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청정생산시스템연구소 IT융합소재그룹 수석연구원
이 준 영
Q. ‘신뢰성 인디케이터 표시물질’ 기술 개발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인디케이터라는 것은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을 뜻합니다. 즉 사람이 인지할 수 있는 어떤 현상을 보여주는 것인데, 이번 기술은 쉽게 말해 공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색의 변화로써 알 수 있게 한 것입니다. 공기 중 가스를 측정하기 위한 연구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이미 시중에는 성능 좋은 가스 측정기가 나와 있지만, 다양한 환경에서 즉각적으로 가스 농도를 측정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를 사람이 인지하기에 가장 좋은 것이 시각적으로 색을 확인하는 것이라 생각했고, 이산화탄소를 만났을 때 색이 변하는 물질을 개발한 것입니다.
Q. 이번 기술을 어떤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까요?
1차적으로는 식품 분야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발효식품이 많은데 발효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게 됩니다. 이때 이산화탄소의 양을 감지해 얼만큼 발효됐는가를 판단할 수 있죠. 또 식품의 신선도를 감지하는 데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식품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 양에 따라 인디케이터 색이 변하고, 색의 변화에 따라 신선도를 가늠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더 넓게는 산업현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산업현장에서는 특히 가스 누출로 인한 사고가 많죠. 일일이 측정기를 사용해 가스를 감지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색깔이 변하는 인디케이터를 현장 곳곳에 붙여놓으면, 좀 더 쉽고 빠르게 가스를 인지할 수 있습니다. 색이 변했다는 건 가스가 누출됐다는 신호니까요. 사고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Q. 연구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요?
기존 인디케이터는 접촉식이 많았습니다. PH를 측정하는 리트머스지 같은 경우도 물에 접촉해야 확인할 수 있죠. 용매의 역할을 하는 물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를 공기 중에서 물 없이 측정 가능하도록 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매우 어렵고 까다로웠습니다. 기존에 있던 소재들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조합해 보며 어떠한 환경이 주어졌을 때 색이 변하는 적합한 물질과, 또 이러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물질도 찾아냈죠. 또 이 물질들을 ‘이온페어시스템’에 적용시키고 블랜딩 하는 과정까지 기존에 없던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이 녹록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를 이용해 파우더 형태로 만들 수 있게 됐고, 이 분말은 잉크소재로 활용해 비닐, 종이, 스티커 등 다양한 소재에 인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로써 우리는 공기 중 가스를 색의 변화로써 보다 손쉽고 빠르게 인지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Q. 이번 기술 개발의 의의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현재 우리가 설계한 소재는 극히 일부입니다. 더 다양한 소재를 ‘이온페어시스템’을 통해 설계한다면, 더 넓은 범주에서 색이 변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물론, 이산화탄소 이외에 다른 수많은 가스를 측정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미래를 내다봤을 때 고부가가치를 가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기술이라고 자부합니다. 물론 앞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과제도 많습니다. 색이 변했다가 되돌아가는 ‘가역성’을 ‘비가역성’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고, 식품을 넘어 적용 범위를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기술 개발에 매진할 것입니다. 궁극적으로는 먹거리에서 산업현장을 아우르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