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 제11대 이성일 생기원장이 취임하면서 새 닻을 올리게 된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더불어 뿌리산업기술연구소장에서 부원장으로 선임된 김정한 부원장의 역할에도 기대가 크다. 소통과 협력을 통해 연구원들이 좀 더 다양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나아가 지역 간 소통의 장을 넓혀 나가겠다는 김정한 부원장. 더불어 중소·중견기업의 든든한 동반자로서 생기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며 대한민국 중소·중견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미래를 꿈꾸고 있는 김정한 부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원장님 취임 후 새로운 기관 운영목표인 ‘산업 연계형 연구 발전, 중대형·중장기 기술 개발 연구비중 확대, 연구원 간·기업과 연구원 간 소통 활성화’ 달성을 위한 부원장님의 실행 방안이 궁금합니다.
원장님께서도 말씀하셨듯 기관 경영은 기관장과 보직자만의 몫이 아닙니다. 직원들과 함께 고민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경영 목표이며, 원장님의 기관 운영 철학이 반영된 것이 바로 3대 기관운영목표입니다. 저 역시 부원장으로서 기관장이 내세우고 있는 기관 운영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실행 계획을 마련하는 것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먼저 산업 연계형 연구 발전을 위해서는 ‘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연구를 한다’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문제이지만 사실 우리는 이러한 부분에 소홀했습니다. 현장과 거리가 있는 대학이나 연구소에서는 기업에서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 사실 알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막상 기업에서도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 잘 알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이에 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과제를 발굴하는 ‘기획’ 단계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생기원은 3개 연구소 산하에 각각 전략기획단과 기획조정부 산하 기술정책실, 미래산업전략본부 산하 기업지원전략실, 사업지원부 산하 사업전략실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기획력을 높이겠습니다. 아울러 ‘산업 연계형 사업 인센티브제도’를 개선해 연구원의 참여를 높이는 방안도 마련 중입니다.
둘째, 중대형·중장기 기술 개발 연구비중 확대는 사실 정부의 R&D 예산 축소 및 과제 대형화, 정부수탁 제한 등과 맞물린 기관 대응 방안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짧은 연구기간에 성과를 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그동안 소형과제 진행으로 단기성과를 요구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를 중장기 과제로 바꾸면서 3년 동안의 과제가 끝난 뒤에도 3년 더 추가 보완기간을 거쳐 성과를 낼 수 있게끔, 그리고 이를 실적으로 인정해줄 수 있는 3+3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그 결과, 2016년 기준 5억 이상의 중대형과제 비율이 70%, 올해는 80%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목표설정이 미약하다는 내외부 평가에 따라 주요 선진기관 수준에 도달하면서도 국민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새로운 성과를 창출해 낼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소통활성화를 위해서는 보고를 지양하고 토론을 지향하는 조직문화로 변모해 나가는 데 노력할 계획입니다. 이미 경영전략회의가 정책토론 중심체제로 변화된 바 있는데 이를 연구원 간 그리고 기업과 연구원 간 문화로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현재 생기원은 10개 지역본부를 운영 중에 있습니다. 각 지역본부가 각기 떨어져 있다 보니 어느 지역에 어떤 연구원이 일을 하는지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에 체계를 갖춰 기술 분류를 하고 여기에 따라 연구책임자들이 2개 이상의 기술교류회에 참여해 활동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지역연구원들과 함께 활동하면서 서로 알게 되면 자연스럽게 협력연구, 융합연구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한 현재 생기원에는 약 3천여 개의 파트너기업이 있습니다. 그동안은 홍보를 통해 파트너기업에게 생기원을 알리고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양적 성장을 이뤄냈다면, 이제부터는 파트너기업 지원 활성화를 위한 고민을 하려고 합니다. 즉 파트너기업의 질적 성장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도울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또한 과거 뿌리산업기술연구소장직에 있을 당시 신임 연구원들과 퇴직자들까지 아우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용한 바 있습니다. 앞으로 이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는 한편, 연구원이 보다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 개선에도 힘쓸 것입니다. 연구원이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연구가 가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 생기원에 22년간 근무하셨는데요, 연구자의 덕목은 무엇인지, 또 후배 연구원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최근 세계적인 흐름을 ‘융합’이 선도하면서, 사회 전반적인 중요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서도 융합의 시대가 도래했다며, 연구자 그리고 연구원 간 협력을 기반으로 한 융합연구가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오늘날 생기원이 짧은 시간에 빠른 성장과 큰 발전을 이뤄낼 수 있었던 이유는 개개인의 빠른 성장이 기관의 성장으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생기원의 규모도 커진 만큼 세계적 흐름인 ‘융합’을 통해 더 나아가고자 합니다. 이를 위한 연구원의 덕목으로 ‘융합적 사고능력’을 들고 싶습니다. 가깝게는 우리 연구원에 주목할 만한 사례가 있는데 바로 울산지역본부 이만식 박사팀이 개발한 ‘무기바
인더’입니다. 화학분야 전문가가 주조분야의 문제 개선을 위해 기업과 공동 연구한 끝에 달성한 쾌거였습니다. 융합적 사고가 새로운 기술혁신을 이뤄낸 대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생기원은 이미 종합연구기관으로서 다학제적 연구원들이 집합소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연구원간 소통, 협력, 교류를 통해 새로운 연구영역을 창출할 수 있도록 환경 마련에 앞장설 것입니다. 더불어 앞으로 진행될 교육 과정에도 인문학적 강의를 포함해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히고 교류하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연구원들은 개개인의 창의적 아이디어들이 융합적 사고능력을 바탕으로 협력해 새로운 연구영역을 창출하기 바랍니다.
Q. 마지막으로 생기원 뉴스레터를 보고 계신 중소·중견기업 여러분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중소기업인이 선정한 2017년도 사자성어가 ‘파부침주(破釜沈舟)’라고 들었습니다. 체감경기가 3년 연속으로 악화되는 와중에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반영된 사자성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 중소기업에서는 자금, 인프라, 기술력 등 기술 개발에 필요한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며 그 중에서도 전문 기술 인력 부족 문제가 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생기원에서는 중소기업의 생산현장 문제들을 상담하고 효율적으로 해결방법을 찾아주는 무료 상담서비스를 제공 중입니다.
중소기업 해피클릭 홈페이지(http://partner.kitech.re.kr)와 중소기업 테크컨택센터(080-9988-114)로 365일 도움을 드리고 있으니 언제든 문을 두드려 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생기원 가족회사 개념인 파트너기업으로 지정되시면 기업현장 출장지원, 연구장비 활용지원, 기술커뮤니티 참여, 공공연구기관 연구인력 파견사업, 기술정보 지원 등 다양한 기업지원 프로그램에 우선적으로 수혜를 받으실 수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생기원은 이 모든 중소·중견기업들 하나하나가 소중한 고객이라는 생각으로 모든 기업들이 원하고 진정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계속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넘기 어려운 기술의 벽에 부딪쳤거나 생산 현장에서 겪고 있는 애로사항이 있다면 언제든 생기원의 문을 두드려 주시기 바랍니다. 생기원은 ‘중소·중견기업 지원을 위한 연구원’으로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며 중소·중견기업의 든든한 파트너로 언제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