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기술연구원

현대사회에서 전기는 물이나 공기처럼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다. 이러한 전기를 손쉽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전류 개폐 부품인 전기접점이 꼭 필요하다. 전기접점은 두 개의 금속표면을 접촉시켜 전류의 통로를 만드는 부품으로 스위치, 릴레이 등에 사용되는데, 이는 우리가 사용하는 전자제품, 자동차 등 생활 곳곳에서 그 쓰임새가 다양하다. 신생금속공업㈜은 이러한 전기접점과 저온 특수 용접봉을 생산하는 업체로 경제·산업 발전이 시작되던 70년대 초기에 설립되어 한국 전기 산업 성장과 발걸음을 함께 해왔다. 산업화 정책과 건설붐이 맞물리면서 집집마다 전기접점이 안 들어간 곳이 없었고, 그로 인해 수요량이 증가하면서 회사의 기반을 다지게 되었다.

전기접점은 전기 사용의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이는 전기접점 부품 산업의 사양이 희박함을 의미하지만 신생금속공업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소재와 형태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부품의 재료구성은 이미 특화되어 있고 타 업체들과 공유되어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결국 차이는 산업발전 속도에 맞춰 부품의 형태를 발 빠르게 변화시키는 일이죠. 모양은 단순하게, 무게는 가볍게, 수명은 더 길게, 그리고 재질은 사회적 변화에 맞춰 친환경적으로 변모시키는 것이 관건입니다.” 라고 기술연구소 이두희 연구소장은 말한다.
이를 위해 신생금속공업은 단순한 찍어내기식 부품 생산에서 벗어나 소재연구에서 제품화에 이르기까지 전 공정의 일괄 생산체계를 갖추었다. 뿐만 아니라 2012년 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2013년 한국희소금속산업기술센터 연구소 입주를 통해 부품 다변화를 위한 연구개발에 몰두 중이다.

●

형태 진화의 선두주자
귀금속 전기접점이라는 명칭은 제품 특성상 전도율이 가장 높은 귀금속을 주요 성분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접점 부품은 세탁기 버튼, 전등 스위치, 자동차 클랙슨과 오일 게이지, 두꺼비집 등 일상 제품에서 자동제어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만큼 부품의 형태도 다양하게 요구된다. 형태는 크게 리벳 형태(Rivet Type/대갈못 형태)와 플레이트 형태(Plate Type/판 형태)가 있고, 각 형태의 구성은 솔리드 타입, 클래드 타입, 버튼 타입 등으로 나뉠 만큼 다양하다. 신생금속공업이 일괄 생산체계를 갖춘 건 바로 이러한 다양한 형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다양한 형태의 부품을 양산체제로 진입시키는 위해서는 관련 제반 설비 및 기술력 확보는 물론 가격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자동제어시스템의 활용 영역이 넓어지면서 플레이트 형태의 부품 수요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낮은 양품율의 기존 생산 방식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개발이 절실했다. 이를 위해 신생금속공업은 플레이트 형태를 제작하면서 생기는 스크랩(자투리)을 최소화할 수 있는 클래드(Clad) 기술개발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기존 플레이트 형태의 전기접점 제작과정은 어린 시절 많이 먹던 달고나처럼 모양을 찍어내는 프레스방식과 흡사하다보니 형태를 찍어낸 후 스크랩이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양품율 35%, 스크랩 65%로 스크랩을 재활용할 수는 있지만 재활용 가공비가 발생한다.
“클래드 기술은 밥솥이나 프라이팬의 3중 구조 바닥면처럼 구성되는 방식으로 테이프형식의 은 용접제 위에 판 접점을 올려 전기로 은 용접제를 녹이면서 부착하는 기술입니다. 기존 방식과는 달리 제품 전체가 전기접점이다 보니 스크랩 발생이 전혀 없습니다. 다만 서로 성질이 다른 금속을 이어 붙이는 기술이 까다롭고, 이를 해결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이 기술은 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어 여러모로 필요한 기술입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상용화된 기술이지만 국산화하기 위해 연구 중이며, 현재 기술의 60% 이상을 확보한 상태라고 이두희 연구소장은 말한다.
신생금속공업의 노력은 저온 특수 용접봉 생산에서도 계속된다. 저온 용접봉은 기존 용접봉이나 전기 용접봉으로 처리할 수 없는 특수 영역에 필요한 용접봉으로 용접 시 해당 부위가 불순물 없이 깨끗해야 최고의 접합 상태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불순물 제거 용제를 사용하는데, 기존 방식은 용접봉을 용제에 담갔다가 용접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현재 용접봉에 직접 용제를 코팅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전기 용접봉의 외피가 용제라는 점에서 착안했지요. 단순 외피가 아닌 코팅 형식을 취하면 사용자가 작업을 훨씬 수월하게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이두희 연구소장은 제품의 요소요소 세심한 부분까지 고객만족과 품질 우위를 점유하기 위한 신생금속공업의 노력이 ‘한마음 한뜻으로 모든 일에 최선을 다 하자’는 회사의 사훈과 맞닿아 있다고 말한다.

●
생기원과 협력을 통해 세계 글로벌 리더를 꿈꾸다
연구개발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점은 현장, 경험 중심의 기업 활동을 이론적으로 체계화 시키는 일이다. 기술과 연구 인력이 확보되어야 가능한 일인데 단시간에 축적 가능한 일은 아니다.
“중소기업의 가장 어려운 점은 맨파워와 설비투자입니다. 회사가 꾸준히 성장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자체적으로 고급 기술과 인력 확보가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연구 인력을 확보하고 방향성을 잡기위해 생기원과 협력하게 되었습니다.”
이두희 연구소장은 공동연구를 통해 생기원과 연을 맺었고, 한국희소금속산업기술센터에 파트너기업으로 입주, 해당 연구 인력을 활용하여 친환경 전기접점부품 기술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전기접점 부품의 주 합금 원료는 카드뮴(Cd)입니다. 성능은 가장 좋지만 인체에 유해하기 때문에 사람과 접촉이 잦은 제품에는 사용이 제한됩니다. 당연히 친환경적인 방법을 모색할 수밖에 없었죠. 구리(Cu), 주석(Sn), 니켈(Ni), 팔라듐(Pd), 금(Au) 등을 최적의 성능을 갖춘 비율로 합금하는 것이 큰 과제였지만 생기원의 공정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기술력 덕분에 많은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신생금속공업은 업계에서도 가장 빠르게 부품의 다변화를 꾀했다. 이제는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부품 소재의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기 위해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으며, 생기원과의 협력이 그 도약의 발판이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