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조업의 위기’란 말이 여기저기 떠돈다. 최근 조선업과 중공업이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조선·중공업의 기반인 뿌리산업은 어깨가 무겁기만 하다. 이런 상황에서 ‘뿌리산업 진흥’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안은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의 고민은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지난해 선장을 바꾸고 조직을 새 정비한 뒤 뿌리산업 진흥에 박차를 가
하고 있는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 부임 1년을 맞은 이상목 소장을 만나 제조업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의 미래 전략을 들어보았다.
Q.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의 설립 목적과 역할을 소개해 주세요.
많은 뿌리기업이 제조업의 근간인 뿌리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이라는 한계 때문에 영세성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는 2011년 7월 제정된 「뿌리산업 진흥과 첨단화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앞서 언급한 뿌리기업의 영세한 환경을 개선하고 뿌리산업을 진흥시키고자 2012년 3월에 설립됐습니다. 설립 이후엔 뿌리산업의 컨트롤타워로서 뿌리기술을 첨단화하고 기업의 수익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Q. 부임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소장님의 경영 철학과 그동안의 운영 소감을 들려주세요.
소장으로 부임했을 때 느꼈던 점은 업무인력과 비교해 일이 많다는 것입니다. 업무량이 많은 탓에 혼자 빠르게 일처리 하는 게 당연시되고 있었습니다.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어떻게 하면 조직문화를 바꿀 수 있을지 고민했죠. 저의 경영 철학은 ‘핵심가치를 정립하고 이것을 되새기는 과정을 갖자’는 것입니다. 효과적인 가치를 정립하면 조직문화를 개선
할 수 있다고 믿었기에 부임 후 가장 먼저 이것부터 만들었습니다. 센터의 핵심가치는 ‘슈퍼을로 다 함께 가자’입니다. 전문성과 따뜻한 동료 정신으로 책임감 있게 과업을 수행하자는 의미입니다. 저는 그 가치를 바탕으로 인재상을 정립하고 교육·평가·보상 제도를 도입해 조직문화를 바꿔나갔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핵심가치를 기반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하고 있는 직원들을 보면 소장으로서 매우 뿌듯합니다.
Q. 뿌리산업기술연구소, 지역뿌리기술사업단을 비롯해 유관기관과의 협업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는 정책을 수립하고 정부 지원 사업을 추진하는 실질적인 뿌리산업 컨트롤타워입니다. 사령탑으로서 유관기관과는 밀접하게 협업하고 있지요. 이를 통해 2만 7천여 뿌리기업에 대한 뿌리기술전문기업·뿌리명가란? 기술, 인력 지원은 물론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지역뿌리기술사업단 관련해서는 사업 전략을 만든 뒤 사업단에서 이를 진행할 수 있도록 예산을 배분하고 인력을 보충해 줍니다. 기업 요구 사항을 전달해 주기도 하고 교육·연구·개발을 하는 데도 도움을 주며, 장비 활용에 관한 안내도 해주고 있습니다.
뿌리산업기술연구소 관련해서는 연구소 소속 6대 업종 간사와 센터 소속 6대 업종 간사가 힘을 합쳐 연구 과제 발굴 업무를 함께합니다. 뿌리산업 6대 조합 및 학회(뿌리기술학회연합회)와도 관계를 맺고 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교환하고 있습니다. 이를 정책에 반영해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나도록 노력하고 있지요.
