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기술연구원

지난 7월 22일, ‘2016 대통령 포스트닥 펠로우십’ 지정서 수여식이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대한민국 연구계의 미래를 이끌어갈 신진 연구자로 선정된 11명이 대통령 명의의 지정서를 수여받았다. 박사학위를 취득한 젊은 연구자를 대상으로 우수한 신진 연구자를 육성한다는 명목 아래 지난 2011년부터 시작돼 온 ‘대통령 포스트닥 펠로우십’. 특히 올해는 생기원에서도 첫 수상자를 배출해 주목받고 있다. ‘촉각 정보를 활용하는 로봇 손을 이용한 인간 수준의 조작 능력 구현’ 과제로 수상의 영예를 안은 융합생산기술연구소 로봇그룹 이동혁전 문가를 만났다.

젊은 연구자들의 위한 지원 강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박사학위를 취득한 젊은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좀 더 창의적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자, 지난 2011년부터 ‘대통령 포스트닥 펠로우십’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전 이공분야 연구자들 중 박사학위 취득 후 7년 이내, 만 39세 이하의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하며 수상자 로 선정된 연구자들은 1인당 최대 5년(3년+2년)간 연 1억 3천~1억 5천만 원을 지원받게 된다. 대통령 포스트닥 펠로우십이 더욱 각광받는 건 이제 막 첫 발을 내딛은 신진 연구자들에게 기회의 폭을 넓혔다는 데 있다. 연구역량이 뛰어난 박사후(포닥) 연구원의 초기 일자리 및 연구비 지원을 통해 신진 과학자들의 독립적인 연구수행을 돕고 우수한 연구성과 창출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우수한 신진연구자 육성은 물론 과학인재의 해외 유출을 막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2016년 대통령 포스트닥 펠로우십에는 총 11명이 최종 선정됐다. 지난 2월 연구계획서 제출 후 1차 사전검토를 거쳐 2차 패널평가, 3차 발표평가를 통해 총 11개 과제를 선정한 것. 전 이공분야를 통틀어 국가적인 파급력과 발전 가능성이 큰 연구과제가 선정되는데, 이번 포스트닥 펠로우십에 처음으로 로봇 분야에서 선정자가 배출돼 주목을 받았다. 생기원 융합생산기술연구소 로봇그룹 이동혁 전문가의 ‘촉각 정보를 활용하는 로봇 손을 이용한 인간 수준의 조작 능력 구현’ 과제는 로봇 분야뿐 아니라 생기원 내에서도 첫 수상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사람 수준의 로봇 손 개발을 목표로
이동혁 전문가는 박사학위 취득 후 작년 5월부터 생기원 융합생산기술연구소 로봇그룹에서 연구 활동을 진행해왔다. 처음 로봇그룹을 찾았을 때를 생생하게 기억한다는 이동혁 전문가. “교수님의 추천으로 생기원을 처음 찾았을 때, 로봇그룹의 기술력은 이미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다른 연구소는 가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죠. 이번 과제 또한 배지훈 수석연구원님을 비롯해 그룹 내 연구원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포스트닥 펠로우십에 선정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기존에 로봇 팔과 로봇 손을 이용해 물체를 조작하는 매니퓰레이션(Manipulation) 연구를 해왔던 이동혁 전문가는 로봇그룹 배지훈 수석연구원와 함께 로봇이 할 수 있는 것 중 가장 어려운 것이 무엇일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이때 생각해낸 것이 바로 로봇이 젓가락질을 하면 어떨까 하는 것이었다. 사람도 오랜 연습을 통해 할 수 있는 젓 가락질을 로봇이 구현할 수 있다면, 사람 수준의 다른 동작들 역시 가능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이동혁 전문가는 ‘촉각 정보를 활용하는 로봇 손을 이용한 인간 수준의 조작 능력 구현’이라는 주제로 연구계획서를 작성하게 되었고, 결국 포스트닥 펠로우십에 당당하게 선정되는 쾌거를 올렸다.

로봇이 젓가락질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조작능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할까. 이동혁 전문가는 크게 두 가지를 꼽았다. 먼저 로봇 손의 크기를 사람수준 정도의 크기로 줄이는 것. 그리고 조작 시 안정적인 화질 유지를 위한 촉각센서 개발이다. “사실 로봇 손은 로봇그룹 내 이미 축적된 기술이 있어서 소형화하는 건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촉각센서는 박사과정 중 연구테마로 다룬 경험이 있기 때문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었어요. 이 두 가지를 잘 융합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로봇 손의 정교한 조작을 위해 촉각센서의 수를 늘리는 것 역시 중요하다. 우리가 손 전체의 촉각을 이용해 자연스럽게 물건을 잡는 것과 마찬가지로 로봇 역시 손 전체의 촉각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로봇 손 전반에 많은 양의 센서를 부착해야 하고 또 이를 해석하는 기술도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촉각은 시각, 청각 등의 다른 감각과는 달리 개발된 센서가 많지 않아 직접 개발해야 하는 등 앞으로 해야할 과제가 많다.

로봇공학 분야 중요성 일깨운 쾌거
이동혁 전문가의 이번 ‘촉각 정보를 활용하는 로봇 손을 이용한 인간 수준의 조작 능력 구현’ 연구개발은 총 5개년의 계획을 갖고 있다. 올해 6월부터 시작된 1차년도 연구에서는 로봇 손의 크기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미 설계는 완료된 상태로 가공을 거쳐 곧 시제품이 나올 예정이다. 2차년도부터는 센서를 통합하고 조작 알고리즘을 개발해 나가며 최종적으로는 젓가락질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는 이동혁 전문가. “현재 이 과제를 중심으로 촉각에 기반한 조작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촉각센서의 수를 늘려나갈 계획인데 현재 기술로는 센서의 정보를 모두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어요. 장기적으로는 소위 딥러닝(Deep Learning)이라 불리는 기계학습적 방법론을 도입, 촉각기관의 조작에 이를 융합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대통령 포스트닥 펠로우십 선정으로 자신이 직접 주도하여 연구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는 이동혁 전문가는 무거워진 책임감만큼 앞으로의 포부 역시 당찼다. 이번 선정으로 로봇공학의 중요성을 인정받은 것 같다는 생각에 뿌듯함을 느낀다는 이동혁 전문가.

“보통 박사학위를 받은 뒤 연구책임자가 되기까지는 어느정도의 시간이 걸립니다. 그 기간에는 아무래도 긴 호흡의 연구에 매진하기가 어려워요.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기도 힘들죠. 하지만 포스트닥 선정을 통해 제 연구를 마음껏 할 수 있게 돼 기쁩니다. 앞으로 더 많은 젊은 연구자들에게 이런 기회가 돌아갔으면 좋겠어요.” 더불어 이동혁 전문가는 생기원의 자유롭고 수평적인 조직문화가 좋은 연구를 이끌어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옆에서 많은 도움을 준 그룹 내 연구원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또한 더 많은 젊은 연구자들이 연구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제도적지원이 좀 더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포스트닥(Post-Doc.)이란?

포스트닥은 포스트 닥터의 줄임말이다. 이를 간략화 해 포스트닥 또는 포닥이라고 일컫는다. 우리말로는 박사 후 연구과정을 뜻한다. 학위과정은 아니며 박사학위 취득 후 대학 및 연구소 등에서 연구활동을 하며 실무를 익히고 경력을 쌓는 기간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