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기술연구원

이상목 본부장은 지금의 제조업 위기가 곧 기회라고 말한다. 그리고 새로운 기회를 맞는 데 미래산업전략본부가 큰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직 개편 이후 정책 개발과 연구, 그리고 기업 지원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거듭난 생기원 미래산업전략본부. 이상목 본부장을 만나 미래산업전략본부가 그리는 중소·중견기업 지원 청사진을 들여다봤다.

Q. 올해 초 조직 개편을 통해 ‘미래산업전략본부’가 연구소급으로 격상되고 6개 위임사업부서가 본부 산하로 이관됐습니다. 새롭게 단장한 본부 소개부터 해주시죠.

미래산업전략본부(이하 미래본부)는 (구)중소·중견기업지원본부 업무에 더하여 6개 위임사업본부, 뿌리산업지원단 업무가 추가되었습니다. 한마디로 생기원의 중소·중견기업 지원 정책을 만들고 실행 전략을 총괄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전까지는 생기원의 조직이 연구와 지원으로 양분돼 있었습니다. 여기에 국가위임사업부서가 별도로 있다 보니 연구성과, 지원성과, 국가위임사업부서 정책성과 등을 모두 따로따로 살펴야 했습니다. 사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큰 의미가 없는 것이었죠. 기업이 바라는 건 연구개발 성과가 지원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것, 즉 위임사업부서에서 만든 정책을 바탕으로 기업이 무엇을 원하는지 찾아서 이에 맞춰 연구개발을 기획 중점으로 실행한 다음 그 결과물로 기업 지원이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프로세스의 확립입니다. 이번 개편은 이러한 기업 요구에 맞춰 지금까지 단편적으로 나누었던 연구원의 역할을 ‘기업 지원’이라고 하는 하나의 큰 축으로 연결했다는 데 그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 되면서 생기원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대응해 어떤 정책을 만들고 어떤 연구를 해야 하는지, 기업 지원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에 대해 제대로 된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기관의 존재가 더욱 절실해졌습니다. 미래본부 신설은 이런 역할을 해낼 콘트롤타워가 세워졌다는 데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Q. 위임사업부서와 타 부서의 연계·협력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기존 6개의 위임사업부서는 각 부서가 산업통상자원부의 사업을 개별 수행하는 기능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위임사업부서에서 만들어진 전략이 제대로 공유되지 않았고, 그 전략이 대다수 연구원들의 공감을 받기도 어려웠지요. 사실 위임사업부서는 생기원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산업부와 조율하고, 생기원이 가진 생각을 모아 위임사업부서의 정책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을 만드는 역할, 즉 교두보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번 조직 개편의 핵심은 위임사업부서가 앞서 말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한자리에 모여 산업부와 생기원 간 소통 창구 역할을 하고, 위임부서의 업무를 기관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기능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한 방안은 우선 6개 위임부서가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집중하면서, 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일부 운영하며 각 산업에 대한 정책을 만듭니다. 미래본부는 위임부서에서 어떤 정책을 개발하고, 어떤 기업 지원을 펼치는지 정확히 파악한 뒤 정책에 맞춰 본부 차원에서 진행할 연구는 무엇이 있을지 살핍니다. 또 본부에서 진행 중인 기업 지원과의 연결 고리도 찾아봅니다. 이를 통해 실질적인 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자 합니다. 위임사업부서와 타 부서와의 연계 협력 방안도 이 같은 틀 속에서 적극 모색 중입니다.

Q. 최근 기업 지원 수행 전략을 ‘지원에서 육성으로 효율성과 전략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히셨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먼저 ‘지원에서 육성으로’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 제조 중소기업 수는 47만 개입니다. 이 중 20인 이하의 영세기업은 89%에 달합니다. 이런 제조 중소기업을 모두 지원하는 데는 예산상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다수의 기업을 무작정 도와주는 게 아니라 나머지 11%의 혁신적인 전략을 가진 기업, 강하게 클 수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우리가 개발한 선도적인 기술을 지원하는 것으로 전략을 바꾸자는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기업 지원 전략도 큰 틀에서 점검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선진국은 취약기업이 아닌 혁신기업을 지원하는 전략을 가지고 있습니다. 조금만 도와주면 더욱 큰 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중소기업을 지원해 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이 모델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맞춰 미래본부의 전략도 ‘취약지원’ 형태에서 ‘육성지원’으로 점차 변화시킬 계획입니다.

