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기술연구원

공기를 동력원으로 이용해 진동을 발생시키는 장치, 에어바이브레이터(Air Vibrator). 공기압에 의해 기기 속 회전체가 강하게 돌고, 이를 통해 진동을 발생시켜 이물질을 분해하거나 콘크리트 속 기포를 배출시키는 에어바이브레이터는 기술이 발전하는 현대 산업현장에서 반드시 필요한 장비 중 하나로 손꼽힌다. 전 세계적으로도 기술력 있는 기업만 보유하고 있다는 에어바이브레이터를 개발한 삼우테크와 이장용 수석연구원을 함께 만났다.

바이브레이터,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건설현장을 지나다 보면 기초 공사를 진행 중인 현장에서 콘크리트를 부은 후 건조를 기다리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건조되기 직전의 콘크리트는 슬러지 상태를 유지하는데 이때 콘크리트 안에 있는 공기를 밖으로 배출시키는 게 매우 중요하다. 내부에 기포가 많은 상태로 건조될 경우, 건물 안전성에 문제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라는 삼우테크 윤종수 대표.

“저희 기업이 개발한 제품은 공기를 동력으로 활용해 진동을 발생시키는 에어바이브레이터입니다. 기존에도 전기바이브레이터가 존재하기는 했지만 전기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에어바이브레이터와는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전기가 아닌 공기를 동력원으로 사용했을 때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안전성이죠. 전기 방식은 폭발이나 화재의 위험이 있지만 공기를 이용하는 방식은 폭발 위험에서 매우 자유롭습니다. 하지만 진동 세기를 조절하는 밸브기술과 소음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더욱 업그레이드 시켜야 한다는 과제가 있습니다.”

에어바이브레이터의 이용 원리는 간단하다.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슬러지 상태에 있는 콘크리트에 호스를 넣어 진동을 준 후 기포를 밖으로 배출한다. 하지만 간단한 원리를 가능케 하기 위해 적용되는 기술은 결코 간단하지만은 않다. 작은 기포까지 제거가 가능한지, 작업자의 사용 편리성은 탁월한지, 에어량을 조절해 진동의 강약을 쉽게 조절할 수 있는지 등이 고려돼야 하기 때문이다. 삼우테크가 이장용 수석연구원으로부터 지원받은 것은 에어바이브레이터 공기량을 조절하고 소음을 감소시킬 수 있는 기술. 에어바이브레이터 사용 원리는 총 네 단계로 이뤄진다. 니플(nipple), 즉 공기가 유입되는 꼭지를 통해 고압공기가 주입되면 이 공기가 밸브를 거쳐 급배기 장치 내 원터치와 연결된 중간호스로 들어간다. 이후 공기가 진동봉에 공급되는데, 진동을 일으킨 후 다시 고무호스를 거쳐 급배기장치 배출구를 통해 배기되는 구조다. 급기와 배기의 경우 공기가 거치는 단계가 다른데, 공기가 유입될 때는 중간호스를 거치지만 사용 후 배기될 때는 소음감소필터를 거치게 된다. “진동봉 직경은 33mm와 45mm로, 현재 생산되는 제품은 거의 모두 이 규격이에요. 최근 저희 기업은 해외건설업체의 요청으로 60mm 진동봉 제품을 개발했습니다. 헌데 60mm 진동봉 제품은 에어소모량이 크기 때문에 배기소음이 상대적으로 커지더군요. 고무호스 등 부가부품이 모두 커지면서 나타난 현상이에요. 이에 대한 해결이 시급했죠.” 뿐만이 아니었다. 급배기 조절장치인 손잡이형 볼밸브가 사용 중 외부 사물과 충돌하거나 오작동 및 파손이 자주 일어나면서 작업 중 수리를 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공기조절과 소음감소를 위한 기술

