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기술연구원

단조 분야 원가절감의 핵심 기술, 생기원 기술지원으로 실용화

21세기 기업을 이끌어가는 경쟁력은 ‘기술력’이라는 말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연구인력 부족과 열악한 경영환경으로 기술개발에 어려움이 많다. 경남 김해에 위치한 칼텍㈜은 생기원 동남지역본부의 기술지원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중소기업의 성공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링 롤링 밀(Ring Rolling Mill) 설비에서 제조까지

건설 중장비나 선박, 발전기에 들어가는 대형 링 부품을 단조 생산하는 칼텍은 지난 2005년 1인 설비사업자로 문을 열었다. 단조란 고온에서 금속을녹인 뒤 기계나 해머로 여러 번 두드려 원하는 모양을 만드는 가공 공정으로 6대 뿌리기술 중 하나다. 칼텍 이태순 대표는 회사 설립 이전 단조 회사에 근무하면서 일본과 독일의 링 롤링 밀을 눈여겨보며 원리를 터득해 설비 제작 회사를 창업했다. 링 롤링 밀은 기어 등을 제작할 때 필요한 건설기계부품 제작 원자재로, 이를 케이크처럼 잘랐을 때 ‘ㄷ’자 ‘ㄴ’자 등 다양한 단면이 나올 수 있게 생산해 깎는 양을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운 좋게도 창업 당시 국내 풍력발전 산업의 호황으로 풍력타워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인 플랜지를 자체 제작하면서 창업 초기 수주 100억을 달성했습니다. 2008년에는 매출 200억 원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했지만 수요가 점차 적어지더니 2009년부터는 매출이 반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샴페인이 너무 일찍 터졌던 겁니다.”
이때부터 이태순 대표는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설비 제작은 계속하면서 구조적으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그리다 보니 자연히 기술개발에 눈을 돌리게 됐다. 2011년 프레스 기기를 들이면서 본격적으로 단조 제품 개발을 시작, 지금은 명실상부한 국내 유일의 링 롤링 밀 설비 및 제조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설비를 가지고 임가공만 할 때는 고객의 설계도대로만 만들면 그만이었는데, 직접 단조품을 개발 생산하다 보니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돼 고객만족도가 월등히 높아졌습니다. 기술개발이 회사 운영의 중요한 기반이 된셈입니다.”

원가 절감에 탁월한 프로파일 롤링 기술

2010년 자체 설비를 통해 제품 개발을 시작하면서 생기원과의 인연도 시작됐다. 칼텍과 생기원의 인연은 조금 특별하다. 이 회사의 기술연구소 성낙문이사와 생기원 이 선임연구원은 대학 선후배 사이로, 애초 모교 연구실과 산학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가 이 선임연구원이 생기원으로 들어오면서 인연이 이어진 것이다. “설비가 갖춰지고 제조에 대한 열정이 결합하니 아무도 못 말리겠더군요. 칼텍의 도전정신에 저희는 그저 이론을 더했을 뿐입니다.”라고 말하는 이 선임연구원은 생기원과 칼텍을 가장 이상적인R&D의 전형이라고 말한다.
칼텍이 지난 2013년~2014년에 생기원과 함께 수행한 형상단조(스윙 베어링 서포트) 기술개발 과제는 칼텍의 근성을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보통 산-연이 함께 개발하는 과제의 경우 어느 정도의 결과치만 나오면 되는데, 이 경우는 볼보와의 계약으로 2년 내에 개발을 완료해 납품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론과 현장 테스트에 조금의 오차도 허용할 수 없었기에 현장 테스트만 무려 46차례 시행되었고, 결국 3년 6개월만에 개발이 완료됐다. 납기일은 상당히 지체됐지만, 볼보 측으로부터 “고맙다”라는 말을 들었다. 칼텍에서 개발한 프로파일 롤링 기술은 제품 형상에 가깝게 만들어 소재의 절삭을 최소화해 상당한 원가 절감을 이루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 기술을 생기원과 함께 개발했다.
당시를 회상하며 이 선임연구원은 “연구실에서의 설계는 가장 이상적인 조건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현장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수차례 반복되는 테스트 과정이 질릴 법도 한데 끈덕지게 매달리는 칼텍의 연구개발에 두손두발 다 들었습니다.”라고 말하며 칼텍의 연구 투혼에 혀를 내두른다.

설비의 유지보수·기술의 데이터베이스화

칼텍이 링 롤링 부품을 자체 개발하는 데는 설비가 중요하다. 회사에 설비를 도입한 지 4년이 지났지만 계속해서 업그레이드하여 늘 최신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칼텍은 생기원으로부터 다양한 형태의 해석 데이터를 제공받아 지속적인 설비 업그레이드를 실현, 결과적으로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형상 링롤링 밀 설비를 제작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최고의 기술을 보유했다 하더라도 그 기술을 유지보수하는 일도 중요하다. 칼텍은 기존 ERP 시스템을 도입하는 대신 자체적으로 개발한 영업 및 생산관리 시스템을 사용하여 현장의 정보를 실시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있다. 현장 작업자의 노하우에 의존하는 방식에서한 단계 업그레이드하여 모든 과정을 데이터화해 확률화할 수 있도록 현장을 관리하는 것이다. 볼보에 납품하고 있는 아이들러 장비의 경우, 데이터가 이미 많이 쌓였기 때문에 데이터대로만 제작하면 된다. 이렇게 칼텍은 비선형 확률 싸움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해외에서도 이미 일본을 앞섰다는 평가를 받으며 기술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칼텍은 최근 국내외 수주가 꾸준히 늘어 012년 67억 원이던 매출이 2013년 138억, 2014년 140억으로 껑충 뛰었다. 올해는 매출 목표를 180억 원으로 늘려 잡았는데, 정초부터 반가운 소식도 들렸다. 생기원과 함께 개발한 스윙 베어링 서포트를 현대중공업에도 납품하게 된 것. ‟뭔가를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고민을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알아준다는 것은 상당한 모티브가 되는데, 그 역할을 생기원이 해주었습니다.”라고 말하는 이태순 대표. 칼텍이 생기원과 만나 기술 개발을 시작한 것은 ‘신의 한수’였다.

칼텍㈜(www.kaltek.co.kr, 대표 이태순)은 다양한 최신 사양의 링롤링 밀(Ring Rolling Mill)과 프레스기로 설비 제작은 물론 단조 링롤링 제품을 개발, 생산하는 국내 단조 업계 대표 브랜드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