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기술연구원

Q. ‘하이퍼 R1’ 기술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먼저 하이퍼는 사람의 근력을 지원해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높은 곳을 올라갈 때 도와주는 로봇입니다. 구체적인 기술명 역시 ‘근력 지원을 위한 웨어러블 로봇’입니다. 산업 현장에서 사람이 무거운 물건을 직접 옮겨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과정을 보다 수월하게 만들 수 없을까 고민하며 나온 기술입니다.

‘하이퍼 R1’은 초기 1.0 버전에서 업그레이드 된 3.5 버전으로, 소방관들을 위해 개발된 근력 지원 웨어러블 로봇입니다. ‘구하다’라는 뜻의 ‘Rescue’에서 영문자를 따 ‘하이퍼 R1’이라고 명명했습니다. 소방관들은 위험한 지역에 많이 다니는데, 그때 꼭 산소통을 두 개씩 갖고 다녀야 합니다. 산소통 무게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체력은 더욱 빨리 고갈되죠. 산소통 체감 무게는 덜 느끼고 높은 곳도 로봇의 도움을 받아 오르내리면 구조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Q. ‘하이퍼 R1’의 핵심 기술이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총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가 ‘의도인식 시스템’이라며 두 번째는 ‘외골격 설계 기술’, 세 번째는 ‘소형 동력원 기술’을 개발한 것입니다. ‘의도인식 시스템’은 사람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 것인지 인체 의도를 미리 파악하는 기술이고, ‘외골격 설계 기술’은 사람의 관절 중심축을 파악해 인체와 딱 맞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중심축을 파악하는 게 관건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보유한 데이터가 충분해야 하는데 저희는 그 점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마지막 ‘소형 동력원 기술’이란 이름 그대로 동력원을 소형화하는 기술입니다. 이미 정해진 배터리 용량 내에서 보다 적은 에너지를 사용해 큰 힘을 만들어내게 하는 기술이죠. 중력의 원리를 활용하는데, 중력 방향으로 움직일 때는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위치에너지를 힘에너지로 저장하도록 하고 중력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때 저장한 에너지를 사용하도록 합니다. 에너지 소모를 50% 이상 절감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Q. 하이퍼는 앞으로 어디에 활용될 수 있을까요?

소방과 국방, 조선 등 다양한 산업에 사용되는 것은 물론, 앞으로는 노년층을 위한 보조기구 혹은 재활치료 환자를 위한 기구 등으로 사용처가 확대될 수 있습니다. 근력을 지원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산업 현장의 노동 가능 연령을 늘릴 수 있어 산업 전반에도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삶 곳곳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로봇산업이 부각되면서 해당 산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투자가 적극적입니다. 하지만 투자 대비 성과를 내는 로봇 아이템은 부족한 상황입니다. 몇 가지 이유를 분석해보면 로봇을 현장에 투입하기에는 가성비가 떨어지기 때문이에요. 가성비를 올릴 수 있는 방안은 사람과 로봇이 함께 작업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하이퍼는 그것을 위한 좋은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어요. 로봇산업을 리드할 수 있는 기술이죠. 앞으로 저희 연구팀은 동력원을 더욱 소형화하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여기에 더해 안전 시스템을 고려한 ‘소프트 로보틱스’를 적용한 차기 모델을 구상 중에 있습니다. 소프트 로보틱스가 적용된 로봇은 외골격이 부드럽기 때문에 혹 작동자가 로봇을 입은 채로 넘어진다 해도 다칠 위험이 크게 줄어듭니다. 2009년부터 내부 연구를 시작했어요. 앞으로 4~5년 정도 후에 결과를 보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