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TECH 뉴스레터
언제 어디서든 설계 소트프웨어(SW)에 접속해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등장했다. 기업의 SW 구매 부담을 낮추고, 업무를 좀 더 스마트하게 바꿔주는 웹 클라우딩 설계지원협업시스템이 바로 그것. 제조업의 미래로 스마트팩토리가 떠오르는 가운데, 대경지역본부 건설기계부품그룹은 ‘설계’에 ‘클라우드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시스템으로 제조업이 스마트팩토리로 변모하는 데 힘을 더하고 있다.
비용 낮추고 효율성 높인 클라우드 기반 SW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공용 서버에 정보를 저장해 놓고 누구나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2008년부터 대중화한 클라우드 컴퓨팅은 클라우드 기반 스마트오피스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스마트오피스는 클라우드 서버 내 그룹웨어나 워드·액셀 등 오피스 프로그램을 원격에서 구동, 언제 어디서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이렇듯 SW와 융합하면서 편의성을 높여온 클라우드 컴퓨팅이지만, 그동안 접근하지 못했던 영역이 있었다. 설계 SW를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구현하는 영역이다.
“설계용 SW 구매 비용은 1억 원에서 4억 원 정도로 상당한 수준이에요. 여기에 매년 20% 가량의 유지·보수비를 내야 하죠. 대개 기업은 SW 두세 개 정도 사용하기에 관련 지출만 수억 원에 달할 정도입니다. 이러한 애로사항 때문에 설계용 SW를 클라우드로 구현해 비용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는데요. 판권을 가진 SW 개발 업체의 이익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탓에 쉽게 개발에 나선 기업이 없었어요.” 최성준 건설기계부품그룹장은 2011년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한 영역에 발을 내디뎠다. 구조 해석, 모델링 업무를 해야 함에도 설계 SW를 구매하지 못하는 기업을 위해 구매비보다 적은 돈을 내고 SW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에 나선 것이다. 당시 정부도 이 시스템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과제를 진행할 때마다 SW를 중복 구매하는 문제를 해결하면 예산 낭비를 줄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 이에 건설기계부품그룹은 곧바로 개발에 착수할 수 있었다.
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업무는 판권을 가진 SW 개발 업체의 승인을 얻은 뒤 클라우드에 SW를 설치하는 것이었다. 최성준 그룹장은 먼저 열댓 개 업체에 공문을 보내 일일이 협조를 구했다. ‘중소·중견 기업에서 공동 활용하는 클라우드 SW로 라이선스비가 아닌 컴퓨터 사용 요금만 받겠다. 기업 지원 용도로만 사용 가능 SW 사용할 것이다’는 내용의 공문이었다. 기업들은 예상보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마침내 기업 승인을 받은 뒤 하드웨어와 각각의 설계 SW를 조합, 웹 클라우딩 설계지원협업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었다. 개발 후 이 시스템은 SW 개발 기업과 이용 기업 모두에게 이익을 주었다. 14개 SW가 클라우드에 통합됐기에 개발 기업은 자사 SW를 사용하지 않는 기업에 SW를 홍보하는 효과를 얻었다. 이용 기업은 비용을 아꼈다. 사용료는 시간당 과금 방식인데 기업은 사용시에만 비용을 지급, 유지비보다 적은 돈을 들여 더 효율적으로 SW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속도·범용성 탁월한 설계지원협업시스템
설계지원협업시스템의 작동법은 일반적인 스마트오피스 작동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클라이언트 PC에서 인터넷 익스플로러나 크롬 같은 웹 브라우저를 이용
해 가상화 시스템에 접근하면 보안 VPN, Altair라는 Job 할당 스케줄러를 차례로 통과해 SW 선택 환경에 접속하게 된다. 이때 원하는 SW를 선택하면 원격 컴퓨터에 설치된 SW가 실행된다. 이 과정에서 NICE DCV(Desktop Cloud Visualization)라는 가시화 장치를 통해 그래픽이 대폭 압축되어 클라이언트 PC로 전송되고, 압축된 그래픽이 클라이언트 PC에서 해제되면서 SW가 구동된다.
건설기계부품그룹은 현재 27명이 동시 접속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이 수는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설계지원협업시스템의 강점은 이렇듯 여러 명이 원격에서 설계 SW를 쓸 수 있다는 것인데, 최성준 그룹장은 많은 장점 중에서도 특히 구동 속도를 손꼽았다. “CAD와 같은 설계 SW를 실행해도 속도 면에서 부족함이 없어요. 그래픽 압축 기술이 좋아서 2Mbps 속도만 되더라도 부드럽게 작동합니다. 3G 환경에서도 잘 된다는 뜻이에요. 4G 환경에선 말할 것도 없겠죠.”
현재 시스템에는 UG NX, Solidworks, ANSYS 등 14개 SW가 설치되어 있다. 대부분 구조 분석·해석·모델링 용도인데, 국내 어떤 해석 장비도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이다. 활용 범위가 매우 높기에 사용 기업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모델링·구조 해석, 건설기 계업, 엔지니어링 등 분야도 다양한데, 정식 오픈한 2014년 3월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20여 기업이 이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벌어들인 수익금만 6,600만원 이상이다. 또한 이 시스템을 또 다른 사업에도 연계했는데 바로 기술이전 사업이다.
“설계지원협업시스템을 이용해 구조와 유압을 해석해서 이에 대한 안정성을 평가하는 기술 등 여러 기술이전 사업도 벌이고 있어요. 18개 기업 이상에 기술이전을 진행할 만큼 반응이 좋습니다.”
중소·중견기업에 혜택을 주는 다방면 지원 펼쳐
건설기계부품그룹은 중소·중견 기업에 보다 많은 혜택을 주고자 다방면에 걸쳐 힘썼다. 그중 하나는 ‘인력 교육 지원’이다. 최성준 그룹장은 SW 개발 업체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설계지원협업시스템을 사용하는 중소·중견기업 직원이 SW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협력을 요청했다. 일부 업체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건설기계부품그룹에서 요청하는 중소·중견기업에 대해 SW 교육을 무상으로 해주는 것에 동의했다. 비용 관련해서는 혜택이 한 가지 더 있다.
최성준 그룹장이 가장 큰 혜택이라고 강조하는 ‘사용료 지원’이다. “중기청 공동장비 지원 활용 사업에 등록된 덕에 사용료의 60~70%는 국가 지원을 받을 수 있어요. 더 저렴한 값으로 이용할 수 있어 중소·중견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공용 SW 시스템 개발과 SW 교육까지 아우른 이번 사업은 2017년 3월을 마지막으로 마무리된다. 건설기계부품그룹은 정부 지원 종료 이후 사용료로 수익을 내 유지·보수를 이어갈 계획이다. 지원은 막바지를 향하지만, 운영에는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최성준 그룹장. 최 그룹장은 “OTP, 아이핀을 적용해 보안을 강화하고 홍보에 역량을 쏟아 더 많은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또한, 생기원에서 직접 SW를 필요로 하는 기업을 찾아 설계지원협업시스템을 이용, 그 자리에서 SW를 교육하는 사업도 구상 중이라고 강조했다.
제조 기술도 중요하지만, 생산 기술의 기본인 설계도 중요하기에 더욱 시스템 구축에 힘을 보태고 있는 최성준 그룹장과 건설기계부품그룹 연구원들. 그들의 노력으로 저비용, 효율성으로 무장한 설계지원협업시스템이 앞으로 기업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업무가 한결 스마트해지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담당부서 : 정책홍보실
강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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