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설립된 ㈜코카브. 회사를 설립한 지 2년 남짓 됐지만, 코카브의 역사는 2007년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코카브 김창곤 대표는 2007년부터 탄소섬유복합소재 개발에 뛰어들었고, 2010년도 탄소섬유복합소재(CCM) 개발에 이어 2012년도에 탄소섬유단열재 개발을 완료했다. 이후 2014년 직원들과 함께 코카브라는 이름으로 분사 후 탄소섬유복합소재에 대한 연구 및 개발에 매진해왔다. 탄소섬유는 최근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사실 매우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2,000도 이상의 고온에서 견딜 수 있는 탄소섬유복합소재는 지금까지 주로 군사용으로 사용됐다. 따라서 구체적인 기술이 알려지지 않았던 것. 게다가 국내엔 개발 기술이 없어 1994년 러시아와의 수교를 통해 비로소 탄소복합소재 기술을 도입할 수 있었다. 당시 탄소섬유복합소재를 연구했던 1세대 선배를 통해 아이템을 접하게 된 김창곤 대표는 탄소섬유복합소재의 미래 가능성을 타진했고,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돌입했다. “탄소섬유복합소재는 주로 군사용으로 사용됐습니다. 예를 들어 미사일이 날아갈 때 목표지점에 도달할 때까지 불을 내뿜는데 그 온도가 약 2,500~3,000도 가량 됩니다. 열에 약한 소재를 쓰면 녹아서 그대로 떨어지겠죠. 여기에 탄소섬유복합소재가 사용됩니다. 비행기가 착륙할 때 브레이크 마찰 온도 역시 3,000도에 육박하는데 일반 금속은 견딜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항공기 브레이크에도 탄소섬유복합소재가 사용됩니다.” 우리 주변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분야로 태양광 실리콘 잉곳이 있다. 잉곳이란 태양전지의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녹여 원기둥 모양의 결정으로 만든 것으로, 이를 얇게 절단한 것이 바로 태양전지 웨이퍼이다. 이 잉곳을 만들기 위해 폴리실리콘을 녹이는 온도가 약 1,500도에 육박하는데 이러한 온도를 견딜 수 있는 유일한 소재가 바로 탄소섬유인 것. 이것이 바로 코카브가 개발한 태양광 잉곳성장로용 탄소섬유단열재이다.
국내 최초 탄소섬유단열재 개발
코카브의 탄소섬유단열재 개발이 더욱 의미 있는 것은 그 이전까지 전량 수입에 의존했기 때문이다. 즉, 코카브는 국내 최초로 탄소섬유단열재 국산화에 성공한 것이다. “물론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개발된 기술을 적용해 제품 생산을 하려고 하니 ‘어떻게’ 해야할 지 방법론적인 문제에서 딱 막히더군요. 그때 생기원 김명준 수석연구원님과 지형용 연구원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김창곤 대표) 2014년 당시 충북 테크노파크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해 있었던 코카브 옆방엔 생기원 태양전지스마트 공정기술센터(현 충북지역본부 시범사업단의 모태)가 자리 잡고 있었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김창곤 대표는 시시때때로 센터를 방문하여 기술자문을 구했고, 애로사항을 논의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제품을 양산하는 것이 시급했다. 처음 김창곤 대표님이 오셨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 국내에 탄소섬유단열재를 만드는 곳은 코카브가 처음이었어요. 저희도 처음 접해보는 분야라 수시로 만나 이야기를 나눴죠.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 보니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왔고 그런 아이디어들을 모아 바로 적용을 해보면서 제품 양산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김명준 수석연구원) 코카브에서 제작하는 단열재는 크게 평판형과 원통형이 있다. 단열재를 만들 때 전기로에 탄소섬유복합소재를 넣고 온도를 올리는데 약 2,000도 이상이 되어야 결정구조가 완성된다. 이때 사용되는 전기세가 전체 원가의 40%를 차지한다. 평판형의 경우 전기로에 차곡차곡 적재하여 제작하면 되지만, 원통형은 중간이 비어 있기 때문에 생산량에 비해 제작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문제가 있었다. “원통형 자체를 만드는 것이 아닌 조립형 제작 방법을 고안해냈습니다. 즉 적층이 가능한 형태로 파트를 제작하고 완성된 파트를 조립해 접합을 한 다음, 코팅처리를 통해 하나의 원통형 단열재를 만들어 낸 것이죠. 이때 연결부위에서 열이 새는지 열전도 분석을 통해 데이터를 제공해드렸고, 공정개선도 도와드렸습니다.”(지형용 연구원) 김창곤 대표는 “원통형에 비해 조립형으로 만들 때원가를 40% 절감할 수 있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생기원의 제품성능확인을 위한 제품분석지원은 제품에 대한 신뢰를 높여 매출로 이어지는데 큰 도움이 됐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국내 ‘최초’에서 세계 ‘최고’를 향해
2014년 코카브와 인연을 맺은 이후 김명준 수석연구원과 지형용 연구원은 함께 제품 개발에 매진하는 한편, 코카브가 다양한 기술지원사업을 통해 기술력을 높일 수 있도록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태양광사업패키지형지원사업과 녹색부품기술실용화기술사업 등 의 사업을 완료한 데 이어 현재에도 2가지 지원사업을 함께 해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새로운 공정설비도 개발했다고 김창곤 대표가 이야기를 이어갔다. “탄소섬유복합소재는 산소가 닿으면 타버립니다. 그래서 표면에 은박지와 같은 호일을 접착시켜야 하는데, 전량 수작업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생기원과 함께 자동화 공정 설비를 개발해 설치를 앞두고 있습니다.” 평판형 단열재에 고온접착제를 바르고 호일을 접착시킨 후 잘 붙도록 뒤집어서 문지르는 작업까지 일일이 사람의 손을 거쳐야 했던 것. 조금이라도 시간이 지체되어 잘 붙지 않으면 그대로 불량으로 이어질뿐 아니라 하나를 붙이는 데 최소 20분가량 소요되어 작업 시간도 많이 든다. 이에 단열재에 호일을 붙이는 자동화 설비를 개발하게 됐고 단열재에 접착제를 도포하는 것에서부터 호일을 붙이고 압축기로 눌러주는 과정까지 개당 2분이면 모든 작업이 완료된다. 작업시간을 약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인 것. 롤코팅 기술을 접목한 이 설비를 통해 35%가량 되던 불량률도 3% 이내로 떨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탄소섬유단열재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곳은 태양광 산업 분야이다. 최근 몇 년 간 태양광 산업분야의 고전으로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탄소섬유단열재를 국산화시킨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능성이 크다. “생기원의 제품 분석을 통해 수입 단열재와 비교했을 때 품질면에서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됐습니다. 가격도 저희 제품이 훨씬 저렴합니다. 앞으로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에도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더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하는것, 그것이 코카브의 목표입니다.”(김창곤 대표) 김창곤 대표는 생기원을 만나 비로소 기술이 ‘제품화’될 수 있었다며 거듭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에 김명준 수석연구원은 “아무도 하지 않는 분야의 기술에 도전한 코카브가 대단”하다며 앞으로의 미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지형용 연구원 역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술을 통해 부족한 부분에 대한 도움을 드렸을 뿐”이라며 김창곤 대표의 의지와 노력에 박수를 보냈다. 코카브가 걷는 길이 곧 우리나라 탄소섬유단열재 분야의 ‘최초’로 기록될 터, 코카브가 걸어갈 길에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