삼우테크가 생기원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하면서 멘토와 멘티로 만난 두 사람. 이장용 수석연구원과 윤종수 대표는 만나기만 하면 기술에 대한 이야기로 꽃을 피우곤 했다. 이번 개발 기술 역시 그 결과의 일환이다. 이장용 수석연구원은 “기업의 애로사항을 돕기 위해 공기조절 장치로 사용할 수 있는 여러 형태의 밸브를 다양하게 시험했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기존에 있는 다양한 종류의 급배기 장치에 대해 설계변경 가능성을 검토해 가장 적합한 장치를 개발했습니다. 공기조절 밸브 시제품을 제작해 공인기관에서 성능평가를 거쳐, 공압조절 능력과 작업 중 불편함이 해소됐는지 확인했죠. 또한 소음을 감소시키고 제작비 절감을 위해 필터 삽입형 급배기 장치를 필터 가 없는 급배기 장치로 개선했습니다. 배기홀(hole)을 가지면서 동시에 내부가 채워진 형태의 급배기 장치를 만든 거죠. 모의실험을 한 결과, 배기홀이 있는 형태의 장치가 소음을 감소시키는 데 있어 기존 장치보다 탁월한 효과가 있는 걸 알 수 있었어요.”

기술지원 이후, 삼우테크는 작업 편리성도 수월해지고 장착도 훨씬 편해진 에어바이브레이터를 개발할 수 있었다. 윤종수 대표는 “크기도 더 작아져 다른 장비에 넣거나 탑재가 편해졌다”며 “작아서 얻는 이점이 매우 많다. 더 강력한 진동을 원하면 두 개를 붙일 수도 있다. 굳이 콘크리트 타설에만 사용할 게 아니라 다른 곳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계속 고민중에 있다”고 이야기 했다. 새롭게 생각한 응용처 중 하나가 각종 분말을 이송하는 파이프라인에 활용하는 것이었다. 앞서 언급한대로 분말이 이송되다가 파이프라인 곡선 부분을 미처 나가지 못하고 누적될 수 있는데, 에어바이브레이터를 활용하면 이를 털어 분해할 수 있는 것. 기존에 없던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했지만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 속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가장 큰 어려움은 롤모델로 삼을 기술이 없다는 점이었다. 이장용 수석연구원은 “거의 최초로 개발한 기술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참고할 만한 어떤 기술도 없다는 게 가장 힘들었다”며 “기술 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예측인데 처음 시도하는 과정인 만큼 하나하나 완벽하게 예측하는 게 쉽지 않았다”며 연구 과정을 돌이켰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연구 결과는 상당히 긍정적이었다. 무엇보다 파이프와의 결합력을 높일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바이브레이터를 파이프에 붙이면 진동이 지속적으로 진행되면서 파이프로부터 느슨해져, 진동 시 소음이 더 커지는 단점이 있었다. 이는 단지 소음만 발생시키는 게 아니라 바이브레이터 수명도 단축시키고 이송 파이프도 파손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하는 이장용 수석연구원.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결합 장치’도 함께 개발해 체결도를 높였습니다. 에어바이브레이터를 연속 2시간 작동 후 측정한 결과 결합력 저하 현상이 3% 이하로 떨어졌어요. 결합력이 높아지니 파이프 내부 누적분말 분쇄율도 30% 이상 향상시킬 수 있었습니다. 또한 에어바이브레이터 급배기구를 분리해 제품 길이를 20% 감소시켜 장비 활용을 더욱 편리하게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개발된 기술을 통해 기업 매출액도 5배 이상 증가했다는 윤종수 대표. 윤 대표는 생기원 창업보육센터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이장용 수석연구원을 만나지 못한 것은 물론, 지금의 기술도 개발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장용 수석연구원 역시 윤종수 대표에 대해 “제품 개발에 묻혀 사는 분”이라며 회사에 대한 기대도 아낌없이 드러냈다. “계속 영역을 확대해가는 모습을 보면 정말 뿌듯합니다. 사업수완도 좋으세요. 대기업 계열사로부터 제품개발 의뢰까지 받는 걸 보면 기술력도 점차 쌓이고 있는 것 같아요. 회사가 더 번창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