연구자들은 거기에 알루미늄 또는 바나듐을 제외한 다른 원소(Nb, Ta, Ge, Sn 등)를 선택하여 새로운 티타늄 합금 소재를 개발하는 연구를 많이 시도하였습니다.
순수하게 티타늄으로만 하자며 제안했을 때 실제 ‘이게 말이 돼? 강도가 안 나올 텐데’라는 반응이 많았던 게 사실이에요. 대부분의 연구기술들은 열가공기술, 즉 열처리와 가공을 반복해 소재 내부에 미세분산상을 형성하여 미세하게 물성을 향상시키거나 소재가 파괴되기 직전까지 극심한 소성변형을 통한 극미세조직을 형성하여 소재의 강도를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은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 손실이 많은 방법이죠. 그러나 우리는 3D프린터를 이용해 전자빔 출력이나 스캔 스피드 등의 조절만으로 소재의 강도를 올리고 제품에 직접 열처리를 해서 강도를 향상시키는 방법을 통해 더 저렴한 비용으로 빠르게 강도를 높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티타늄 합금의 강도가 1GPa(기가파스칼)인데, 순수 티타늄만으로는 0.3~0.4GPa밖에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 강도가 2배 이상, 1GPa에 근접해 있을 정도로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앞으로 국내 금속 3D프린팅기술의 전망은 어떤가요?
금속 기반 3D프린팅기술은 세라믹, 플라스틱에 비해 그 파급효과가 매우 큽니다. 산업적 수요도 매우 높은 편이죠. 특히 의료 분야가 그렇습니다. 그동안 고관절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대부분 생체삽입용 금속소재를 사용하는 데 있어서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야 할 뿐 아니라 가격도 매우 비쌉니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로 의료용 소재를 만들면 지금 가격의 절반 이하로 제작이 가능해 막대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의료용 소재를 넘어 항공 및 우주, 자동차 소재로까지 점차 범위를 확대시켜 나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국내의 의료산업, 특히 생체의료용 소재 산업 분야는 크게 발달하지 못했습니다. 대부분의 의료용 소재 부품들은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서 수입하고 있습니다. 기술 개발은 물론, 연구 환경 개선도 반드시 필요하죠. 금속 3D프린팅 분야에서 미국이 앞설 수 있었던 것 역시 의대와 공동 연구를 통해 제품을 바로 환자에게 이식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제품에 대한 공정 모두 FDA의 허가를 받은 것으로 우리 역시 앞으로 GMP인증(의료기기인허가)을 통해 제품 상용화까지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지금처럼 열정이 있는 연구자들과 함께 국내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더 큰 성과를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