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기술연구원

최근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연구원 창업.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 및 지원이 연구원 창업을 이끌고 있다. 고도의 기술력을 가진 연구원 창업이 일반 창업에 비해 생존률이 높다는 것은 이미 통계로도 잘 알려져 있는 사실. 생기원 융합생산기술연구소 ICT섬유의류그룹 이권선 선임연구원의 ㈜셀바이오휴먼텍 창업 이야기를 통해 연구원 창업에 대해 좀 더 알아보자.

연구원 창업이란?

‘연구원 창업’이란 연구원이 정부출연연구기관에 재직 중 수행한 연구의 결과로 얻어진 기술을 직접 상품화하여 창업하는 제도이다. 2000년대 초만 하더라도 교수·연구원 창업이 전체 벤처기업의 39.5%를 차지할 만큼 활기를 띄었으나, 이후 점점 감소추세를 보이더니 2011년에는 8.55%까지 떨어졌다. 그런 가운데 정부의 창조경제기조와 함께 최근 연구원 창업 제도에 대한 지원이 강화되면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생기원은 지난 1997년 연구원 창업지원 규정을 제정하고 3년 이상의 재직 직원을 대상으로 연구원 창업을 지원하는 내용의 제도를 마련한 바 있다. 생기 원 연구원 창업은 겸직과 휴직 창업으로 구분되며 창업일로부터 5년간 지원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창업 전 1년 동안 창업예비연구를 할 수 있는 제도도 마련되어 연구원들이 창업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좀 더 확보할 수 있게 했다. 현재 생기원에는 5명의 연구원이 창업해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생기원이 워낙 산업 전반에 걸친 다양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각 창업 기업마다 다 루고 있는 아이템도 다양하다. 특히 최근 1년 동안 5명의 연구원이 창업을 하면서 생기원의 기술력이 상품으로서도 가치가 높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창업 연구원 모두 겸직으로 기업을 운영 중에 있으며 사무공간 및 연구실, 기업 경영 관련 컨설팅 등 생기원의 다양한 창업지원 제도를 적극 활용해 기업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천연 흡수체, 셀룰로스를 이용한 마스크팩
생기원 연구원 창업 기업 중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셀바이오휴먼텍. 이 회사의 대표인 이권선 선임연구원은 ICT섬유의류그룹 소속으로 오래 전부터 셀룰로스에 대해 연구해왔다. 셀룰로스란 ‘목화’에 들어있는 천연물질이다. 중앙아시아 사업을 주로 도맡아 하면서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지를 자주 오갔던 이권선 선임연구원은 그곳의 끝없이 펼쳐진 목화밭을 보며, 목화 속에 들어있는 셀룰로스를 이용해 고부가가치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몇 년 전 한 기업과 함께 여성 위생용품 흡수체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보통 화학흡수물질을 사용하다 보니 환경은 물론, 건강에도 좋지 않았죠. 천연 물질인 셀룰로스를 이용, 물을 흡수하는 흡액성과 오래 보존할 수 있는 보액성을 높인 천연 흡수체를 개발했으나 상품화는 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현재 주력 상품인 마스크팩 시트 개발의 근간이 됐죠.”

연구원 창업, 더 많은 도전을 기대
셀바이오휴먼텍의 마스크팩 시트는 기존 일본이나 중국 제품보다 더 높은 성능을 가지면서 가격은 저렴해 앞으로 해외 시장에서도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시장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연구원 창업에서 가장 어러운 건 마케팅 부분일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기술력은 가지고 있지만, 이를 제품화하기 위해선 철저한 시장 조사와 투자자 유치, 협력관계 구축 등 마케팅이 필수입니다.” 이를 위해 생기원에선 시설 및 기술 지원에 이어 기업마케팅 및 경영지원까지 힘을 보태고 있다. 또한 연구원 창업자를 대상으로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적극 개선해주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무엇보다 생기원의 다양한 인프라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연구원 창업의 장점이다. 이를 바탕으로 셀바이오휴먼텍 역시 셀룰로스를 이용한 다양한 제품군에 대한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마스크팩 시트를 통해 매출을 발생시키고 어느 정도 회사가 안정화되면, 히트텍이나 다른 흡수체 제품으로 범위를 더 넓혀나갈 계획입니다. 현재 저희 회사가 개발한 히트텍은 세계 최초 면 100%로 기존 합성소재 제품보다 발열 기능이 더 향상됐죠. 무엇보다 제가 개발한 기술이 상품화되는 과정이 신기하고 뿌듯합니다.” 자신이 개발한 기술이 상품화되고 이를 통해 매출이 창출되는 기쁨을 넘어, 소비자들에게는 더 좋은 제품을 제공하고, 회사의 성장은 고용창출까지 이어지는 선순환을 이룰 수 있기에 더욱 의미 있는 연구원 창업. 꾸준히 성장가도를 이루고 있는 셀바이오휴먼텍의 이야기를 통해 연구원 창업의 무한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던 시간. 앞으로 연구원 창업이 더욱 활발히 이루어져 좋은 기술이 더 가치를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