다음으로 ‘효율성과 전략성 강화’입니다. 중소기업마다 회사 규모에 따라 원하는 게 전부 다릅니다. 200인 이상의 기업은 신제품 개발, 해외 거래 시 예산 지원을, 50~200명의 강소기업은 혁신기술을 원합니다. 또 20~50인 사이 소기업은 애로기술 지원을 요구하고 있죠. 이제 우리 본부는 업종, 규모, 수준, 의지, 수요별 맞춤형 조건을 만들어 정확하게 지원하고자 합니다. 일종의 멀티 트랙 전략입니다. 앞으로는 기업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뒤 맞춤형 지원을 펼쳐 더욱 가치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현재 생기원에는 약 3,600개의 파트너기업이 있습니다. 약 480명의 연구원들이 멘토 역할을 하며 파트너기업을 강소기업으로 키우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히 파트너기업 지원에 대한 세분화된 계획을 세워 실행에 옮기고자 합니다. 먼저 기업과 생기원이 어떻게 연관되었는지 관계를 분석하고, 어떤 협력으로 어떤 성과를 냈느냐에 따라 등급을 정하려 합니다. 상위에 포함되면 핵심적이고 포괄적인 지원을 할 계획입니다. 이렇게 등급을 나눠 집중 지원을 펼치면 상위 파트너기업은 든든함을 느낄 것이고, 중하위 기업은 승급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파트너기업 평가에 따라 멘토에게도 이익이 돌아가도록 해 상호 발전하는 관계를 만들어 갈 계획입니다.

Q. 본부만의 핵심가치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조직을 규정하기 위해서는 비전, 미션, 핵심가치라는 세 가지 철학이 필요합니다. 비전은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것, 미션은 이것을 이루려는 이유, 핵심가치는 과연 ‘어떻게’ 이루느냐에 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죠. 핵심가치는 행동 강령이며, 핵심가치가 없는 비전은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래본부에서는 조직원 모두 오랜 시간 함께 논의한 끝에 핵심가치를 도출해냈습니다.
핵심가치는 크게 세 가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생기원 각 부서의 기능을 이해하고 연결하자는 것입니다. 정책과 기능을 연구 과제와 연결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두 번째는 산업계와 기업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해한 뒤 그에 맞는 지원을 연결하자는 것이고, 세 번째는 산업의 변화를 미리 이해해서 기업에 연결해 주자는 것입니다. 기업은 이익 활동을 하느라 산업 변화에 눈 돌릴 여유가 없습니다. 따라서 전문가인 우리가 먼저 산업 변화 트렌드를 이해하고 기업에 그 흐름을 알려줌으로써 기업이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해주자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중소기업이 선도 기술로 무장해 ‘히든 히어로’가 될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Q. 중소·중견기업인 여러분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위기의 파도와 기회의 파도란 말이 있습니다. 예전엔 위기가 지나간 후 기회가 온다고 생각했는데, 최근엔 위기의 파도가 곧 기회의 파도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경기가 침체됐을 때는 독창성을 가진 기업이 일어섭니다. 중소·중견기업이 위기를 기회로 받아들이고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생기원이 가장 가까운 현장 파트너가 되겠습니다.

미래산업전략본부

│ 비      전 │ 중소·중견기업 육성을 통해 선도기업으로 이끌어가는 것
│ 미      션 │ 중소·중견기업 지원이라는 생기원 정체성 확립
│ 핵심가치 │

1. 생기원 각 부서의 기능을 이해하고 연결하자
2. 산업계와 기업의 니즈를 이해하여 맞춤형 지원으로 연결하자
3. 산업의 변화를 미리 이해하여 기업에 연결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