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기술연구원

INTERVIEW

동남지역본부 첨단표면공정그룹 선임연구원

김 준 호

Q. ‘튜브피팅용 저온 진공 침탄기술’이 필요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튜브피팅이란 튜브나 파이프라인을 연결할 때 사용하는 부품의 총칭입니다. 튜브피팅에는 다양한 소재가 사용되지만 플랜트, 조선, 에너지 산업 등에서 특수용도로 사용되는 튜브피팅의 경우는 내식성과 체결성 모두 중요합니다. 그래서 사용되는 것이 바로 녹슬지 않는 스테인리스인데, 강도가 약하다는 단점이 있었죠. 강도가 약하면 파이프를 연결할 때 형태가 변형되어 체결력이 떨어지는데, 이때 파이프 안의 내용물이 새어나오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따라서 스테인리스의 녹이 슬지 않는 특성은 살리면서 강도만 높일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필요했습니다.

Q. ‘튜브피팅용 저온 진공 침탄기술’이 왜 특별한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스테인리스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표면의 산화막을 없애고 탄소를 침투시켜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침탄기술인데, 보통 침탄기술은 고온에서 이루어집니다. 산화막을 쉽고 빠르게 없애기 위한 것으로, 고온에서는 탄소덩어리인 석출물이 만들어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석출물이 스테인리스의 내식성을 유지시켜주는 물질까지 끌어당겨 뭉쳐지기 때문에 결국 내식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죠. 이에 낮은 온도에서 스테인리스 산화막을 없애고 침탄층을 만들어주기 위한 기술 개발이 필요했습니다. 기존에도 저온 침탄기술은 있었지만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진공’ 개념을 도입해 침탄층에 산소가 들어가는 것을 방지, 공정시간을 50% 단축시켰습니다. 게다가 산화막을 없애는 과정에 쓰이던 독성가스를 배제하고 친환경적 공법으로 개발했습니다.

Q. 기술 개발의 가장 큰 의미는 무엇입니까?

고내식 튜브피팅은 미국, 일본 등 선진사들을 중심으로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내의 경우, 기술력이 부족해 해외 제품에 의존하거나 강도가 약한 스테인리스를 그냥 사용할 수밖에 없었죠. 이번 ‘튜브피팅용 저온 진공 침탄기술’ 개발을 통해 고내식 튜브피팅의 국산화에 성공했다는 것이 가장 큰 의의일 것입니다. 더불어 독성가스를 배제한 친환경적 공법을 개발했다는 점도 기존 기술력을 뛰어넘는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어떤 목표를 갖고 계신가요?

‘튜브피팅용 저온 진공 침탄기술’은 생기원 내부 사업과 함께 정부수탁사업, 민간수탁사업까지 총 3개 과제를 통해 진행 중에 있습니다. 현재 기술 개발은 완료하고 제품 상용화 단계에 있습니다. 앞으로 양산화 과정에서 품질을 확보하고 대량 생산을 위한 후속연구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또한 해당 기술이 스테인리스에 특화되어 있는 만큼, 앞으로 그 활용 범위를 늘려나가고자 합니다. 다양한 강종에 적용할 수 있는 침탄·질화 기술을 개발해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제품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계속해서 표면특성 강화를 위한 열처리 기술을 고 부가가치 기술로 전환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해 국내 많은 중소·중견기업들이 기술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