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기술연구원

뿌리가 튼튼해야 나무가 잘 자란다고 했다. 줄기와 잎이 제아무리 아름다워도 뿌리가 튼튼하지 않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주저앉고 만다. 용접은 전 산업의 기본이 되는 대표적인 뿌리산업이다. 세계를 호령하고 있는 한국의 조선산업이나 IT 산업도 용접공정이 없었다면 지금의 위상은 없었을 것이다. 디엠티대명㈜은 생산기반 기술의 중요한 축을 이루는 용접기술이 발전 없이 정체되어 있는 것이 안타까워 젊은 개발자들이 뭉쳐 설립한 회사다. 이 회사가 용접 R&D 전문회사로 우뚝 서는 데 생기원의 역할이 큰 몫을 했다.

● 고부가가치 용접기술은 물론, 장비 개발까지
박형규 대표는 창업 이전 용접 관련 회사에 근무했다. 하지만 신기술 개발에는 별 관심 없이 오랜 습관대로만 움직이는 조직에 염증을 느끼고 제대로 된 용접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연구개발 중심의 디엠티대명을 설립했다.
“생기원 남대근 수석연구원과는 전 직장에 근무할 때 공동 연구를 하면서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창업할 때도 남 수석연구원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디엠티대명은 2011년 4월 생기원으로부터 창업을 지원받고 연구도 함께 진행하면서 1년도 되지 않아 12억 원의 매출 실적을 올렸다. 이 같은 실적은 기술개발에서 비롯됐다. 디엠티대명의 장점은 끊임없는 R&D. 이종 용접에 관심이 많았던 박 대표는 특수 용접 재질의 육성용접(오버레이 이종 용접) 기술을 국산화하는 데 주력했다.
‘육성용접’은 흔히 하드페이싱(Hardfacing, 금속 표면경화 육성)이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금속설비 표면에 특수 용접재료를 이용해 용접함으로써 내마모성을 강화하고 경도를 한층 높이는 작업이다. 이는 발전 플랜트 설비 주요 부품의 내마모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되는데, 특히 새로운 설비를 제작하거나 사용중인 금속설비가 마모되어 보수를 필요로 할 때 적용된다.
“국내에 육성용접을 하는 업체는 많지만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업체는 별로 없습니다. ‘수요가 있고 용접기술만 있으면 할 수 있으니까’라는 마음으로 시작이야 할 수 있겠지만, 육성용접은 용접기와 용접 재료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은 기술입니다. 하지만 재료의 대부분이 값비싼 외산이라는 것이 문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디엠티대명은 육성용접의 값비싼 재료를 적게 사용하면서도 동급의 내마모성을 갖는 신기술 개발은 물론 용접 자동화기기까지 개발하여 성진지오텍(現 포스코플랜텍)의 12억 원 수주를 따낼 수 있었다.

● 생기원의 노하우 100% 활용
디엠티대명을 대표하는 이종 육성용접 기술은 주로 석유화학 플랜트에 적용되는데, 특히 원자력 발전설비의 압력용기나 열교환기 등의 배관라인에 필요하다. 납품 자체가 발전 플랜트 단위의 큰 프로젝트다보니 납품은 국내 메이저업체에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수출이 목표라고 박 대표는 말한다.
디엠티대명은 기술개발에 그치지 않고 ISO9001, ASME “U”, “S” 등 국내외 각종 규격과 인증을 획득했다. 특히 ASME “U”, “S” 인증은 미국기계기술자협회가 발간한 압력용기 및 보일러 설계, 제작, 검사에 관련된 규정집에 따라 제작업체가 구축한 품질관리시스템을 검사하여 부여하는 인증서로 중소기업으로서는 획득하기 상당히 어려운 규격이라고 남대근 수석연구원은 강조한다.
“디엠티대명은 기술개발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습니다. 매출 올리기에 급급하기보다 지식재산권을 차곡차곡 쌓아 내실을 챙기는 회사입니다. 이번에 ‘2014년 연구개발특구 기술사업화대상 기술사업화 우수사례’ 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것도 그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 우수상을 수상한 기술은 디엠티대명과 생기원, 부산대학교가 공동 연구하여 개발을 완료한 ‘FPSO용 고내식 내마모 핀치 바디 개발’. 디엠티대명에서 아이디어를 제안하여 2013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12개월 동안 총 4억 4천만 원의 사업비로 진행됐다. 핀치 바디는 해양플랜트에서 위치고정 시스템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으로 내식성과 내마모성이 특히 요구되는 부분이다. 심해용 플랫폼(FPSO, SPAR 등) 설비가 시장을 주도할 전망이어서 국산화 기술이 필요하다고 박 대표는 판단한 것이다.
“기술적인 면에서는 자신 있었지만 기술을 분석하고 자료화시키는 작업, 제대로 개발됐는지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생기원의 도움을 받음으로써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기술을 실용화할 수 있도록 꿰어주는 작업을 생기원에서 해준 셈이죠."

● 초심을 잃지 않고 스텝 바이 스텝
기술개발을 통해 디엠티대명은 지식재산권까지 꼼꼼히 챙겼다. ‘인코넬 표면 용접 육성면 힌지축을 가지는 핀치바디’에 대한 특허를 취득한 것은 물론,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해외 유명 학회지인 「WCCM XI(전산구조공학)」에 논문을 게재하는 쾌거도 있었다. 이를 통해 벤처기업 인증과 연구개발 전담부서 인증, 부품소재전문기업 인증까지 취득했다. 또한 육성용접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용접 자동화기기를 자체 개발하게 된 것도 큰 성과다.
기술력을 차곡차곡 쌓아나가니 거래처도 하나 둘 늘어났다. 포스코플랜텍을 비롯해 한텍과 GS엔텍, 세유프렌지 등과 거래중이고, 대규모 화공플랜트 전문회사들도 디엠티대명의 기술을 눈여겨보고 있다. 매출 규모도 2013년 17억 원에서 지난 해는 27억 원으로 껑충 뛰었고, 올해 매출 목표는 40억 원으로 늘려 잡았다. 현재 진행되는 대로라면 4~5년 내 100억 원의 매출도 내다볼 수 있지만 박 대표는 빠른 성장보다는 내실을 챙기면서 스텝 바이 스텝으로 꾸준하게 회사를 키워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초심을 잃지 않고 ‘돈을 쫓기보다 기술연구를 추구하는’ 착한 경영마인드가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여긴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