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기술연구원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방위산업 분야. 그러나 대한민국 국방과 안전을 위해 그 어떤 것보다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방산용 전동기와 구동, 서보제어 분야의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며 다양한 국책사업 수행으로 방위산업 분야 숨은 실력자로 인정받고 있는 엘씨텍. 생기원과의 협업으로 기존 해외에 의존해야 했던 부품들을 국산화 시키는 데 성공하며 대한민국 방위산업 발전에 힘을 보태고 있는 엘씨텍을 찾았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기술력

지난 1998년 설립된 엘씨텍은 방위산업 분야에 특화된 전문 기업이다. 주로 군용 유도무기에 들어가는 전동기, 구동, 서보제어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계속되는 경기침체 속에서도 꾸준히 인력과 매출을 늘려나가며 탄탄한 기업으로 자기매김 하고 있다. 특히 엘씨텍은 1998년, IMF로 모두가 힘들었던 시기 LG정밀에서 분사하여 세워진 벤처기업으로 당시 함께 설립을 주도했던 13명의 직원들이 여전히 뜻을 모아 함께 일하고 있다. 13명 중 10명이 R&D인력으로 엘씨텍은 설립 당시부터 독자적 기술 개발에 매진해왔다. 특히 방위산업 분야는 고도의 신뢰성이 요구되는 만큼 기술 개발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는 엘씨텍 김영복 대표.

“현재도 엘씨텍은 전체 100여 명의 직원 중 약 35%가 연구 인력입니다. 설립 초기부터 기술 개발에 많은 힘을 쏟아왔습니다. 특히 방산용 제품은 높은 신뢰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더욱 고도화된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군용 유도무기는 크게 탐색기, 추진체, 구동체로 나뉠 수 있다. 이 중 엘씨텍에서 현재 생산 중인 제품은 군용 유도무기의 구동체에 적용되는 소형 고출력 전동기, 즉 쉽게 말해 유도무기(미사일) 안에 들어가는 모터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제품을 작게 만들면서 성능은 높일 수 있는 기술력. 유도탄은 멀리 날아가야 하기 때문에 무게가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더불어 가혹한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는 견고함은 물론, 출력도 높아야 한다. 이 모든 기능을 아우르면서 소형화 시키는 것이 이 기술의 관건. 외국에서도 최소 5년에서 10년 정도의 개발 기간을 거쳐야 완성할수 있는 고도의 기술이라는 김영복 대표.

“방위산업 관련해서는 외국이 더 발달돼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오래 전부터 기술 개발을 해왔던 선진국의 경우 현재 많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죠. 우리나라도 몇 년 전부터 부품 국산화를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저희 엘씨텍 또한 다양한 국책사업 수행을 통해 기술력을 인정받았는데, 무엇보다 생기원의 도움이 컸죠.”

‘설계 툴’로 비용과 시간 절감

엘씨텍과 생기원의 인연은 지난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부에서는 부품 국산화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시행 중에 있었는데 그때 과제를 진행하면서 융복합기술그룹 권순오 수석연구원과 만나게 되었다는 김영복 대표.

“2011년 당시만 하더라도 모터에 들어가는 부품 대부분을 해외 제품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마침 정부에서 부품국산화를 위한 사업을 시작했는데 여기에 참여해 2년 과제를 시작하게 되었죠. 이때 권순오 수석연구원님과 처음 만나게 되었습니다.”

과제를 진행하면서 가장 중요했던 부분은 바로 ‘전동기 설계 툴’이었다. 쉽게 말해 제품을 만들기 전 시뮬레이션을 통해 형상이나 성능을 미리 알아보는 것. 기존에는 시제품을 만들어 테스트를 하고 성능이 나오지 않으면 다시 만들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는데, 전동기 설계 툴을 이용하면 내가 원하는 값을 입력해 미리 성능을 파악할 수 있다. 입력 값에 따라 매번 시제품을 제작해 테스트할 필요가 없어지니 비용 절감은 물론,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설계 툴이 매우 비싸다는 데 있다는 권순오 수석연구원.

“사실 중소기업에서는 이러한 설계 툴을 갖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매우 고가이기 때문이죠. 이에 생기원에서 구비하고 있는 설계 툴로 엘씨텍의 모터 부품 설계를 도왔고, 제작 후에는 테스트를 통해 제품의 성능 검증을 지원해드렸습니다.”

이로써 각종 유도무기의 구동장치에 적용되는 소형 고출력 전동기(모터) 부품 국산화에 성공한 엘씨텍. 김영복 대표는 “생기원을 통해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도움을 받았다”며 기술 개발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대한민국 방위산업 분야 리더를 꿈꾸며

현재 엘씨텍과 권순오 수석연구원은 작년부터 ‘릴럭턴스(Reluctance) 토크모터’ 개발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모터에서 속도나 각도를 제어하는 토크모터는 그 안에 자석이 들어가 있다. 그런데 이 자석이 온도나 환경에 따라 성능이 달라지기 때문에 군용으로는 다소 위험하다. 특수한 상황에 많이 노출되는 만큼 주변 온도에 따라 특성이 바뀌면 안 되기 때문. 또 자석을 조립하다 보니 회전자가 회전하는 데 깨질 위험이 있어 구조적으로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모터의 기능과 신뢰성을 높이고자 자석을 쇳덩어리로 바꿔 회전할 수 있는 운동을 제공하는 매커니즘, 즉 자석 없이 내구성이 우수한 토크모터를 개발 중에 있다. 이처럼 엘씨텍과 생기원은 2011년 공동과제 진행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다양한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엘씨텍은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방위산업 분야의 리더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작년부터는 수출시장을 공략한 데 이어 매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작년부터 수출을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모터 매출액이 2015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었죠. 올해는 수출량이 작년 대비 세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방위산업 분야 기술력은 전 세계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 미국, 영국, 이스라엘, 프랑스와 함께 Top5 안에 들 정도로 높은 기술력을 자랑한다. 해외에 비해 기술 개발 기간이 다소 짧음에도 불구하고, 약 80% 부품의 국산화를 이루며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이에 발맞춰 엘씨텍 역시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하고 제품의 다양화를 통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엘씨텍의 목표는 이제 모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구동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구동체에 들어가는 전동기를 만들었다면, 이제 그 윗단계인 구동체까지 개발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아마 앞으로도 생기원의 도움이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권순오 수석연구원은 “엘씨텍의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기술 개발을 이룰 수 있었다며 앞으로 구동체는 물론, 항공, 우주 등의 특수 분야로 확대하고자 하는 엘씨텍의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도울 것을 약속했다. 김영복 대표는 “엘씨텍의 궁극적인 목표는 전동기부터 완성품까지 고객이 만족하는 초일류 구동 전문업체로 성장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생기원에서 보유한 많은 기자재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지원을 부탁했다. 방위산업이라는 특수한 분야에서 독자적인 기술 개발로 소형화, 고출력, 고성능화를 통해 대한민국 국방기술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엘씨텍. 방위산업 분야의 최고가 되기 위한 엘씨텍의 도전과 생기원과의 협업이 한 기업의 성장에서 더 나아가 대한민국 자주국방의 초석이 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