Q. 인재키우미, 산업지키미, 경제이끄미 등 센터의 주요 사업에 관해 이야기해 주세요.
인재키우미는 뿌리기술을 교육하고 양성된 인력을 적재적소에 투입하는 사업입니다. 현재 전문대학원 4곳에서 전문인력 118명을 양성 중입니다. 아울러 외국인 체류 자격을 비전문 취업 비자(E-9)에서 특정 활동 비자(E-7)로 변경해 주고, 외국인 대학교 8곳을 지정하는 등 외국인 인력을 유치하는 데도 힘쓰고 있습니다. 산업지키미는 3D로 일컬어지는 환경을 ACE로 바꾸는 사업입니다. ACE란 ‘자동화 공정(Automatic)’ ‘깨끗한 작업환경(Clean)’ ‘손쉬운 작업(Easy)’을 의미합니다. 이 세 가지 변화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게 산업지키미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 크게 두 가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특화 단지 17곳을 조성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고 뿌리기업을 고도화하는 사업, 그리고 뿌리산업 인식 제고를 위한 홍보 사업입니다. 경제이끄미는 뿌리기업이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수익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첨단 뿌리기술 선정 및 연구·개발 지원, 공정 기술 개발(75개사), 자동화·첨단화·스마트 지원(65개사) 등의 사업을 벌였고요. 우수 기업을 보증해 수출 길을 뚫는 데 협조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발전 가능성이 큰 기업을 집중 육성해 주는 뿌리기술전문기업, 2대 이상 운영되는 뿌리기업이자 산업 경쟁력 향상에 이바지한 곳에 노고를 치하하는 뿌리명가 제도가 있습니다.
Q. 소장님이 생각하는 뿌리산업의 현주소와 발전방향은 무엇인가요?
국내 뿌리산업 구조는 70%에 달하는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종속된 ‘내수 의존 형태’로 매우 영세합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부터 조선업을 중심으로 제조업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우리 뿌리산업의 현주소입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제조업의 개념부터 다시 고민해 봐야 합니다.
만들고 파는 개념이 아니라 제조 단계별로 개념을 새롭게 짜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조 전 단계에선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만들 가치가 있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제조 단계에서는 작업환경을 ACE화해 질 높은 제품을 만들어야 하며, 제조 후 단계에서는 제품 수명을 예측해 고장 나기 전에 싼값에 교체해 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보면 모든 것이 새로운 먹거리입니다. 뿌리기술에 관해서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구석
기 시대엔 돌을 깨는 기술이, 청동기 시대엔 청동을 녹여 제품을 만드는 기술이, 21세기에는 우주선·잠수함 등을 만드는 기술이 뿌리기술입니다. 당대 가장 뛰어난 기술과 연합해 만들어진 기술이 바로 뿌리기술인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뿌리기술은 ICBMS(IoT, Cloud, Big data, Mobile, Security)와 같은 분야와 만나 첨단화되어야 합니다. 저는 첨단화를 통해 진화하는 뿌리기업만이 여러 산업과 연계해 최고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이 곧 뿌리산업의 경쟁력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올해 추진하려는 사업은 뿌리산업 통계 및 정책 사업이 담긴 ‘온라인 뿌리저널’을 발행하는 것입니다. 센터는 최신 기술, 애로기술 해결 사례, 산업계 세계 시장 동향, 각국의 산업 인프라 구축 사례 등을 제공해 뿌리산업 관계자들이 업계 정보를 쉽게 얻고 활용하도록 도울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센터원들은 핵심가치를 바탕으로 새 사업에도 열심히 임해주기 바라며, 센터가 뿌리저널을 통해 지식 기반 컨트롤타워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관계자 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합니다.
뿌리기술전문기업·뿌리명가란?
| 뿌리기술전문기업 | ─────────────
(http://partner.kitech.re.kr/main.do)핵심뿌리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뿌리기술을 이용
한 제품의 매출액이 총매출액의 50% 이상인 기업
• 지원 내용
기술개발 지원사업, 공정혁신 지원사업, 정책자금지원사업, 인력공급 양성사업 등에 우대
• 지정 절차
① 뿌리기술전문기업 홈페이지
(www.root-tech.org) 회원 가입
② 온라인 자가진단 후 현장평가 신청
③ 현장평가
④ 전문기업 확인서 발급
| 뿌리명가 | ─────────────────
우수 뿌리기술 보유한 중소·중견기업으로 동일업
종으로 20년 이상, 2대 이상 뿌리산업 분야의 가업
을 승계한 기업으로 연1회 선정
• 문의처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 사업운영실 김형석 연구원
(02-2183-1644 / kim_hs@kitech.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