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기술연구원

생기원 호남지역본부가 광주에 뿌리를 내린 지 올해로 12년 5명의 박사 체제로 시작한 본부가 이제는 40여 명의 박사와 100여 명의 연구원을 둔 호남지역의 생산기술 혁신 선도기관으로 성장했다. 커진 볼륨만큼 올해는 ‘질적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밝힌 이종호 본부장으로부터 호남지역본부의 2015년 경영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 호남지역본부의 역할에 대해 소개해주십시오.
: 2003년 5월 문을 연 호남지역본부는 올 5월이면 설립한지 만 12년이 됩니다.

생기원 호남지역본부는 그야말로 정부출연연구기관 지역본부의 효시라고 할수 있습니다. 당시만 해도 중소기업들은 산학을 중심으로 R&D가 이뤄지고 있었는데, 광주에 생기원 지역본부가 생기면서 그 지역에 뿌리내리고, 중소기업의 애로기술을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보고 기계연·에기연·전기연 등 다른 출연(연)에서 속속 지역본부를 설립했습니다. 생기원이 롤모델이 된 셈입니다.
그동안 호남지역본부는 지역 중소기업의 애로기술 개발에 몰두하며, 한 해 평균 450여 개의 지역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기술지원, 시제품 제작지원, 시험분석지원, 기술지도 등 1만여 건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지역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 호남지역본부가 지역 생산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중점적으로 육성하는 분야는 무엇인가요?
: 우선 호남지역의 대표 전략산업인 광산업을 비롯해 자동차산업, 에너지산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광주는 광산업을 집중 육성해 왔지만, 사실 이 지역산업의 80%는 자동차 부품 산업이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자동차의 동력 부품소재 기술을 집중 육성하는 한편, 광·에너지융합기술, 나노융합 디스플레이 및 조명기술, IT융합 농기계시스템 등 딱 떨어지는 한 분야가 아닌 핵심기술 개발과 R&D 기반 고도기술 지원, 생산기반기술 지원 등 타 산업과의 융·복합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 그렇다면 중점 육성 분야 중 호남지역본부를 대표하는 기술은 어떤 것입니까?
: 많은 기술이 있지만 그중에서 ‘저가 공정기술을 이용한 고효율 OLED 조명 제조 기술개발’ 등 신개념 OLED 개발을 꼽을 수 있습니다. OLED 조명은 양극과 음극 사이에 유기물층을 두고 전류를 흘려보내 유기물층에서 빛을 발생시키는 유기 발광 반도체입니다. 점 조명 형태인 LED와 달리 OLED 조명은 얇고 넓은 면에서 빛이 나오는 면광원으로, 눈부심과 발열이 없어 인간 친화적인 감성조명을 실현할 수 있는 광원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전까지 OLED 관련 연구는 대부분 고효율에 맞춰 연구했는데, 우리는 광원을 상용화하는 쪽에 초점을 맞춰 ‘크게’ 그리고 ‘저렴하게’ 개발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이 부분에 있어 세계 수준의 특허와 논문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이 기술을 통해 상대적으로 연구개발 투자가 힘든 중소·중견기업이 OLED 조명 기술을 실제 상용화 기술로 연계할 수 있도록 통합 인프라를 구축하려고 합니다. 중소·중견기업을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한 산업모델로 발전시켜 이상적인 미래 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또 하나는 신재생에너지 기술입니다. 사실 호남지역이 전지산업의 메카인데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지난해 우리 호남지역본부와 광주시가 태양광산업 클러스터 조성에 맞춰 ‘태양광 테스트베드’ 구축을 완료했는데, 주요 사업은 박막태양전지용 소재 및 셀 제조, 광학·전기적 성능 평가 시험으로 우리 본부에서는 셀 제조기술부터 태양광 제품 시험분석, 성능검사,
실증 및 신뢰성 검증 인프라를 구축하고 연구개발과 기업지원 업무에 만반의 준비를 마쳤습니다.

▶ 지난해 나노기술집적센터 설립 10주년 기념식이 있었는데, 센터가 갖는 의미와 대표적 성과를 소개부탁드립니다.
: 나노기술집적센터는 호남지역본부장으로 오기 전 센터장으로 오래 근무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애착이 많이 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에서는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박막태양전지 분야 나노공정 및 장비개발 등 R&D부터 산업화까지 일괄 지원하고 있으며, 설립 이래 지금까지 나노융합 광에너지 분야에 특화해 산학연 기술지원서비스 및 플랫폼 기술개발을 수행해 왔습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호남지역본부가 300억원 규모의 ‘OLED 조명산업 클러스터 조성사업’ 주관 사업자로 최종 선정되는 의미 있는 성과도 거뒀습니다.
나노기술집적센터는 ‘나노기술 선진 3대 강국’을 실현한다는 비전하에 설립돼 나노 분야의 대형 R&D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430여 평의 대형 클린룸은 물론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분야 산업화 지원을 위한 각종 장비들을 보유하고 있
다 보니 유지비가 굉장히 많이 듭니다. 때문에 센터를 자체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어서 어떻게 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센터를 운영할 수 있을지 다각적으로 고심하고 있습니다. 보다 상품성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그
방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전주 친환경부품소재센터가 지역본부로 승격되어 호남지역본부가 ‘서남지역본부’와 ‘전북지역본부’로 분리될 계획이라는데, 그 배경은 무엇이며 지역을 나눌 만큼의 산업 볼륨이 있나요?
: 사실 지리적으로도 호남지역본부가 호남권 지역의 기업들을 모두 아우르기에는 무리가 있었고, 근본적으로 지자체가 나누어져 있기도 합니다. 산업 규모 면에서도 2013년 기준 호남지역본부가 기술지원 1만7천여 건, 연구 성과도 400여 건에
육박하는 만큼 지역을 나누기에 충분하다고 봅니다. 산업 면에서 서남지역본부는 나노기술집적센터를 활용하여 광산업을, 전북지역본부는 탄소 소재 등 뿌리산업을 특화산업으로 하는 마스터플랜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호남지역본부의 2015년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먼저 올해는 지역 특화산업으로 지정한 사업에 선택과 집중을 할 계획입니다. 지역 특화산업을 기획 단계에서부터 참여하여 사업을 만들고 개발하여 중소기업에 이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갈 방침입니다. 또 기술의 질적 향상에 더욱 초점을 맞춰 고부가가치 기술을 개발하고 특허도 우수 특허, 국제 특허를 취득할 계획입니다.
두 번째로 지난해에는 본원에서 ‘타겟형 히든챔피언 육성 사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술 고도화, 해외인증 등 시장 맞춤형 사업화연구를 지원하며 기관의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했는데, 올해는 그 일환으로 충청·경기·호남 3개 본부가 융합과제를 수행할 예정입니다. OLED 실용화와 관련된 기술로 3개 본부가 3년간 협력하여 수행할 계획입니다. 이 외에도 전기차용 배터리 등 타기관에서 연구하지 않는 부분을 기획부터 주도적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책임자들을 비롯한 연구원들과 의사소통 자리를 많이 만들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행정적 발전을 도모할 계획입니다. 본부내 효율적인 의사결정 시스템과 개개인의 업무능력 향상을 위한 시스템 구축에 노력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보다 효율적인 제도적 장치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세워 나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