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기술연구원

Q. ‘3차원 공간인식 로봇기술’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재난로봇은 조종자의 원격 조종을 통해 움직입니다. 저희 팀은 조종자가 보다 쉽고 정확하게 로봇을 컨트롤 할 수 있도록 공간을 3차원으로 인식하고 맵핑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조종자의 시점이 자유로워진다는 점입니다. 로봇의 1인칭 시점, 한 발 떨어진 시점, 공중에서 보는 시점 등 작업자가 자신에게 가장 편한 시점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Q. 이번 기술 개발을 시작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일전에 한 중소기업이 굴삭기를 이용한 건물 해체 작업을 진행하면서 저희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건물 해체가 워낙 위험한 작업이다 보니, 사람 없이 굴삭기만 들어갈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었어요. 전자식 제어로 굴삭기를 컨트롤 할 수 있게 했습니다. 카메라를 붙여 조종자가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도록 했죠. 하지만 카메라 영상의 왜곡이 생각보다 심해 도저히 작업을 할 수 없었습니다. 이때 카메라 영상의 한계를 피부로 느꼈습니다. 3차원 공간인식이 필수라는 생각이 들어 2008년부터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Q. ‘3차원으로 인식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카메라와 비교해 보지요. 앞서 말씀드렸듯 카메라 앵글을 거친 영상은 거리감과 화각에서 실제 모습과 오차를 보입니다. 왜곡이 있다는 의미죠. 3차원 공간인식 기술은 이러한 왜곡을 최소화 해 실제와 거의 같은 거리감을 조종자가 느낄 수 있도록 합니다. 3차원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센서를 로봇에 부착한 후 레이저를 이용해 거리를 측정합니다. 동서남북 전 방향을 스캔한 후 얻은 위치정보를 계산해 3차원 정보로 만들어 냅니다. 이는 모든 공간을 점으로 모아놓은 정보라고 볼 수 있어요. 여기에 카메라 정보를 융합해 점 정보를 면과 색으로 표현했습니다. 사용자의 편리함을 위한 것이죠.

Q. 연구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점, 더불어 보람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가장 어려웠던 점은 선례가 없었다는 거예요. 저희가 하는 모든 시도가 새로운 것이어서 시행착오도 많고 방향을 맞게 설정한 건지도 혼란스러웠죠. 사람들을 설득시키는 것도 힘든 과정 중 하나였어요.(웃음) 하지만 기술 개발 후에는 모두 ‘정말 필요한 기술’이라고 인정해 주셨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뿌듯했어요. 기업에서도 이 기술을 활용해 제품을 만들고 있는 상황이고요. 아직 직접적인 매출이 일어난 건 아니지만 정부과제도 확보하는 등 성과를 보이고 있기에 보람을 느낍니다.

Q. 이번 기술 개발의 의의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저희 연구실의 연구 목표는 ‘로봇이 인간을 위해 쓰이도록 하자’입니다. 현재 많은 로봇이 개발되고 있지만 실제 로봇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은 제한되어 있습니다. 현장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로봇이 더욱 절실한 시점입니다. ‘다르파 챌린지(DARPA CHALLENGE, 세계 재난 로봇 경진대회)’가 생겨난 이유도 결국 후쿠시마 사태 당시 현 로봇 기술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목적의 로봇들을 실제 현장에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게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의미라고 생각합니다.