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기술연구원

이종소재 접합기술 개발 지원 기술 국산화, 원가절감으로 기업 갱쟁력 강화

대구특수금속은 자동차 클러스터 다이얼, 휠캡, 인서트 판넬 등 자동차와 가전제품의 내/외장재를 주로 생산하는 제조업체이다. 기업 내 매출 대부분을 현대자동차와 LG전자가 차지하고 있으며, 가전계열의 경우 LG전자에 독점 공급을 할 정도로 품질 경쟁력이 우수하다. 그러나 대구특수금속은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금속-고분자 이종소재 접합공정 기술개발’을 통해 원가 절감과 품질 향상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기업의 경험과 생기원 분석 메커니즘의 만남

대구특수금속의 주력 제품 중 하나인 클러스터 다이얼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계기판을 가리킨다. 국내차인 아반떼와 투싼, 제네시스와 K7뿐만 아니라 독일 폭스바겐 VW-Polo에도 대구특수금속에서 납품하는 클러스터 다이얼이 사용된다. 기업에서는 필름인서트 성형 및 입체 성형, 고강도 아크릴 하드코팅 기술 등 다양한 자동차 및 가전제품의 내/외장재 제조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대구특수금속은 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대자동차의 1차 벤더로서 2009년에는 대구광역시 스타기업으로 선정되었고, 2011년까지 매출 성장을 이어왔다. 그러나 2012년, 기업의 성장 둔화로 매출이 떨어지고 동종업계 성장률 평균인 9%보다도 낮은 성장세를 보였다. 치열한 자동차 부품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할 시점이 찾아온 것이다. 대구특수금속에서는 새로운 공정기술 개발로 품질 및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성장통극복지원사업’으로 생기원의 문을 두드렸다. 개선이 필요한 영역은 접착테이프를 사용해 알루미늄 휠캡을 플라스틱 휠허브에 붙이는 공정. 기존 접착테이프에 문제가 있어 일체형 사출성형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었다. 대구특수금속 기술연구소 정민화 차장은 문제점을 이렇게 짚었다. “제조단계에서 접착테이프가 접히거나, 위치가 틀어지는 등의 불량이 발생했습니다. 접착테이프가 늘어져 밀리면서 휠허브에 휠캡이 떨어질 수도 있어 접착력이 좋아도 테이프의 접착력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접착공정이 생략되면 원가 절감 효과도 있지만 불량률이 확실히 낮아져서 생산성 향상에 큰 도움이 됩니다.”
1차 시도로 접착공정을 생략하고 바로 일체형 사출성형에 돌입했다. 처음에는 알루미늄과 플라스틱이 제대로 접합된 것처럼 보였으나, 휠캡과 휠허브가 금방 분리되었다. 생기원의 기술지원이 빛을 발한 것은 바로 이 지점. 공정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의지로 기업에서 일체형 사출성형이라는 아이디어를 내놓았지만, 알루미늄과 플라스틱이라는 이종소재의 접합 메커니즘 분석에는 생기원의 도움이 필요했다. 김양곤 선임연구원은 주사전자현미경으로 10만 배 확대해 알루미늄 캡의 표면을 관찰했다. 접착제없이 플라스틱 휠허브가 결합되기에는 알루미늄 휠캡의 표면이 너무 매끄러웠다. 2차 시도로 휠캡과 휠허브 양쪽에 물리적 요철을 형성하여 접합력을 향상시키는 개선안을 도입해보았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일시적인 접합은 이루어지지만 기본적인 접합력이 약한데다, 금속과 플라스틱 가공단계가 추가되어 공정 간소화의 의미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리버스 엔지니어링으로 경쟁사 제품 분석

“해외에 유사 기술개발 사례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일본의 코로나 공업에서 이미 표면 접착력을 높인 금속 처리품이 존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코로나 공업의 알루미늄 시트표면을 분석하니 알루미늄 표면에 약 40~100nm 크기의 미세한 구멍이 있었습니다. 다공성 표면에 용융된 수지가 침투하여 접합면이 파괴되지 않고 견고하게 접합되는 원리였습니다.”
김양곤 선임연구원은 외산 기성품의 표면을 분석한 뒤 정민화 차장과 함께 시제품 연구에 돌입했다. 온도와 압력을 모두 높여 고분자 용융재의 유동성을 향상시키고, 다공성 금속 표면에 침투율을 높였다. 그 후 일체형 사출 테스트 제품을 제작해 인장 강도를 테스트했다. 실험 결과 기존 접착테이프 방식으로 제작한 휠의 강도는 5~10Mpa인 반면 다공성 표면처리를 거친 휠의 강도는 23.75Mpa로 접착력이 크게 향상됐다. 또한 휠캡과 휠허브가 접합된 절삭면을 살펴본 결과 알루미늄 휠캡에 고분자재가 남아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완성된 시제품이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놓아 처음에 목표로 한 ‘이종소재 접합기술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 남은 과제는 일본의 알루미늄 표면처리 공법을 국산화하는 것이었다.

목표는 금속 표면처리 공정 개발

김양곤 선임연구원과 정민화 차장은 외산 기성품 수준의 다공성 표면을 만들기 위해서 양극산화 피막처리 테스트를 실시했다. 하지만 표면에 약간의 구멍이 형성되는 수준에 그쳐 경쟁사 제품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플라즈마전해산화법(Plasma Electrolytic Oxidation, PEO)으로 양극산화 피막 표면처리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 표면처리기술 국산화에 성공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플라즈마전해산화법은 전해액 속에서 산화피막을 형성시키는 것으로 양극산화피막법과 원리는 동일하다. 그러나 전해액과 전기조건(전류밀도, 전압, 주파수 등)을 달리하여 전해용액 내에서 금속재료의 표면에 플라즈마 방전을 유도해 소재의 표면을 세라믹 층으로 변환시킨다. 양극산화 피막처리법의 경우 0.5~10A/dm2의 전류를 사용하는 반면 플라즈마전해산화법은 8~20A/dm2의 전류를 사용하기 때문에 코팅층의 성분·구조 변경이 용이한 장점이 있다. 이 점을 이용하면 원하는 수준의 다공성 표면을 얻을 수 있다.
일체형 사출성형 기술개발을 통해 대구특수금속에서는 연간 5,000만원의 원가절감 효과를 거두고 소재접합 공정을 없애 불량률 10% 감소, 생산성 10% 향상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김양곤 선임연구원은 ‘성장통극복지원사업’으로 개발한 기술을 통해 자동차 휠캡뿐만 아니라 금속 테두리가 있는 휴대폰 케이스 같이 금속-고분자 접합이 필요한 다양한 분야로 나아갈 수 있어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보탬이 될 것이라 자신했다.

1970년 설립한 대구특수금속(이상태 대표, http://dsmcom.co.kr)은 자동차 부품회사로 대구지역에서 자동차 클러스터 명판과 가전 인서트 판넬 등을 제조하고 있다. 연매출은 240억 원 규모로, 2009년 대구광역시 스타기업에 선정되었으며, 2010년에는 대구광역시 중소기업대상 우수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