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기술연구원

우리가 살아가는 데 에너지는 반드시 있어야 하는 필수요소다. 냉장고, 에어컨, 온풍기 등 우리 주변에는 에너지를 통해 구동되는 여러 에너지 기기들이 있다. 이런 에너지 설비는 에너지 생산에서 전달, 저장, 변환까지 일련의 과정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어느 한 곳에만 문제가 집중되어 있는 경우가 드물다. 이러한 문제들을 전반적으로 진단하고 개선 방향을 수립하기 위한 좀 더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플랫폼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생기원 청정생산시스템연구소 열유체시스템그룹이 ‘에너지 설비 종합 솔루션 플랫폼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최초 종합 솔루션 플랫폼 구축

‘에너지 설비 종합 솔루션 플랫폼 기술’은 말 그대로 에너지 설비와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개선해주는 플랫폼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에너지로 가동되는 제품을 만드는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제품 전반에 내재되어 있는 각각의 기술에 대해 검증하는 시스템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쉽게 말해, 직접 생산하고 있는 제품임에도 문제가 생겼을 때,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스스로 판단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이렇게 제품에 대한 애로사항을 갖고 찾아왔을 때, 문제가 어떤 특정 부분에 국한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것. 특히 에너지 설비는 여러 가지 기술이 접목되어 있어, 여러 부품들과 기술을 동시에 살펴봐야 하는 만큼 이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개선해주는 통합 솔루션이 필요했다. 이에 열유체시스템그룹 백종현 수석연구원은 그룹차원에서 에너지 설비와 관련된 종합적 솔루션 제공을 위해 하나의 플랫폼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것이 바로 ‘에너지 설비 종합 솔루션 플랫폼 기술’로 국내에서는 생기원이 처음으로 구축했다. 현재 이 플랫폼 기술 개발은 4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사실 그 이전에도 통합 플랫폼에 대한 연구는 있어 왔다. 마침 기관 차원에서 플랫폼 사업을 시작하게 됐고, 그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해 구체화시키고 있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에너지 관련 A에서 Z까지

‘에너지 설비 종합 솔루션 플랫폼 기술’은 에너지 생산, 에너지 전달, 에너지 저장, 에너지 변환, 이렇게 네 가지로 크게 나눌 수 있다. 각기 다른 분야 같지만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결과적으로는 하나의 통합 솔루션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들이다. 먼저 에너지 생산은,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계에 대한 것으로 열을 발전시키는 보일러나 전기발전을 일으키는 태양광, 낙차를 이용한 소수력 설비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 예로는 태양전지 레이업 공정개선, 태양광용 단열재 제작 시스템 설계, 소수력 발전 설비 핵심부품 설계 등을 들 수 있다. 에너지 전달이란 말 그대로 발생된 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해 어딘가로 전달시키는 것을 뜻한다. 이때 사용되는 것이 바로 열교환기. 보통 빌딩 옥상을 살펴보면 하얀 구름이 나오는 냉각탑이 설치돼 있다. 건물 안에 있는 열을 빼내 바깥으로 보내주는 기능을 하는데 이처럼 필요로 하는 곳에 열을 전달해주는 것이 바로 열교환기로 넓은 의미로는 가열기, 냉각기, 증발기, 응축기도 포함된다. 열교환기 자체 개발은 물론, 열회수용 열교환기 설계 및 냉각탑 성능시험 분석 등이 이루어진다.

에너지 저장이란 영하의 냉열 또는 고온의 열을 저장하는 것을 뜻한다. 즉 에너지가 발생했는데, 당장 쓸 필요가 없을 때 이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다. 영하의 열은 주로 물류창고 또는 챔버 등에, 가열된 열은 난방이나 산업용으로 사용되는데 특히 폐열회수에도 쓰인다. 자연적으로 발생하여 없어져버리는 열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쓸 수 있게 되면 에너지 절약에도 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시간대를 조정해 가장 적기에 열을 배분하여 쓸 수 있어 효율적이다. 이렇게 저장된 에너지를 이동시키는 것이 에너지 전달이라면, 이때 사용되는 것이 바로 팬이나 펌프이다. 전기 또는 열 등이 발생했을 때 사용 목적에 따라 변환시켜야 하는데 이때 사용되는 것이 바로 팬이나 펌프 등의 에너지 변환장치다. 즉 에너지를 ‘생산’하여 ‘전달’하고 ‘저장’한 뒤 사용할 수 있도록 ‘변환’시키는 것 모두가 에너지 설비에서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 만큼 이 네 가지 기술 모두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에서의 기술 연구 및 프로그램 개발을 통합해 만들어진 것이 바로 ‘에너지 설비 종합 솔 루션 플랫폼’이다.

데이터 축적 통해 플랫폼 구체화

열유체시스템그룹은 이러한 ‘에너지 설비 종합 솔루션 플랫폼 기술’을 통해 각각의 전문 분야에서 기술 개발에 힘쓰는 한편, 필요 시 함께 협력하여 플랫폼 구축에 힘을 보태고 있다. 각각의 분야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만큼, 그룹 내 연구원 간 커뮤니케이션과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서로 소통하다 보니 각자의 특화된 전문 분야를 상세히 알 수 있는 것은 물론, 함께 개선책을 도출하면서 더 큰 시너지를 내고 있다.

또한 주목할 만한 성과도 도출해냈다. 태양광 셀을 만드는 업체의 애로기술지원으로 세계 최초의 기술개발에 성공한 것. 이 태양광 셀은 로 안에 들어가 열을 가해 표면처리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때 불량률이 매우 높았다. 로 안의 열이 골고루 가해지지 않아 셀의 표면처리가 균일하지 않았고, 한 번에 들어가는 셀의 양도 2~300매로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에 열유체시스템그룹은 센서 모니터링을 통해 로 안의 어떤 부분이 취약한지 파악했고, 내부 열배열 및 전기출력에 대한 제어 등을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개선할 수 있었다. 더불어 한 번에 600개의 셀이 처리될 수 있는 대형 로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성과를 얻기도 했다.

현재 ‘에너지 설비 종합 솔루션 플랫폼 기술’은 꾸준히 데이터를 축적해가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으로부터 애로기술지원 요청이 들어왔을 때, 플랫폼 내 카테고리 안에서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지원해준 내용에 대한 시험 결과를 데이터화하여 저장해놓는 것. 기업은 애로기술에 대한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좋고, 생기원에서는 새로운 케이스에 대한 노하우와 기술력이 축적되어 상생의 발전을 이뤄가고 있는 중이다. 지금까지 갖고 있었던 노하우와 기술력에 다양한 케이스의 기술지원사례가 축적되어 훗날 기업으 로부터 어떠한 지원요청이 들어와도 빠르게 적용하고 개선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이로써 에너지 설비 솔루션에 있어 생기원의 행보는 언제나 ‘첫 걸음’으로 플랫폼 기술 고도화를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